‘M&A 갈 길 먼데’…합산규제에 발목 잡힌 유료방송 업계

기사승인 2019-03-22 00: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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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갈 길 먼데’…합산규제에 발목 잡힌 유료방송 업계유료방송 합산규제 재도입 논의가 무산되면서 국내 유료방송 시장의 지각변동에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21일 국회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22일로 예정됐던 정보통신 법안심사소위원회(법안 2소위)를 취소했다. 법안 2소위에서는 유료방송 합산규제 재도입이 논의될 예정이었으나 여야 간사들 간 합의점을 찾지 못해 연기됐다.

합산규제는 방송의 공공성과 여론의 다양성 확보를 위해 IPTV나 위성방송, 케이블TV 등 유료방송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을 33.33%로 제한한 법이다. 3년 일몰 조건으로 2015년 도입됐으며 지난해 6월 일몰됐다.

당초 합산규제는 유료방송 시장 1위 사업자인 KT를 견제하고자 만들어졌다. 자회사인 KT스카이라이프와의 합계 점유율을 제한, KT의 시장 독점을 방지하는 것이 주 목적이었다. 실제로 현재 KT(20.67%)와 KT스카이라이프(10.19%)의 합산 점유율은 총 30.8%를 차지한다.

문제는 국내 유료방송 업계들이 열악한 상황에 처해있다는 점이다.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사업자들의 유입으로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자사 콘텐츠 개발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어 인수합병(M&A)이하나의 해결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와 관련 현재 LG유플러스가 CJ헬로 인수를 공식화하고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공정거래위원회에 관련 인허가 신청서류 일체를 제출했다. 또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티브로드를 인수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인수합병이 마무리되면 시장은 이통3사가 주도하는 3강 구도로 변한다. LG유플러스 24.43%, SK텔레콤 23.83%의 점유율로 KT를 바짝 뒤쫓게 된다. KT로서는 1위를 지키기 위해 점유율 상승에 집중해야 하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합산규제가 재도입될 경우 약 3%의 점유율 상승 외에는 선택지가 없다.

존폐의 기로에 놓인 딜라이브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딜라이브는 2016년 인수금융 만기연장에 따라 오는 7월까지 매각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 현재 M&A 의사를 밝히지 않은 KT가 유력 후보로 꼽힌다. 다만 합산규제가 현 기준대로 시행될 시 KT는 점유율 6.45%의 딜라이브를 인수할 수 없다.

이에 대해 유료방송 업계 관계자는 “합산규제가 시대에 뒤떨어진 정책이라는 사실에 업계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라며 “단순히 정치인들의 세력다툼을 위한 도구로 (합산규제가) 이용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만약 합산규제가 부활하게 되면 업계 반발을 고려해 기준이 33.33%보다 상향될수도 있게 않겠냐”고 전망했다.

이승희 기자 aga445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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