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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금융산업 없는 문재인표 혁심금융

금융산업 없는 문재인표 혁심금융

조계원 기자입력 : 2019.03.23 04:00:00 | 수정 : 2019.03.23 07:38:46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은행 본점을 찾아 대형 행사를 개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혁신금융 비전 선포식’에 직접 참석한 것은 물론 언론 공개를 통해 혁신금융의 시작을 대대적으로 알렸다. 

행사 3일전 갑작스럽게 통보된 행사소식에 기자들 사이에서는 ‘혁신금융’이라는 단어에 주목했다. ‘묵은 조직이나 제도·풍습·방식 등을 바꾸어 새롭게 하는 일’이라는 혁신의 사전적 의미에 따라 규제산업이라 불리는 금융산업의 규제 개혁에 대한 내용이 발표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경제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면서 문 대통령이 경제 활력 제고를 위해 각종 규제개혁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이러한 관측을 뒷받침했다. 문 정부 들어 실물경제의 지원에 한정된 역할을 강요받던 금융산업을 문 대통령이 드디어 관심을 가지는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정작 행사 전날 금융위원회의 브리핑으로 공개된 혁신금융의 실체는 기대와 전혀 달랐다. 공개된 혁신금융의 골자는 중소기업에 3년간 100조원의 자금을 공급하고, 증권거래세율을 인하하는 데 있었다. 금융산업 규제 개혁 등을 통한 산업 발전 방안과는 거리가 멀었다. 

브리핑을 듣던 기자들도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이에 혁신금융의 정의에 대한 질문이 제기됐고 금융위 사무처장은 “혁신금융이란 혁신성장을 지원하는 금융”이라고 설명했다. 설명과 같이 혁신금융의 세부 과제들 역시 창업·중소기업에 자금 공급을 확대하는 데 집중됐다. 

혁신금융이라는 이름 보다 ‘혁신성장 금융지원 방안’이라는 이름이 더욱 어울린 것으로 보였다. 그러면서 얼마전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내놓은 “금융은 공공재이며 금융회사는 돈을 벌면 안 된다는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한국 금융산업은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는 발언이 떠올랐다. 당시 그는 한국의 금융산업에 대해 “금융의 기능을 실물경제 지원에 치중해 독자적인 금융 발전이 미흡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권의 반응 역시 차가웠다. 금융산업을 독자적 산업으로 보지 않고 지원 산업으로만 보는 문 정부의 정책에 실망감을 드러내는 목소리가 컸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사가 돈 벌 환경은 만들어 주지 않으면서 기업대출을 늘리고 일자리만 만들라는 요구”라며 “그러다 금융사가 부실해 지면 누가 책임을 지냐”고 토로했다.

정부가 금융사의 본질적 기능인 자금중개 기능의 강화를 주문하는 것은 박수받을 행동이다. 다만 국내 금융산업은 현재 중대한 변화의 기로에 서있다. 디지털 기술 발전에 따라 살아남느냐 도태되느냐의 기로에 서있는 상황이다. 정부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인 것이다. 금융산업이 도태되면 자금중개 기능의 약화는 당연한 수순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경제의 혈맥인 금융산업의 생존에도 좀 더 관심을 기울여 주기를 기대해 본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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