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범죄’ 사건을 재수사 하게 됐습니다. 그러나 명명백백한 수사를 기대하는 국민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이하 과거사위원회)는 대검찰청 진상조사단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김 전 차관 사건에 대한 검찰수사 권고를 의결했습니다. 과거사위원회는 건설업자 윤중천씨가 김 전 차관에게 금품을 전달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법무부는 이를 대검에 송부해 수사가 이뤄지도록 할 예정입니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26일 수사 방안을 묻는 기자들에게 "자료를 받아보고 빈틈없이 결정을 하도록 하겠다. 국민 여러분께서 의혹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 의혹이 해소되는 방향으로 성실히 살펴보겠다"고 밝혔죠.

앞서 지난 22일 김 전 차관은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태국으로 출국하려다 긴급 출국금지 조치로 출국을 제지당했습니다. 그는 비행기 예약도 하지 않은 채 공항에서 직접 태국행 저가 항공표를 구입했습니다. 김 전 차관은 치밀하게 출국을 시도하려 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는 자신을 닮은 인물을 가짜로 내세워 취재진들에게 혼란을 주기도 했죠. 

발각되자 김 전 차관은 도피 시도가 아니었다고 항변했습니다. 또 ‘태국에 있는 지인의 집을 방문하려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김 전 차관이 말레이시아 항공권을 먼저 알아봤다는 사실도 드러나며 ‘도피성 출국 시도’ 의혹에 무게가 실리는 모양새입니다.

검찰 수장이 “의혹이 해소되도록 하겠다”고 말했지만 국민은 의심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습니다. 과거 성폭행 피해를 호소하는 피해자 진술이 여러 번 나왔지만 검찰은 ‘그런 일이 없다’며 피해자 진술을 외면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KBS는 이날 지난 2014년 피해여성 이모씨가 문제가 된 동영상뿐 아니라 다른 성폭행 피해가 있었다고 진술했지만 조사를 담당한 검사는 ‘1차 수사가 무혐의로 결론 났다며 조사할 게 없다’는 식으로 부실 대응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당시 피해자를 변호했던 박찬종 변호사 역시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검찰이 광범위한 의미에서 폭력과 강제성을 외면해 버렸다”면서 “기존 검찰총장 지휘라인의 간섭을 받지 않는 독립적 특임검사 등의 방식이 적절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14일 김 전 차관 ‘별장 성범죄’ 사건 피해자는 “살려달라”고 눈물 흘리며 호소했습니다. 이미 1차, 2차 수사에서도 김 전 차관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검찰. 이번에는 다를 수 있을까요.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