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로카드] '제2의 페이커'를 기다리며

기사승인 2019-04-05 13:3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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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로카드] '제2의 페이커'를 기다리며

'리그오브레전드(LoL)' 미드라이너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선수는 SKT T1 ‘페이커’ 이상혁이다. 포브스가 선정한 ‘30세 이하 영향력 있는 30인’에 선정된 바 있는 그는 명실상부 LoL의 슈퍼스타다. 2019 LoL 챔피언스 코리아 정규 시즌이 마무리된 가운데 그의 뒤를 이을 것으로 기대되는 신인 유망주들이 하나둘 나타나고 있다. 

지난 31일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정규 시즌을 마치면서 플레이오프 진출팀이 확정됐다. 그리핀이 1위로 결승행 티켓을 거머쥔 가운데 SKT T1, 킹존 드래곤X, 샌드박스, 담원 게이밍 등이 올라왔다. 그 중 그리핀, 샌드박스, 담원은 창단한지 얼마 안 된 신생팀들이다. 이들 모두 경력이 짧은 신인이지만 강력한 미드라이너를 보유하고 있다. 

LoL에서 미드라이너 포지션은 게임에서 허리 역할을 한다. 맵의 한가운데서 상대팀을 압박하는 동시에 탑과 바텀으로 지원을 가야한다. 순발력과 판단력 모두 필요하다. 미드의 성장에 따라 경기 전체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특히나 주목을 받는다.  

그리핀의 ‘쵸비’ 정지훈은 시즌 내내 슈퍼플레이를 선보이며 팀을 결승으로 이끈 주역이다. 포인트 1300점으로 정규 리그 MVP를 받았으며 KDA(킬‧어시스트/데스 비율)도 10.7로 모든 포지션을 통틀어 1위다. 솔로킬 부문에서도 16킬을 기록하며 15킬을 올린 ‘너구리’ 장하권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1라운드 중반까지 KDA 115를 기록한 바 있으며 김대호 그리핀 감독은 "정글 개입 없이 미드에서 누구를 만나든 1대1로 이길 수 있는 선수"로 평가했다. 팬들 사이에서도 차세대 페이커에 가장 가까운 선수로 꼽힌다. 

샌드박스의 ‘도브’ 김재연은 팀원들의 활약으로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지만 팀 내 빠질 수 없는 핵심 인물이다. 주로 화려한 개인기 보다 팀원들을 보좌하는 역할을 주로 했으며 넓은 챔피언폭, 강력한 라인전, 집중력 모두 갖춘 만능형이다. KDA 4.4로 미드라이너 중 킹존의 ‘폰’ 허원석과 함께 4위다. 

담원의 ‘쇼메이커’ 허수는 시즌 초기 크게 주목을 못 받다가 정규 시즌 2라운드에 들면서 활약했다. 지난 아프리카 프릭스와 샌드박스 경기에서 각각 ‘르블랑’, ‘코르키’로 맹활약을 펼쳤다. KDA는 4.5로 미드라이너 중 3위를 기록했다.

이상혁은 이번 시즌 기록상으로 이들보다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KDA는 4.0에 그쳤으며 전성기보다는 폼이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나이와 경력을 감안하면 여전히 SKT T1의 간판 스타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그는 여전히 2013년 데뷔 후 현재까지 최고의 선수다. 

사람들이 페이커에게 열광하는 이유는 뭘까. 그의 커리어를 살펴보면 답을 찾을 수 있다. 데뷔 후 6년 동안 그는 LCK 우승 6회, 월드 챔피언십 우승 3회, MSI 우승 2회 등 전례 없는 기록을 달성했다. 날고 기는 신인 선수가 나와도 쉽사리 이상혁과 비교할 수 없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2019 LCK 스프링 우승컵을 누가 가져갈지는 모른다. 하지만 올해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루키들이 LCK를 넘어 국제대회에서도 실력을 입증한다면 조만간 제2의 페이커가 등장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문창완 기자 lunacy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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