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로그인] ‘WoW 콘서트’의 감동마저 질병의 증상으로 볼텐가

기사승인 2019-04-12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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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제로스를 위하여!” 공연이 끝나고 관람객 모두가 한 목소리로 외쳤다. 

지난 6일 여의도 KBS홀에서 ‘월드오브워크래프(WoW) 라이브 콘서트’가 개최됐다. 블리자드와 플래직의 협업으로 탄생한 이번 공연은 WoW 오리지널부터 확장팩 ‘불타는 성전’, ‘리치왕의 분노’까지의 대표적인 OST(오리지널사운드트랙)를 70여명의 블리자드 콘서트 오케스트라와 30여명의 콰이어가 연주했다. 이날 첫 공연을 맞이한 연주단은 블리자드와 플래직의 게임 음악 콘서트를 위해 만들어진 전문 연주 단체다. 

15년 이상을 서비스한 게임답게 이날 찾아온 관람객들은 남녀노소 구분이 없었다. 연인, 아이의 손을 잡고 온 부부, 부모님을 모신 관람객 등 다양한 연령의 인파가 홀을 메웠다. 이날 공연을 기념하기 위해 코스프레(코스튬플레이) 팀 스파이럴 캣츠가 선보인 ‘굴단’, ‘안두인 린’, ‘신드라고사’는 공연 전 관람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좌석은 ‘호드’와 ‘얼라이언스’로 나누어 자신이 원하는 진영에서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기획했다. 공연 시간이 다가오자 각 진영 깃발 아래 착석한 관람객들은 공연이 시작되기만을 기다렸다. 

공연은 1, 2부로 나뉘어 약 2시간동안 진행됐다. 게임 로그인 시 나오는 OST ‘Legends of Azeroth’을 시작으로 ‘A Call to Arms’, ‘Lament of the Highborne’ ’Arthas, My Son’ 등 플레이어에게 익숙한 곡들이 공연장을 울렸다. 마지막으로 ‘O Thanagor’의 가사를 차용한 ‘Assault On New Avalon’으로 공연은 마무리됐다.

[게임 로그인] ‘WoW 콘서트’의 감동마저 질병의 증상으로 볼텐가

이처럼 게임은 하나의 문화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잘 만든 게임은 텍스트, 음악, 영상 모든 것이 어우러진 '종합 선물 세트'다. 실제로 게임 문화 공감대 형성과 인식 개선을 위해 전 세계적으로 많은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는 ‘게임 속의 오케스트라’를 테마로 2017년부터 기획공연을 선보이고 있으며 일본 스퀘어에닉스의 RPG(역할수행게임)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의 OST를 전문으로 연주하는 오케스트라 ‘디스턴트 월드’는 2007년부터 지금까지 전 세계를 돌며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아직 국내에서는 중독, 질병 등 게임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팽배하다. WHO(세계보건기구)는 다음달 총회에서 '게이밍 장애' 질병 등재를 추진한다. 수많은 게임 이용자와 업계 종사자들에게 일종의 '낙인'을 찍을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지울 수 없다.

WoW 콘서트에서 게임을 즐기던 경험을 떠올리며 느낀 감동도 일종의 '질병' 증상이라 할 수 있는가. 게임이 세대를 아우르는 공감대 형성 문화 매개체로 자리 잡은 가운데 보다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

문창완 기자 lunacy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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