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직원 진땀 뺀 '손으로 출금' 체험기

기사승인 2019-04-16 0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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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이 야심 차게 선보인 ‘손으로 출금서비스’ 출시 첫날, 서비스를 직접 이용해본 결과 편리성이 두드러졌지만, 아직 안정성 측면에서 다소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 ‘손으로 출금서비스’는 정맥인증 기술을 활용해 스마트폰은 물론 통장, 카드, 도장, 비밀번호 어느 것 하나 없이도 은행에서 돈을 출금할 수 있는 혁신 금융서비스이다.

먼저 ‘손으로 출금서비스’는 국민은행의 1057개 점포 가운데 50개 점포에서만 이용이 가능하다. 이에 광화문에 인접한 점포를 문의한 결과 명동영업점이 가깝다는 답변을 듣고 을지로 입구로 이동했다.

명동영업점 입고 한 편에 위치한 자동화기기 코너에는 ‘손으로 출금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디지털 자동화기기(ATM)가 별도로 마련돼 있었다. ‘디지털 셀프 존’으로 꾸며진 공간에는 대형 화면을 갖춘 전용 자동화기가 ‘이제 기다리지 말고 바로 업무보세요’라는 문구와 함께 자리 잡고 있었다.

설명 문구와 같이 해당 기기에서는 ▲체크카드 발급 ▲통장 비밀번호 변경 ▲인터넷뱅킹 보안매체 발급·등록 ▲바이오인증 등록 ▲자동이체 등록 등 창구에서 처리하던 업무는 물론 ▲입·출급 ▲계좌송금 ▲통장정리 ▲거래내역조회 ▲현금서비스 등 일반적으로 기존 ATM에서 처리 가능했던 서비스를 동일하게 제공했다.

◇정맥인식기 작동 불능에 은행원 ‘진땀’=‘손으로 출금서비스’를 체험해 보기 위해 방문한 만큼 출금 서비스를 선택했다. 출금서비스를 선택하고 서비스방식을 ‘바이오인증+주민등록번호’로 고르자 ATM은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주민등록 번호를 입력했지만, 출금은 불가능했다. 먼저 바이오 정보 등록이 선행돼야 한다는 메시지가 뜬 것.

기기의 안내에 따라 창구로 정맥 정보를 등록하기 위해 이동했다. 1~2명의 대기 순번을 기다려 만난 은행원은 바이오 등록을 위해 왔다는 말에 신분증과 휴대폰 본인확인 과정을 요구했다. 비교적 간단한 등록 과정을 거쳐 바로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 ‘손으로 출금서비스’ 체험은 예상하지 못한 난관을 맞이했다.

정맥인증을 위해 은행 창구에 설치된 ‘정맥인식기’의 설치에 문제가 있었던 것. 이때부터 은행원의 진땀나는 문제해결 노력이 시작된다. 그는 처음에는 근처에 있던 다른 은행원에게 문의하고 본점에 전화를 걸기 시작하더니 5번의 통화만에 담당자와 통화에 성공했다.

통화상에 복잡한 컴퓨터 용어가 오가기 시작하고 컴퓨터 재부팅 과정을 마친 행원은 다시 한 번 휴대폰 인증을 요구했다. 20분간의 기다림 속에 두 번째 휴대폰 인증을 마쳤지만 정맥정보 등록은 불발됐다. 결국 정맥인식기가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은행 직원 진땀 뺀  '손으로 출금' 체험기

◇디지털ATM, 바이오등록 ‘한 큐’에 해결=단시간에 문제해결이 어렵다고 판단한 행원은 창구가 아닌 디지털ATM에서 정맥정보 등록을 권유했다. 행원의 설명에 따르면 디지털ATM에서도 정맥정보 등록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행원의 권유에 따라  ‘디지털 셀프 존’으로 이동해 기기를 확인한 결과 메뉴 한편에 ‘바이오정보 등록’ 서비스가 존재했다.

바이오정보 등록 메뉴를 선택하자 대형 화면에서 다른 행원과 화상 통화가 자동으로 연결됐다. 화상통화에 등장한 행원은 창구와 동일하게 신분증과 휴대폰 인증을 요구했고, 20분간 노력에도 실패한 바이오 등록은 단 2~3분만에 종료됐다. 약간 허탈한 순간이었다.

대략 30분 정도의 바이오정보 등록 과정을 마치고 이용한 ‘손으로 출금서비스’는 설명과 같이 정맥인증 만으로 출금이 가능했다. 처음 바이오정보 등록 과정만 쉽게 넘긴다면 통장이나 카드, 비밀번호를 쉽게 분실하는 노년층에게 편리한 서비스로 보였다. 한편 바이오 인증이 가능한 점포는 국민은행 홈페이지 지점 정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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