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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vs 책] '1919' vs '유신의 추억’

어두웠던 그 시대, 다시 보기

이준범 기자입력 : 2019.04.16 05:00:00 | 수정 : 2019.04.15 17:45:44


역사 교과서가 모든 역사를 다루는 건 아니다. 특정 시기는 더 중요하고 길게 다뤄지는 반면, 거의 다뤄지지 않는 시기도 있다. 전체 역사의 관점에서 흐름을 바꾼 변곡점은 상대적으로 더 중요하게 인식되기 마련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그 시기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믿는다. 이미 학교에서 수없이 반복해서 듣고 공부했기 때문이다.

일제 강점기와 유신 정권은 가장 어두웠고 민중들의 반발이 끊이지 않았던 시대로 기억된다.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거짓말처럼 종결된 시대라는 공통점도 있다. 다음 소개할 두 권의 책은 독자들이 이미 잘 알고 있는 그 시대를 다른 관점에서 들여다본다.

‘1919’는 사학과 교수가 1919년의 역사적 자료를 다시 들여다보고 재구성한 책이다. ‘유신의 추억’은 현직 고등학교 선생님이 자신이 겪은 유신 시대 이야기를 에피소드 형식으로 전한다. ‘1919’가 일종의 정사(正史)라면 ‘유신의 추억’은 야사(野史)다. 두 권의 책을 통해 충분히 알고 있다고 믿었던 역사의 새로운 면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 '1919'

1919년 일어난 3·1운동에 대해 모르는 국민은 없다. 하지만 당시 기미독립선언서를 누가 작성했는지, 이후 독립선언서를 탑골공원에서 읽은 사람이 누구인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또 현재 국가지정기록물로 등록돼 있는 ‘신문관판’ 독립선언서가 진짜가 맞는지, 당시 만세운동에 참여한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30여년 간 독립운동을 비롯한 한국 근현대사를 연구해온 박찬승 교수는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이해 1919년의 기록들을 샅샅이 뒤졌다. 같은 사건에 대해 존재하는 다양한 자료를 찾아 비교했고 어느 것이 사실과 더 가까운 결론일지 판단했다. 그 결과를 모아 한 권의 책으로 1919년을 재구성했다.

저자는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의 의미도 되짚는다. 1919년을 “우리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1년”인 이유로 식민지의 백성에서 세계 최초로 헌법에 ‘민주공화정’을 명기한 민주공화국 시민으로 새롭게 태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다른 해보다 2019년에 읽는 것이 더 의미 있을 책이다.


△ '유신의 추억’

20년 가까이 이어진 유신시대에도 사람은 살았다. 초헌법적 독재 체제에서도 사람들은 학교를 다니고 노래를 부르고 스포츠에 열광했다. 당시를 살았던 저자는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딱딱한 역사 대신 새마을운동, 경제개발 5계년 계획, 가정의례준칙부터 장발 단속과 어린이대공원, 고교 평준화, 이순신 동상, 바니걸즈, 땅굴, 학도호국단, 영일만 시추, 판문점 도끼 사건 등 각계각층에 걸친 70개의 에피소드를 늘어놓는다.

단순히 에피소드에서만 끝나는 이야기는 아니다. ‘600만 불의 사나이’를 흉내 낸 기억과 한국 자본의 종속성,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기억과 가부장제 등 당시 기억으로 현재 한국 사회를 해부한다. 중장년층에겐 그리운 추억으로, 청소년들에겐 이상한 나라의 이야기로 읽힐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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