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지정환 신부, 마지막 선물 ‘매운치즈’ 남기고 영면

입력 2019-04-16 14:4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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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지정환 신부, 마지막 선물 ‘매운치즈’ 남기고 영면

‘임실치즈의 대부’ 故 지정환 신부가 임실군에 지역특산물 고추를 활용한캡사이신 치즈를 마지막 선물로 남기고 영면했다.

16일 임실군에 따르면 지정환 신부는 생애 마지막 선물로 한국인이 좋아하는 매운맛을 살린 캐사이신 치즈개발에 심혈을 기울여 성공작을 만들어냈다.
 
지 신부는 지난 2017년 말 임실치즈&식품연구소를 찾아 한국인이 좋아하는 매운 맛 치즈 개발을 제안했다.

당시 지 신부는 고추와 치즈를 결합해 매운 맛을 내는 치즈와 피자토핑용 재료 개발을 제안했고, 연구결과 고추결합용 치즈제품 개발이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지 신부와 연구원들은 임실고추의 우수성을 활용해 고추의 캡사이신 성분을 활용한 치즈 만들기에 심혈을 기울여 지난해 5월 매운치즈 개발에 마침내 성공했다.

연구소는 지정환 신부와 함께 개발한 매운치즈를 특허 출원했으며, 시제품 개발에도 나섰다.
 
또한 피자 토핑에 매운치즈를 첨가하면 기존 피자와 차별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현재 개발 중이다.

이상천 연구소장은 “재작년 크리스마스 무렵에 지 신부님이 불편한 몸을 이끌고 매운치즈를 만들어 보자며 연구소를 찾아 오셨다”며 “그후로 매주 수요일마다 연구소에 직접 오셔서 연구원들과 함께 개발에 몰두하셨다”고 전했다.
 
임실치즈연구소는 개발에 성공한 매운치즈와 피자토핑용까지 성공하면 상용화할 계획이다.

심 민 군수는 “지 신부님께서는 생애 마지막까지도 임실치즈 발전을 위해 몸을 아끼지 않으셨다”며 “임실군민들에게 주신 마지막 선물이라고 생각하며, 신부님의 은혜는 군민 모두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군은 지 신부의 생전 업적을 기리고, 영원히 기억하기 위해 치즈역사문화관도 건립할 계획이다.

임실치즈테마파크와 임실치즈마을 일대에 조성 중인 농촌테마파크에 가칭 ‘지정환 기념관’건립도 추진할 방침이다.  
 
이날 지 신부의 빈소가 차려진 전주중앙성당에서는 심 민 군수와 신대용 군의장과 군의원 등 많은 임실군민들이 찾아 장례미사를 같이 했고, 성직자 묘지인 치명자산 성지에 고인을 모셨다.  

벨기에 출신인 지 신부는 지난 1964년 임실성당 주임신부로 부임, 가난에 힘겨워했던 임실주민들을 위해 산양 두 마리의 우유로 치즈를 만들기 시작해, 임실치즈의 성공신화를 이끌었다. 

박용주 기자 yzzpar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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