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건강뉴스-체크리포트] 심장혈관 협착이 부르는 협심증…“생활 속 위험인자부터 경계해야”

기사승인 2019-04-24 11:3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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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

60대 후반의 제 친척 어른께서는 평소 산책이나 산행을 즐기셨고, 연세에 비해 건강하다고 자부하셨습니다.

그런데 하루는 일을 보러 나가시는 길에 갑자기 가슴을 잡고 쓰러지신 적이 있습니다.

같이 있던 일행이 응급실로 급히 옮겨드렸죠.

병원에서 안정을 취하신 뒤 하신 얘기는 ‘순간 가슴이 뻐근하고 몸에서 힘이 빠졌다’, ‘정신을 잃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전에도 가끔 가슴이 답답한 느낌은 들었지만, 이내 괜찮아져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고 합니다.

병원에서는 협심증 진단을 내렸고, 관련 시술을 받고 회복하셨습니다.

제 친척 어른처럼 협심증을 겪은 국내 환자 수는 65만 명가량 된다고 하는데요.

협심증은 심장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심장혈관 즉, 관상동맥이 좁아져 생기는 질환입니다.

심장은 크게 3개의 관상동맥을 통해 혈액을 공급받는데, 이 중 1개만 좁아져도 협심증 위험이 커집니다.

<리포트>

협심증 환자의 수는 최근까지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협심증 진료 환자는 2012년 55만 1천여 명에서 2017년 64만 5천여 명으로 5년간 17% 늘었습니다.

연평균 증가율은 3% 수준입니다.

2017년 기준 환자 연령대는 70대 이상이 42.4%로 가장 많았고, 이어 60대가 30.6%, 50대 18.8%, 40대 5.9% 순입니다.

협심증은 관상동맥 내부에 콜레스테롤 또는 중성지방이 쌓이고, 이로 인해 염증이 발생하면서 생깁니다.

유연하던 혈관은 딱딱해지고 찌꺼기가 끼어 협소해집니다.

이처럼 동맥이 막혀가는 과정을 동맥경화라고 부릅니다.

박상돈 교수 / 인하대병원 심장내과
“심장은 근육으로 돼 있습니다. 근육이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산소가 필요하지만 심장혈관, 관상동맥이 좁아지게 되면 일상 생활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지만 심장이 크게, 심하게 일을 해야 하는 상태 즉, 산소 요구량이 많아지는 상황을 말씀드리는 겁니다. 일반적으로 빨리 걷거나 계단을 오르거나 아니면 무거운 것을 들거나 운동을 한다든지 등산을 한다든지 이런 경우에는 산소 요구량이 좀 더 많아지게 되고요. 그런 상태의 요구량 대비 산소를 공급할 수 있는 공급 능력이 떨어져서 심장에 허혈이 발생하게 되는 겁니다.”

관상동맥이 70% 이상 막히게 되면 심장 근육도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습니다.

그 증상은 대개 가슴 통증으로 나타나는데, 호흡 곤란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통증은 서서히 심해지는데요.

안정을 취하면 대부분 5분 이내에 사라집니다.

<스튜디오>

협심증으로 인한 우리 몸의 신호가 있으면 그나마 병원을 찾는 기회를 좀 더 빨리 가질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협심증 환자 중에는 가슴 통증이나 호흡 곤란 같은 증세를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혈류가 원활하지 않은 관상동맥 대신 주변 작은 혈관으로 피가 돌면서 버티는 것이죠.

협심증 진단에는 심전도 검사, 혈액 검사, 엑스레이(X-Ray) 촬영, 런닝머신 위를 뛰는 것 같은 운동부하 검사, 관상동맥 컴퓨터단층촬영 등이 활용됩니다.

이상 소견이 보이면 얇은 관을 피부 속으로 넣어 혈관 상태를 직접 살피는 관상동맥 조영술을 시행하기도 합니다.

혈관에 동맥경화가 생기는 것을 자연스러운 노화 과정으로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생활 속 위험인자 때문에 동맥경화 그리고 협심증이 보다 심각하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겁니다.

<리포트>

나이가 많거나 가족력이 있으면 협심증 위험은 커집니다.

그러나 이에 못지않은 영향을 미치는 위험인자가 또 있는데요.

다름 아닌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같은 성인병입니다.

물론 이들 성인병을 부추기는 흡연과 음주, 비만은 경계해야 할 대상입니다.

박상돈 교수 / 인하대병원 심장내과
“환자 개개인별로 자기가 가지고 있는 위험인자가 뭔지를 알고 그것을 관리하는 게 가장 중요하겠습니다. 담배를 피우고 계시는 분들은 꼭 금연을 하셔야 되고요.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는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이 있는 환자 분들은 꼭 병원을 방문해서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지 (알아보셔야 합니다.) 약물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꼭 약물치료를 하셔야 되는 거고요. 그와 더불어 정기적인 운동, 생활 개선 요법이 같이 병행되면 이런 허혈성 심질환 협심증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협심증을 방치해 관상동맥이 막혀버리면 심장 근육의 조직이나 세포가 죽는 심근경색으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휴식을 취하는 중에도 가슴 통증이 있거나 갈수록 통증이 심해지면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심근경색은 협심증과는 달리 1분, 1초를 다투는 응급 질환으로, 심장 발작 등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협심증 치료 또한 심근경색을 방지하는 데 초점이 맞춰집니다.

약물치료에는 혈관 속 굳어진 핏덩어리, 혈전을 억제하는 아스피린과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고지혈증 약, 심장을 보호하기 위한 혈압 약, 혈류를 돕는 혈관확장제 등을 사용합니다.

약을 먹고 증세가 호전됐더라도 의사와 상의 없이 복용을 중단하는 것은 금물입니다.

언제든 재발할 가능성이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약물치료로 증상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시술을 통해 좁아진 관상동맥을 넓힙니다.

막힌 혈관을 찾아낸 뒤 그 혈관 안으로 그물 모양의 원통형 금속망을 삽입해 공간을 확보합니다.

<스튜디오>

협심증이 심한 환자들은 이렇게 막힌 혈관에 금속망을 끼워 넣는, 비교적 간단한 시술을 받고 일상생활로 돌아가곤 합니다.

그런데 이런 시술을 적용할 수 없는 환자들도 있습니다.

시술이 불가능한 위치에 관상동맥 협착이 있거나 막힌 관상동맥 범위가 광범위하게 분포된 경우가 해당됩니다.

이런 경우에는 가슴 부위를 절개한 후 팔, 다리 등의 정상 혈관을 관상동맥에 이어붙이는 관상동맥 우회 수술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최근 한 대학병원 연구에서는 관상동맥이 꽉 막혔더라도 심장 기능만 정상이라면 시술이나 수술 없이 약물치료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관찰 결과가 나오기도 했는데요.

일단은 약물치료로 증상 개선 상황을 봐야 합니다.

꾸준한 약물치료와 더불어 흡연, 음주 등 위험인자를 관리하는 생활 습관도 중요하겠죠.

전문의들은 평소 가슴이 짓눌리거나 뻐근한 정도의 통증이 느껴진 적이 있다면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전했습니다.

 [쿠키건강뉴스-체크리포트] 심장혈관 협착이 부르는 협심증…“생활 속 위험인자부터 경계해야”

김성일 기자 ivemic@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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