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나침반] 당뇨환자, 초기부터 심부전 예방 가능한 제제 고려해야

기사승인 2019-05-11 00: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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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대한심부전학회 최동주 회장(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건강나침반] 당뇨환자, 초기부터 심부전 예방 가능한 제제 고려해야일선에서 제2형 당뇨병 환자를 진료하다 보면 ‘심혈관 질환 조심하라’는 당부를 의아해하는 환자들이 많다. 당뇨발이나 당뇨망막병증 등 눈에 보이는 합병증은 잘 알려져 있지만, 별다른 통증이나 증상이 없는 심혈관 합병증은 환자가 자각하기도 쉽지 않고 인식도 저조한 탓이다. 

 모든 합병증이 중하고 예방되어야 하지만, 심혈관 합병증을 조심해야 하는 것은 생사의 문제인 탓이다. 실제 제2형 당뇨병 환자의 10명 중 7명은 심장 질환으로 사망한다. 높은 혈당으로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면 염증 반응이 생기고, 이런 염증들이 혈관이나 심장 근육을 손상시켜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제 막 당뇨병 진단을 받았다 해도 혈관손상은 그 이전부터 이미 시작되었다고 보아야 하기 때문에 당뇨 초기라도 심장 합병증 예방에 신경을 써야 한다. 특히 심장의 펌프 기능이 떨어져 전신에 충분히 혈액을 보내지 못하는 심부전은 제2형 당뇨병 환자를 고위험군으로 본다. 심부전이 발생하지 않았어도 제2형 당뇨병이 있으면 심부전의 1단계로 분류할 정도다.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은 급성 심근경색, 뇌졸중 등 다른 주요 위험 요인보다도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사망 위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확인됐다. 심부전은 최근 유병률이 급증하고 있으며, 널리 알려진 암보다도 사망률이 높은데, 이 가운데 입원 치료가 필요한 심부전 환자는 퇴원 후 1년 동안 10명 중 약 4명(37.3%)이 사망하며, 5년 동안에는 10명 중 약 8명(78.5%)이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당뇨병 환자는 초기부터 심장질환 예방을 위해 금연, 식이조절, 꾸준한 운동과 같은 생활 관리는 물론이고,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으로 심장 건강을 점검해야 한다. 

 다행히 제2형 당뇨병 치료제 가운데 SGLT-2 억제제 등은 심혈관계 질환 기왕력 유무와 관계없이도 심장 합병증을 예방하는 효과가 확인됐다. 이에 따라 최근 미국과 유럽의 당뇨병학회뿐 아니라 미국 심장학회에서도 심혈관 질환 예방을 위해 SGLT-2 억제제 등 예방 효과가 확인된 치료제 사용을 권고했다. 

 혈당 조절을 아무리 잘해도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기는 어려운 만큼 전문의와 상의해 부디 혈당 관리와 심장 건강에도 신경을 써 미리 예방하시기를 당부한다. 아직 심장질환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자신을 과신하면 안 된다. 제2형 당뇨병을 가진 것만으로도 심부전과 같은 치명적인 질환의 고위험군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고 혈당과 심혈관을 함께 잘 다스려 건강을 지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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