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부산상의, 경제포럼 초청 강연자에 철회 통보…'외압 논란'

입력 2019-05-17 09:2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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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상공회의소가 경제인 포럼에 주제 강연자로 평소 정부 경제정책에 비판적 입장을 활발히 표명해 온 이병태 카이스트 교수를 초청했다가, 돌연 이를 철회해 '외압 논란'에 휩싸였다. 

부산상의는 6월5일 '제1회 글로벌 경제인 넥스트 포럼'을 개최키로 하고, 지난 9일 허용도 회장 이름으로 부산상의 의원들과 지역 유관 기관장 등 200여명에게 참석 공문을 보냈다. 공문에 소개된 강연자는 이병태 카이스트(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로, 강연 제목은 '중국경제위기에 대한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하라'다.

부산상의는 이 공문에서 "이 포럼은 국내 유수한 석학과 저명인사를 모시고 경제예측, 미래 신산업, 기술 혁신 등 미래 경영환경 변화와 위기 관리 등으로 올해 4회 개최될 예정"이라며 참석을 독려했다.

[단독] 부산상의, 경제포럼 초청 강연자에 철회 통보…'외압 논란'
공문이 발송된 지 7일 만인 16일 초청강연자인 이 교수가 자신의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 '나는 이제 공인된 적폐다'라는 제목으로 강연 취소 사실을 알렸다.

이 교수는 이 글에서 "부산상의에서 강의를 해달라고 오래 전에 부탁하며 온갖 자료를 요청해 놓고는 일정 몇일 전에 취소통보를 한다. 최근에 유사한 일이 또 있었다. 두번 다 상공회의소가 한 짓"이라며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지 짐작이 간다"고 적었다. 이어 "강의 안해서 좋은 데 대한민국이 어떤 지경인지 시사하는 바를 생각하니 마음이 흐려진다"고 덧붙였다.

이병태 교수는 최근 강연이나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소득주도성장 등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비판을 가장 활발하게 펼치고 있는 경제학자 중 한명으로 통한다.

그는 17일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돈푸는 것은 진통제 복용이다. 중병이 들었을 때 수술 피하고 진통제만 남용하면 결과는 뻔하다"는 글과 함께 문재인 대통령의 전날 '국가재정전략회의' 발언과 사진을 올렸다. 

부산=박동욱 기자 pdw717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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