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 없으면 잇몸으로 살라는 건가

기사승인 2019-05-18 0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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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이 없으면 잇몸으로 살라는 건가‘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살아야 한다’, 이 말이 현실이 될 수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문재인케어’로 건강보험 보장성이 강화돼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지원사업이 없어졌다고 밝혔다. 현재 정부가 65세 이상 노인에게 지원하는 것은 틀니 구매와 임플란트 시술시 본인부담률을 30%로 낮춘 것이다. 

국가 건강검진의 취지는 국민들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질병의 예방 및 조기발견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유독 구강검진을 받는 비율은 매우 낮다. 성인의 구강검진 검사 비율이 30%이고, 65세 이상은 18.5%였다. 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은 “노인의 구강검진 비율이 낮은 것에 대한 분석은 따로 나와 있지 않다”고 밝혔다.

노인의 구강검진 비율이 더 낮은 이유에 대해 복지부 측은 “눈으로만 하는 검진이라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추정했다. 건보공단은 “노인들은 틀니, 임플란트 등으로 치과 진료가 많아 굳이 검진까지는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국민이 필요성을 못 느끼는 ‘구강 건강검진’이 무슨 의미가 있나. 구강검진을 받고자 치과에 가면 5분 이내로 끝내는 경우가 많다. 눈을 통해 대충 둘러보면 끝이다. 이에 대해 치과계에서는 객관적인 데이터로 구강 건강을 살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성근 노년치의학회장은 “언제까지 눈으로 보는 시진에 의존할 것인가, 노인만이라도 주기적으로 치아 건강을 확인해 질병 예방에 힘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에서도 파노라마 영상검진의 도입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 복지부 건강증진과 관계자는 “연구 용역을 마치고 검토 중에 있다”며 “예산 등의 문제를 따져봐야 해서 아직 입장을 밝히지는 못하지만, 개선이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노인빈곤율은 OECD 회원국 중 상위권에 있다. 가난한 노인들의 구강 건강관리는 과연 제대로 되고 있을지 의문이다. 치아 건강은 오복에 포함된다고 한다. 그만큼 대중이 중요하다고 받아들이고 있다는 말이다. 노인을 비롯한 국민 구강 건강을 방치하는 건 아니길 바란다.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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