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호재’ 빅히트엔터, 자본시장에 여전히 ‘뜨거운 감자’

기사승인 2019-05-21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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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호재’ 빅히트엔터, 자본시장에 여전히 ‘뜨거운 감자’BTS(방탄소년단)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르고 고공행진하면서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기업가치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또한 상장 가능성도 여전히 관심사이기에 재무적 투자자 외에도 개미들에게 아직까지 ‘뜨거운 감자’로 꼽힌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빅히트엔터의 기업가치를 두고 여러 가지 견해로 나뉘고 있다. 이미 기업의 대표 캐시카우인 방탄소년단이 이미 월드클래스로 부상한 만큼 ‘고점’에 달했다는 견해도 있다. 또한 군대문제, 후속 아이돌에 흥행 불투명 등으로 인해 기대치 보다 낮게 책정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반면 아직 방탄소년단이 세계적 지위는 정점이 아닌 여전히 진행형이기에 성장 가능성도 여전히 충분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상장 여부에 대해서도 여전히 논쟁 중이다. 비상장 기업으로 현금 여력이 충분한 회사가 상장을 굳이 할 필요가 있냐는 견해도 있는 반면, 회사가 보다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업가치가 높은 지금이 적기라는 얘기도 나온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빅히트의 미국 증시 상장 가능성도 거론하기도 한다. 

◆ ‘방탄소년단 호재’에 빅히트엔터 실적 급성장 = 몇 년 전까지 중소기획사에 불과했던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엔터)가 방탄소년단의 활약으로 현재 주요 3대 기획사(상장사)를 능가하는 실적을 거두고 있다. 

지난해 빅히트엔터는 매출 2142억원, 영업이익 641억원으로 전년 대비 131.81%, 97.23% 급증했다. 

늘어난 실적 만큼 자산도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빅히트의 총 자산은 1497억원으로 전년(611억원) 대비 145% 늘어났다. 

매출 대비 수익성은 엔터업계에서 가장 높다. 빅히트엔터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641억원으로 시가총액 3대 엔터사 보다 우수하다. 상장사 중 업계 1위인 에스엠(SM)은 매출 6122억원을 거뒀으나 영업이익(477억원)은 빅히트엔터 보다 적다. 

실제 빅히트의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은 29.92%로 에스엠(7.29%), 와이지엔터(3.36%), JYP Ent(23.03%) 보다 높다. 

올해 예상 실적도 낙관적이다. 하나금융투자 이기훈 연구원은 “빅히트엔터의 2019년 예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대비 54%, 40% 늘어난 3300억원. 900억원으로 기획사 역대 최고 수준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 기업가치·상장 가능성 놓고 증권업계는 여전히 ‘이견’ = 빅히트엔터의 급성장으로 인해 지난해 초까지 상장 가능성이 대두됐고, 실제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빅히트엔터의 상장 주관사가 되기 위해 물밑작업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여전히 빅히트엔터는 상장을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주관사 선정)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실제 빅히트 측은 “올해 안에 상장 가능성은 없다”고 못 박았다.

빅히트엔터 상장 여부가 여전히 논쟁거리가 되는 것은 이 회사의 기업가치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 

현재 증권업계에서는 빅히트엔터가 상장 시 약 1조~2조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하나금융투자의 경우 빅히트엔터의 기업가치를 약 2조원을 웃돌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올해 예상 순이익 700억원에 주가수익비율(PER)인 30~40배를 적용하면 시총은 2조1000억원에서 2조8000억원 대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빅히트엔터가 넘어야 할 관문도 만만치 않다는 평가다. 우선 ▲방탄소년단 외 확실한 캐시카우가 부재하다는 점 ▲방탄소년단의 군대 문제 등이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10월 빅히트엔터에 1040억원에 달하는 지분투자(12.24%)를 했던 스틱인베스트먼트도 이 회사의 기업가치를 8000억원으로 평가한 바 있다. 

A증권사 관계자는 “현재 방탄소년단 외 TXT라는 후배그룹이 데뷔했지만 아직까지 흥행 여부를 장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군대 문제는 필연적으로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기에 방탄소년단 전원 멤버 외에도 유닛 활동을 통한 흥행 가능성도 고려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물론 반론도 있다. 현재 방탄소년단이 세계적인 보이밴드로 성장했지만 그들의 활동은 여전히 진행형이라는 것이다. 즉 방탄소년단이 과거 BSB(백스트리트보이즈)와 같은 흥행을 거둔다면 지금 보다 더 회사의 성장세를 커질 것이라는 얘기다. 

B증권사 관계자는 “과거 2011년 와이지엔터가 상장할 당시 빅뱅 원맨팀으로 주식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방탄소년단의 성장세는 여전히 진행형이고, 아직 불확실하지만 방탄 외 그룹이 성장할 경우에는 지금의 가치 보다 더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 “빅히트엔터 상장 내년 내후년 가능할 것…해외 증시 상장 가능성도” =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빅히트엔터가 기업공개(IPO)를 할 가능성은 없다고 판단한다. 이미 빅히트엔터 측도 “당분간 상장 계획은 없다”고 못 박았다. 

이 기업의 최대주주인 방시혁 대표는 지난해 구주매출을 통해 PE(스틱인베스트먼트) 등에게 투자를 받았으며 재무 상황과 현금 여력도 충분하다는 이유에서다. 구주매출이란 기존 주주가 이미 보유하고 있는 주식 지분 중 일부를 파는 것을 의미한다. 

C증권사 관계자는 “현재 방시혁 대표는 구주매출을 통해 43%의 지분을 들고 있고, 현재 남은 주주는 상장 때까지 버틸 주주들만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빅히트엔터는 최대주주 방시혁(43.06%) 외 넷마블(25.22%), 스틱인베스트먼트(12.24%)가 지분을 갖고 있다. ‘알펜루트자산운용’(2.33%)이 한국투자증권의 수탁을 통해 2.33% 지분틀 갖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빅히트엔터가 해외 상장 추진도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C증권사 관계자는 “국내 상장 보다는 타국(일본, 홍콩, 미국)에서 상장을 통해 더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으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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