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맞춤형 암치료 시대... '철저한 준비·교육이 관건'

개인 유전체·진료정보 활용하는 '암 정밀의학', 의료현장 속속 도입

기사승인 2019-06-12 0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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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맞춤형 암치료 시대... '철저한 준비·교육이 관건'

암치료 환경이 환자 맞춤형으로 변화하고 있다.

11일 서울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메이요클리닉-명지병원 조인트 국제의학심포지엄 ‘암 정밀의학 ; 검사에서 치료까지’를 주제로 열린 세션에서 국내외 의료진들은 암 정밀의료 분야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정밀의료는 개인의 유전체 정보와 진료정보를 고려한 맞춤의료와 건강관리가 통합된 맞춤형 예측 의료(예방·진단·치료) 서비스를 의미한다. 특히 암치료 분야에서 정밀의료는 환자 개개인의 특성에 맞추어 진단과 치료 효과를 동시에 높이는 새로운 의료 패러다임으로 여겨진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김열홍 고려대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국가전략프로젝트인 정밀의료 기반 암진단·치료법 개발 사업단(K-MASTER, 국가암정밀의료사업단)에 대해 소개했다. 김 교수는 K-MASTER 사업단의 총 책임자다.

당초 사업단은 한국인 3대 암(폐암, 위암, 대장암)과 관련한 1만 명의 유전체(NGS,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 정보를 확보할 계획이었다, 이를 기반으로 맞춤형 항암 진단·치료법을 개발해 치료 효과는 높이고, 발생 가능한 질병을 예측하기 위한 목적이다.

김 교수에 따르면, 지난 2017년 발족해 3년차에 접어든 현재 약 2149명의 암 환자가 유전체 분석을 완료한 상태로, 매달 200명의 환자가 새롭게 참여하고 있다,

김 교수는 "암환자들의 데이터가 쌓임으로써 암치료 효과와 특정 약물에 대한 반응성 예측 등 한국인의 유전적인 배경이 어떤 암의 위험성을 높이고, 치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를 통해 얻어진 약 4000명의 유전체 시퀀싱 데이터는 6개월 이후 퍼블릭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정부는 암환자 대상 NGS기반 유전자 검사에 환자가 본인부담금 50%를 부담하는 선별급여를 적용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암환자 대상 NGS 급여 범위가 보다 넓어질 전망이다. 김 교수는 "내년부터는 암환자 NGS분석 급여범위가 넓어져 본인부담률이 5%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지금보다 빠른 시간 안에 5만, 10만 명의 데이터를 모을 수 있게 된다”며 “향후 전국 병원의 시퀀싱 데이터를 모아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현재 20가지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 5년 동안 적어도 3개정도의 새로운 성과를 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결국 전국민에게 암정밀의료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왜 정밀의료를 통한 치료법을 확보하는지 체감케 하는 것이다. 정부도 여기에 대한 확고한 인식을 가지고 긴 호흡의 지원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메이요클리닉의 미네타 리우 종양내과 박사는 암 정밀의료와 관련 "혈액과 조직의 유전체를 통해 파악한 종양의 특성에 맞춰 가장 최적화된 치료전략을 시행하는 것"이라며 "많은 의료기관들이 유전체를 기반으로 환자를 어떻게 치료할지 결정하고 있다. 정밀의료 기술을 활용하면 태어났을 때부터 가지고 있는 어떤 위험성이나 약물과 관련된 부작용을 사전에 예측할 수 있는 등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설명했다.

정밀의료 시대가 다가오는 가운데 의료진과 환자 대상의 교육이 중요한 지점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문현종 명지병원 교수는 "최근 정밀의료에 대한 관심을 보이는 환자들을 종종 만난다. 이 환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대개 원래 치료받던 곳에서 더 이상의 치료법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신 분, 환자 집단 등을 통해 많은 정보를 알고 계신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생각하신 것에 비해 이점이 많지 않을 수 있고, 어떤 변수가 있는지는 잘 모른다. 또 의사들도 정밀의료를 잘 모르는 경우도 있다"며 "환자와 의료진 대상 교육의 중요성을 느낀다. 또한 정밀의료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주인공은 환자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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