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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시장·대형마트 ‘동병상련’ 신세…온라인 공세에 “사람이 없어요”

대형마트에 등 돌린 젊은 세대…초저가 전략도 안 통해 [르포]

한전진 기자입력 : 2019.06.13 04:00:00 | 수정 : 2019.06.12 22:07:22

오후 6시께 A마트 야채 코너의 모습.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비슷한 시각 B시장의 모습, 이른 시간부터 점포를 닫은 매장들이 눈에 띈다.

# 지난 12일 오후 6시, 서울 황학동 인근의 A 대형마트는 퇴근 시간임에도 한산했다. 식품 코너엔 사람들이 어느 정도 있었지만, 의류나 가전 등 생활용품 매장에선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다. 맞이할 손님이 없는 직원들은 몇몇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거나, 진열된 물건을 정리하는데 집중했다. 

# 비슷한 시각, 인근에 위치한 B 재래시장. 몇몇 음식점은 붐볐으나, 과일과 채소 정육점 등 시장 골목은 손님들의 발길이 닿지 않았다. 의류와 잡화점이 모인 골목은 더욱 조용했다. 몇몇 상인들은 TV를 응시하고 있었고, 이른 시간부터 장사를 마치고 매대를 정리하는 상인도 눈에 들어왔다. 

사면초가에 몰린 대형마트가 재래시장과 ‘동병상련’의 처지에 놓였다. 재래시장의 쇠퇴 문제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제기됐지만, 대형마트의 경우는 최근 몇 년 새 급격히 나타나기 시작했다. 대형마트가 의무휴업 등 규제로 발목이 잡힌 상황에서 사람들은 재래시장보다 온라인 채널로의 이동을 택했다. 그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A마트 식품 코너의 모습.

‘사람 없기는 대형마트, 재래시장 모두 매한가지’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마트업계는 가격·편의성으로 공세를 펴는 온라인 채널에 대응하기 위해 초저가 전략으로 반전을 꾀하고 있지만 효과는 신통치 않다. 이날 A 마트에서 만난 매장 직원 김옥현(47‧가명)씨는 “할인행사를 하는 주말이나 되어야 예전처럼 붐빈다”면서 “평일은 손님이 많지 않다”라고 말했다.

과거 오후 시간의 대형마트 ‘떨이’ 매대는 줄이 늘어서는 등 큰 인기를 끌었지만, 이런 모습도 보기 힘들어졌다. 카트를 끄는 손님도 줄었다. 1인 가구가 급격히 늘면서, 그날 먹을 만큼만 구입하는 소비자도 크게 늘은 탓이다. 식품 코너 매장 내 40명가량의 손님 중 10명 정도는 카트 대신 조그만 장바구니를 손에 쥐었다. 이들 중 몇몇은 반조리 식품 몇 가지를 담곤 곧장 계산대로 향했다. 

가장 뼈아픈 것은 ‘젊은 층’의 실종이다. 이날 A 마트와 B 시장에서 만난 손님 다수는 50대 이상의 장년층이었다. 상대적으로 구매력이 큰 30대에서 40대의 주부들은 거의 마주치기 어려웠다. B 시장에서 만난 주부 최인순(42‧가명)씨는 “사실 물건 구입보다 집에만 있기 답답해 집을 나섰던 것”이라면서 “이유식, 기저귀뿐 아니라 식료품 역시 온라인 몰을 주로 사용하고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A마트 생필품 코너에는 사람들이 전혀 없었다.

시장 상인들의 인식 역시 변하고 있다. 판매 부진의 원인을 딱히 대형마트에서 찾지 않는다. 시대가 변하고 있는 것을 몸소 느끼고 있는 탓이다. B 시장에서 만난 강영호(46‧가명)씨는 “대형마트가 다 사라져도 재래시장 안 올 사람은 무슨 수를 써도 안 올 것”이라면서 “집에서 편하게 물건을 주문하는 시대인데, 사람들이 마트나 시장 바닥을 오겠나”라고 혀를 찼다. 

이처럼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격차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벌어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4월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매출은 2.9% 감소했고, 온라인 유통업체 매출은 14.1% 급증했다. 오프라인 중에서도 대형마트가 전년보다 7.7% 감소하며 가장 두드러졌다. 대형마트의 매출은 지난 2012년 전년 대비 3.3% 감소를 기점으로 지난해까지 7년째 2% 내외로 역성장 중이다. 

온라인과 편의점에서 모든 걸 해결하니 마트는 누가 가느냐는 말이 현실이 되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 규제로 사실상 가장 큰 수혜를 본 것은 재래시장이 아닌, 온라인 판매 채널들이었다”면서 “오프라인 매장의 강점을 극대화하는 노력이 없다면, 대형마트 역시 재래시장과 마찬가지로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B시장의 해산물 골목, 사람들의 발걸음이 미치지 않았다.

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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