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로카드] ‘3연패’ SKT, 변화가 필요할 때

기사승인 2019-06-18 07:00:00
- + 인쇄

[옐로카드] ‘3연패’ SKT, 변화가 필요할 때SKT가 시즌 초반 ‘드림팀’의 명성에 걸맞지 않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제는 변화를 생각해볼 때다. 

리그오브레전드(LoL) 게임단 SKT T1은 17일 기준 ‘2019 스무살우리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서머 스플릿’에서 1승 3패로 리그 8위에 쳐져있다. 아프리카 프릭스, 킹존, 샌드박스 등 리그 상위권 팀들에게 연달아 패하는 등 시즌 초반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예상치 못한 부진이다. SKT는 올해 스프링 시즌에 우승을 차지하며 명성을 되찾았다. 하지만 지난 5월 대만에서 열린 ‘2019 LoL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4강에서 G2 e스포츠에게 패배 후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중이다.

변화 없는 게임 스타일이 SKT의 부진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SKT의 플레이 스타일은 최근 메타와는 거리가 멀다. 지금의 추세가 라인전부터 치열하게 싸워 이득을 취하는 ‘난전 메타’라면 SKT는 경기 초반부터 안전하게 경기를 풀어가며 이득을 취하는 편이다. 하지만 초반 싸움에서 큰 손해를 입은 SKT는 승리를 내주는 경우가 잦아졌다. 

핵심 선수인 ‘클리드’ 김태민의 경기 내 영향력이 상당히 줄어든 것도 문제다.

SKT는 스프링 스플릿 당시 김태민을 통해 재미를 봤다. 경기 초반부터 김태민이 라인전에 개입하며 이득을 챙겼고, 이는 SKT의 승리로 이어지는 공식과도 같았다.

하지만 9.9패치 이후 바위게 출연 시간이 3분15초로 늦어지면서 정글러들의 경기 초반 지배력이 상당히 줄었다. 김태민 역시 9.9 패치의 영향을 피하지 못하며 악전고투 중이다.

클리드가 부진하자 가려져 있던 라이너들의 부진도 두드러졌다. ‘페이커’ 이상혁을 비롯해 ‘칸’ 김동하, ‘테디’ 박진성 등은 스프링 스플릿에서 맹활약을 펼쳤지만 현재는 위협적이지 못하다. 

라이너들이 동시에 부진하자 클리드 역시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양새다. 

다양하지 못한 밴픽도 SKT의 부진 이유로 거론된다. 

현재 대세 챔피언들을 사용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원딜 소나를 비롯해, 아트록스, 니코, 파이크 등등 라인 스왑이 가능한 챔피언을 사용하는 경우가 적다. 때문에 다른 팀들의 경우 정형화 된 밴픽을 구사하는 SKT를 상대하기 한결 수월하다. 

더 늦기 전에 대대적인 라인업 변경 등의 강단을 내릴 필요도 있어 보인다. 

현재 SKT는 빠듯한 일정을 보내고 있다. 스프링 시즌이 끝난 뒤 MSI 일정을 소화했고, 귀국 후에는 곧바로 광고 촬영을 했다. 숨 돌릴 틈도 없이 서머 시즌에 돌입했다. 

서브 멤버들을 기용해 주전 선수들의 체력 안배와 더불어 심리적 안정을 도모 할 필요가 있다. 

SKT의 벤치 선수들은 주전 선수만큼 기량이 탄탄하다. LCK에서 뛰어온 정글러 ‘하루’ 강민승과 서포터 ‘에포트’ 이상호는 올 시즌 한 차례 경기를 가졌다. 강민승은 킹존전에서 준수한 활약을 펼쳐 기대를 모았다. 

아직 뛰지 못한 선수들도 언제든 출격 대기 중이다. 

탑라이너 ‘크레이지’ 김재희는 지난해까지 BBQ 올리버스에서 주전으로 뛰어왔다. 라인전에 힘을 주는 김동하와 달리 경기 운영에 특화된 선수다. SKT의 플레이 스타일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카드다. 미드라이너 ‘고리’ 김태우와 원거리 딜러 ‘레오’ 한겨례는 LCK 경험이 거의 없지만 현재 솔로랭크에서 상위권을 유지하는 등 기대를 걸어볼 신인들이다. 

SKT는 지난해 창단 후 최악의 부진을 겪었다. 스프링 시즌 4위, 서머 시즌 7위로 마감하며 한국에서 열린 ‘2018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에 참여하지 못했다. 최악의 경우 올 시즌도 비슷한 전철을 밟을 수 있다. 

'드림팀'을 결성해 스프링 시즌을 제패한 SKT가 이제 진정한 시험대에 올랐다. 꼬리표처럼 붙어 다니는 “부진은 있어도 몰락은 없다”라는 걸 증명하기 위해선 뼈를 깎는 성찰이 필요하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