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군의회 의원 여성공무원에 막말 '파문'

입력 2019-06-19 10: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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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군의회 의원 여성공무원에 막말 '파문'완주군 의원의 여성 공무원에 대한 막말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A 의원은 동료 의원과 공무원이 함께 한 의원-집행부간 만찬 자리에서 여성 공무원을 향해 “똘아이 각시네”라고 했다. 하지만 의원 당사자는 “표현이 부적절했지만 그렇게 말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조까지 나서 문제삼을 예정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이 일의 전개는 이렇다. 지난 5일 만찬장에서 B 팀장(여성)이 인사를 하자, A 의원은 “똘아이 각시네”라고 말했다. 이에 B 팀장은 “저는 누구의 아내가 아니라 팀장 자격으로 이 자리에 왔다”고 했다. 그러자 A 의원은 또다시 같은 말을 반복했다고 한다. B 팀장의 남편은 완주군청 노조위원장 C 씨다.

A 의원의 표현은 노조위원장과 관련이 있다. A 의원은 만찬석상에서 “노조위원장이 작년 본예산 작업 때 (공무원)복지예산 문제로 찾아 왔었는데, 똘아이더라"고 거침없이 말했다. 이 자리에는 팀장급 공무원이 여럿 있었고 더군다나 소관국의 국장이 있었으나 말리지 않았다.

B 팀장은 이에 대해 A 의원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똘아리"란 표현을 두 차례 더 했다고 말했다.
이 뿐 아니라 B 팀장에 따르면 A 의원은 다른 부부공무원을 언급하며 한 여성 팀장의 남편을 들어 "김 모 팀장도 똘아이지"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A 의원은 극구 부인했다. 그는 "B 팀장 남편인 노조위원장이 찾아와 대화를 나눈 적이 있는데 동갑내기라는 것을 알고 ‘친구’란 생각을 갖고 있었다”면서 “만찬 자리에서도 그 같은 마음으로 B 팀장을 향해 ‘노조하면 꼴통이지’라고 말한 것이 와전됐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여성비하와 노조비하란 지적이 나온다. 주민 D 씨는 “단순한 막말논란일 수 있지만 여성 공무원을 한 남성의 아내로만 보려는 편견이 깔려 있고, 노조에 대한 편향된 시각도 드러냈다”고 꼬집었다. '똘아이'나 '꼴통' 발언 모두 비하발언이란 지적도 있다.

일이 커지자 A 의원은 군의회 의장과 함께 남편 C 씨를 만나 사과했다. B 팀장에게는 문자를 남겼다. 문자에서 A 의원은 "친하려고 하는 마음을 표현했던 것인데, 팀장님 마음을 상하게 했으면 이해해 주시라. 위원장과 동년배고 기분 좋은 마음으로 했으니 다시 한 번 죄송하게 생각하며 추호도 다른 뜻이 없음을 말씀드린다"고 적었다.

최등원 의장은 19일 이에 대해 “당사자가 사과를 받고 안 받고가 중요한 게 아니라 잘못을 사과하는 게 우선이고, 사과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해 피해자측은 아직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해석됐다. 최 의장은 A 의원과 함께 노조사무실을 방문, 사과의 말을 전했다.

A 의원은 소관 국장을 대동하고 한 차례 더 노조사무실을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의장은 막말과 여성·노조 비하로 비칠 수 있는 부분과 관련, 의회 차원의 징계에 대해서는 “아직 그런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A 의원은 “‘똘아이’ 표현을 하지 않았다는데 직을 걸겠다”고 말했다. ‘회기중 만남’이 적절한 것인가란 지적에 대해서는 “집행부가 먼저 자리를 만들겠다고 제안해서 만났는데, 이는 의회와 집행부가 정기회 전에 정책협의를 한 것이다”고 해명했다.

완주군 노조는 이와 관련, 19일 오전 11시 성명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완주=소인섭 기자 isso2002@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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