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경찰이 정신장애인을 다루는 방식?

관리 통제 강화 언론보도에 우려 시각도

기사승인 2019-06-20 00: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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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2002, 스티븐 스필버그)는 앞날을 내다보는 범죄예방 시스템 ‘프리크라임’이 구현되는 미래 사회를 그린다. 이 세계는 범죄 발생을 예견해 잠재적 범죄자를 사전에 체포한다. 영화는 우여곡절 끝에 ‘비인간적인’ 시스템이 폐지되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그런데 현재 우리사회는 영화처럼 ‘잠재적 범죄자’ 색출에 혈안이 된 것 같아 보인다.  

법무부와 경찰청의 정신장애인(정신질환자)의 관리 방안을 두고 뒷말이 나오고 있다.  

최근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법무부는 정신질환자의 가벼운 범죄에도 치료명령을 부과하도록 정부 입법을 추진 중으로 알려졌다. 집행유예, 선고유예를 포함해 벌금형에도 치료명령이 의무화한다는 이야기다. 현재 치료명령은 판사 재량에 따라 이뤄진다.

이뿐만이 아니다. 해당 매체는 경찰이 신고대상자의 정신질환 관련 신고 이력을 수집 및 저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건강과 관련된 민감한 개인정보를 당사자 동의 없이 수집하는 것에 대해 우려가 나오는 상황. 

관련해 경찰은 보도자료를 통해 “앞으로 자기 또는 타인에게 위해를 끼칠 우려가 큰 고위험 정신질환자의 경우에는 정신건강복지센터 등 유관기관과 협업하여 필요한 치료나 상담을 받도록 하는 등 대응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었다. 

정리하면, 법무부나 경찰청 모두 최근 정신질환자에 의한 강력범죄가 연이어 발생했고, 미연에 정신장애인을 관리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가 ‘정신장애인=잠재적 범죄자’라는 사회적 낙인을 강화할 위험성도 내포하고 있단 지적이다. 

법무부·경찰이 정신장애인을 다루는 방식?

전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국장은 “정신질환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보는 정책이 차별과 혐오를 부추긴다”며 “이는 제대로 된 환자 치료와 환자들의 사회구성원으로서의 통합을 저해한다”고 밝혔다.    

정신장애동료지원센터도 성명을 통해 “현재 경찰의 방법은 정신질환을 경험하는 무고한 사람들을 1000명 잡아서 1명의 범죄자를 색출해내겠다는 식”이라며 강한 유감을 나타냈다. 

단체는 “정신질환을 경험한다는 이유만으로 자살률이 8배나 증가하고, 정신과 진단명을 받는 순간 사회적·경제적 위치가 떨어지고, 정신과적 고생을 겪는 당사자의 삶을 이해하고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정신질환이 의심되는 사람을 관리하겠다는 것은 성공할 수 없는 잔혹한 방법이자 반인권적 접근”이라고 비판했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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