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알려질수록 의문만… 논란 커지는 YG 부실수사 의혹

알려질수록 의문만… 논란 커지는 YG 부실수사 의혹

기사승인 2019-06-20 13: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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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이(본명 김한빈·23)의 마약 구매 혐의와 이에 관한 수사에 YG엔터테인먼트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3년 만에 수면 위로 떠오르며, 논란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당시 비아이가 마약 구매를 시도했다는 정황을 수사기관에서 파악했음에도 불구하고, 조용히 넘어갔기 때문에 부실 수사 의혹을 피하기 어려운 것이죠. 관련 사안에 관해 경찰과 검찰은 각각 엇갈린 입장을 내놓고 있고, 새롭게 알려지는 소식 또한 의문만 더하는 모양새입니다.

사건을 수면 위로 끌어 올린 것은 제보자 A씨입니다. A씨는 지난 4일 법률대리인 방정현 변호사를 통해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에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와 경찰의 유착고리를 살펴달라며 3년간 묻혀있던 사건을 공익신고 했습니다. 경찰이 YG와의 유착 관계 때문에 2016년 8월 비아이의 마약 투약 혐의를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YG의 수장인 양현석 대표 프로듀서에게 “비아이에 관한 진술을 번복해달라”는 협박 및 회유를 받았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공익신고를 한 A씨가 가수 연습생인 한서희로 알려지며 파문은 커졌습니다. 한서희는 빅뱅의 탐과 대마초 흡연으로 한 차례 물의를 일으킨 인물입니다. 사태가 커지자 비아이는 지난 14일 SNS를 통해 “마약을 하지 않았다”고 부인하면서도 반성하고 책임을 지는 의미로 팀을 탈퇴하겠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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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 YG 내 직책을 내려놓겠다고 발표한 양현석은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관해 “입에 담기도 수치스럽고 치욕적인 말들이 무분별하게 사실처럼 이야기 되고 있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자신에게 향한 모든 의혹의 화살을 부인한 셈입니다. 하지만 이후 알려지고 있는 2016년 당시 정황들이 하나 같이 석연치 않아, 논란은 줄지 않고 있습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형사과장은 지난 19일 이 사건 브리핑에서 2016년 사건 당시 마약류 관리 위반 혐의로 입건된 공익신고자 A씨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며 첨부한 보고서 일부를 공개했습니다. 해당 보고서에는 2016년 8월 경찰에 체포된 A씨가 최근 공익신고와 비슷한 내용을 진술했던 것이 담겼습니다. A씨는 3년 전 이미 수사기관에 “비아이에게 대마초를 전달했고, YG에서 불려가 비아이에 대한 언급을 하지 말라는 주의를 들었다”고 이야기 한 것입니다. A씨는 일주일 뒤 진행된 조사에서 진술을 번복했습니다.

보고서에 담긴 내용은 당시 경찰과 검찰이 비아이의 마약구매 의혹은 물론, YG가 A씨를 협박 혹은 회유했다는 사실도 인지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당시 수사는 A씨와 A씨에게 마약을 건넨 판매상을 처벌하는데 그쳤습니다. 더 수사가 진전되지 않은 이유를 두고는 경찰과 검찰 측의 주장이 다릅니다.

검찰은 당시 경찰의 보고서를 ‘내사보고서’라고 표현하며 경찰이 문서에 담긴 내용을 내사하겠다는 뜻으로 이해하고 별도의 수사를 진행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경찰은 “YG에 대해서도 수사하려고 했지만 검찰이 양현석을 언급하며 사건을 빨리 송치하라고 했다”는 입장이죠.

지난 19일엔 검찰 측의 새로운 해명이 나왔습니다. 2016년 중순 한 마약판매상으로부터 YG 소속 연예인들에게 마약을 판매했다는 제보를 받아 내사를 진행했다는 것입니다. 수원지검 관계자는 연합뉴스를 통해 “그해 8월 대마초를 피운 혐의 등으로 A씨가 경찰에 체포돼, 그를 통해 YG 내사를 진행하려 했다”면서도 “그러나 A씨를 한차례 불러 ‘면담’하는 과정에서 A씨가 계속 울기만 해 면담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YG 내사는 같은해 12월 별다른 성과 없이 종결됐고, 종결 직전 A씨를 소환하려 했지만 그가 해외에 출국한 상태여서 시한부 기소 중지했다고 덧붙였습니다.

20일 JTBC 보도에 따르면 권익위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대검찰청은 이날 사건을 일선 검찰청에 배당하고 수사에 착수할 예정입니다. 경찰이 전담팀을 꾸려 수사 중이지만, 여기에 사건을 넘기면 ‘셀프 수사’가 될 우려가 있다는 것입니다. 검찰의 수사가 의혹만 넘쳐나는 이 상황을 풀어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입니다.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 / 사진=쿠키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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