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금종 기자의 훈훈한 경제] 전기누진제 완화

기사승인 2019-08-05 10: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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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희 아나운서 ▶ 금융, 보험부터 부동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경제 정보가 준비되어 있는 훈훈한 경제 시작합니다. 오늘도 송금종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송금종 기자 ▷ 안녕하세요. 훈훈한 경제 송금종 기자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오늘은 어떤 주제 준비되어 있습니까?

송금종 기자 ▷ 해마다 더운 여름이 되면 가계 경제에 부담을 주는 게 있죠. 바로 전기요금인데요.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을 논의해 온 민관합동 테크노포스가 얼마 전 최종 권고안을 냈습니다. 매년 에어컨을 많이 쓰는 여름에만 요금 부담을 줄여주자는 건데요. 개편안에 따라 7, 8월 두 달은 누진 단계가 올라가는 기준점이 다른 달보다 높아집니다. 자세한 내용 살펴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여름에는 시원하게 지내려고 실내에 에어컨을 틀지만, 그 시원함이 나중에는 일명 전기요금 폭탄이 되어 돌아오는데요. 전기요금 누진세 개편안에 따른 최종 권고안이 나왔다고 하니, 관련 내용 송금종 기자와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전기요금 누진세란 어떤 제도인지, 정확한 설명 부탁드릴게요. 많이들 들어보셨을 텐데, 어떤 제도입니까?

송금종 기자 ▷ 누진세란, 과세표준액이 커질수록 세율을 높여 징수하는 조세 제도입니다. 우리나라는 1974년 석유파동으로 전력난이 발생하자, 가정용 전기에 한해 누진세를 적용했는데요. 당시 부족한 전기를 산업용으로 돌려 경제 발전에 기여하자는 취지로 도입된 주택용 전기료 누진제는 40년이 지난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누진세 관련 논란은 몇 해째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는데요. 문제는, 가정용 전기에만 누진세가 적용되고 있다는 것 같아요. 

송금종 기자 ▷ 네. 국내 전체 전력량 중 14%에 불과한 가정용 전기에만 적용되고 있는 누진제의 효과가 미미하고요. 또, 누진율의 차이가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크다는 것이 문제되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누진율의 차이가 크다고 하니 그 부분부터 짚어보죠. 국내 주택용 전기료 누진제는 얼마나 차이가 나는 겁니까?

송금종 기자 ▷ 누진제에 의한 국내 주택용 전기의 최저 1단계와 최고 6단계의 요금 비율은 무려 11.7배의 차이가 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차이가 엄청 나는군요. 그러니까 늘어난 전기 사용량과 요금이 정확하게 비례하는 건 아닌 거죠?

송금종 기자 ▷ 네. 그렇지 않습니다. 200kWh의 두 배인 400kWh의 전기를 쓰면 요금은 22,240원에서 78,850원으로 200kWh 사용 요금보다 3.5배 이상 오르게 되고요. 만약 600kWh를 사용하면 200kWh 사용 요금의 10배에 가까운 요금 폭탄. 217,350원이 부과되게 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래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일명 요금 폭탄을 맞게 되는 것 같은데요. 이번에는 정부가 내어놓은 개편안 내용도 살펴보죠. 송기자, 어떤 내용을 담고 있습니까?

송금종 기자 ▷ 정부가 여름철인 7, 8월에만 누진 구간을 늘리는 누진 구간 확장안을 전기요금 개편안으로 최종 확정했는데요. 그 이유는 현행 누진제의 뼈대는 유지하면서도 전체 2500만 가구의 65% 정도인 1629만 가구가 평균 월 1만 원 가량의 전기요금 절감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전체적으로 볼 때 평균적으로 월 1만 원 가량 전기요금 절감 혜택을 기대할 수 있군요. 

송금종 기자 ▷ 네. 그리고 전기를 적게 쓰는 가구는 현행과 같은 요금을 내지만, 많이 쓰는 가구는 부담이 줄면서 에어컨 등 냉방기 사용이 많은 여름철 전력 사용 유형과도 맞아떨어진다는 게 이번 개편안의 장점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여름철인 7,8월에만 누진 구간을 늘린다고 했는데요. 그렇다면 7월부터는 평균 이상의 전기를 쓰는 가정의 요금은 줄어들게 되는 겁니까? 

송금종 기자 ▷ 네. 정부 안에 따르면 현행 누진제는 200kwH 이하인 1구간에 93.3원, 201에서 400kwH의 2구간에 187.9원, 400kwH 초과하는 3구간에 280.6원을 부과하는데요. 앞으로는 1구간 300kwH 이하, 2구간 301~450kwH, 3구간 450kwH 초과로 상향 조정됩니다. 구간에 따른 요금 변동은 없고요. 

김민희 아나운서 ▶ 구간에 따른 요금 변동은 없지만, 구간을 상향 조절한 거죠. 그러고 보면, 정부는 역대급 폭염을 기록했던 지난해 여름에도 한시적으로 구간을 확장했었어요.  

송금종 기자 ▷ 네, 다만 할인되는 전기 사용량의 상한선을 450kwH로 낮췄습니다. 전기 사용이 많은 가구에 혜택이 과도하게 집중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그럼 그 효과에 대해서도 좀 살펴보죠. 얼마나 많은 가정에서 전기요금을 아낄 수 있을까요?

송금종 기자 ▷ 일단 한 달에 200kwH 이상을 쓰던 가구에서는 모두 전기요금이 줄어듭니다. 감사원이 지난 4월 산정한 에어컨 보유 가정의 여름철 필수 전력사용량이 330.5kwH라는 점을 감안하면, 냉방기기를 쓰는 가정의 대부분은 요금 절감 혜택을 볼 수 있다는 뜻으로 볼 수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이번 요금체계 개편에 따라, 여름철 전기요금 폭탄을 맞을 가능성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는 겁니까?

송금종 기자 ▷ 네. 지난해 여름 한시적으로 누진 구간을 확대한 결과, 8월 한 달간 1612만 가구의 전기요금이 올랐지만, 이 가운데 60% 정도인 996만 가구의 오름폭은 2만원에 못 미쳤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누진 구간 상향 조정에 따라 기존에는 2구간이었지만 1구간으로 내려가는 경우가 있을 텐데, 그 경우 월 전기요금이 얼마나 줄어들까요?

송금종 기자 ▷ 기존 2구간에 속했다가 이번 개편으로 1구간으로 내려가는 201~300kwH 소비 가구의 감소폭이 두드러지는데요. 지난해 기준으로 250kwH를 사용하던 가구는 월 전기요금이 현행 3만 3710원에서 18.3%. 6170원이 줄어들어, 2만 7540원으로 낮아지게 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보다 더 많은 전기를 쓰던 가구는요?

송금종 기자 ▷ 300kwH를 쓰던 가구는 현행 4만 4390원에서 3만 2850원으로 26.0%. 1만 1540원이 줄어들고요. 350kwH, 400kwH를 소비하는 가구의 요금도 각각 19.5%, 16.4% 축소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기존 3구간에서 2구간으로 떨어지는 가구 같은 경우, 요금 절감 효과가 더 크겠어요. 

송금종 기자 ▷ 네. 기존 3구간에서 2구간으로 떨어지는 400kwH 초과 가구의 요금도 20% 넘게 줄어듭니다. 가령 한 달에 450kwH를 쓰는 가구의 전기요금은 현재 8만 8190원에서 6만 5680원으로 25.5%. 2만 2510원이 깎이는데요. 그건 여름철 두 달간 4만 5000원 정도의 전기요금을 절감할 수 있는 셈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거기까지는 감소폭이 크지만, 그보다 더 많은 전기를 사용하는 가구는 그렇지 않은 거죠?

송금종 기자 ▷ 그렇습니다. 500kwH 이상의 전기를 소비하는 가구의 요금 감소 비율은 10% 초중반으로 내려갑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전체적으로 예상해볼 때, 전기요금 인하 해택을 받을 수 있는 가구는 얼마나 될까요?

송금종 기자 ▷ 올여름 기온이 2017년과 같은 평년 수준에 머물면, 혜택을 받는 가구는 1541만 가구, 가구별 전기요금 절감액은 월 9486원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가계경제를 생각한다면 당연히 누진 구간을 조절해 전기요금 폭탄을 막아주는 것이 좋지만, 이렇게 전기요금을 전체적으로 낮추게 되면, 그건 결국 한국전력공사의 적자로 돌아가는 거죠? 들어오는 수입이 줄어드니 적자폭이 늘어날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송금종 기자 ▷ 네. 한전은 이미 올해 1분기에만 6299억 원의 적자를 냈습니다. 2011년 이래 최악의 기록이기 때문에, 줄어드는 전기요금 수입을 채울 방안이 필요한 상황인데요. 아직 그 적자를 정부 재정으로 메울지 아니면 추후에 요금 조정을 할지는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그리고 지난해 111년 만의 폭염이 찾아왔을 때, 누진세 상한선 구간을 일시적으로 완화하는 처방 이후, 누진제 존폐 논란은 더 무성해졌는데요. 그래서 그런지 이번에는 아예 누진제를 폐지하는 방안도 논의했다고 하는데, 그 부분은 어떻게 결론이 났습니까?

송금종 기자 ▷ 누진세 폐지 방안이 논의되기는 했지만, 당장 도입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전기를 많이 쓰는 집은 혜택이 크지만 상대적으로 덜 쓰는 1400만 가구의 요금은 오히려 올라가기 때문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아직 누진세 폐지 개편 도입은 어려운 것으로 결론이 났군요. 그럼 이번 개편안이 언제부터 적용되는지, 그 부분도 전해주세요. 

송금종 기자 ▷ 한국전력의 이사회를 거쳐 7월부터 적용될 예정이지만,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전기요금이 내려간 만큼 한전의 부담이 매년 2500억 원 이상 늘어나기 때문에 이사회 의결 과정에서 진통도 예상되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누진세를 둘러싼 논란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최근 날이 더워지면서 에어컨 사용이 늘고 있는데요. 사실 더워도 전기요금 때문에 에어컨을 틀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시는 분들도 꽤 있거든요. 그래서 그 관련 정보도 몇 가지 정리해볼게요. 먼저, 에어컨을 제습 기능으로 사용하면 전기세가 절약된다는 말이 있는데, 어떻습니까?

송금종 기자 ▷ 일단 정답부터 알려드리면 그렇지 않습니다. 에어컨 제습모드는 공기 중의 수증기를 제거해 습도를 낮추는 것인데요. 에어컨 제습모드를 켜면 실외기가 돌아가지 않기 때문에, 실내 온도를 낮추는 시간은 냉방모드를 작동했을 때보다 늘어나게 됩니다. 또한 실내와 실외 환경에 습기가 많을 경우 에어컨 제습기능의 전력 소모가 더 많을 수 있고요. 단, 맨 처음 가동할 때 낮고 강한 냉방으로 설정했다면 제습 모드로 온도를 유지할 수도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제습으로 해두면 전기요금을 줄일 수 있다는 게 무조건 맞는 말은 아니라는 점. 알아두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실내에 에어컨을 틀 때는 방문을 다 닫아야 효과적이라고 알고 있는 경우도 많은데, 그건 어떻습니까?

송금종 기자 ▷ 그것도 아닙니다. 에어컨은 넓은 공간에서 공기가 더 잘 흘러가기 때문에, 방문을 열어두고 벽걸이 에어컨, 스탠드 에어컨 등을 사용하는 것이 좋고요. 또 이때는 실외기 작동을 최대한 빨리 정지하게 만드는 것이 에어컨 전기세 절약 꿀 팁 중 하나이기 때문에, 에어컨 풍량 등을 강하게 틀어 설정한 희망온도에 빨리 도달하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어 한 가지만 더 알아볼게요. 보통 에어컨을 켰다가 추우면 끄고 그렇게 반복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렇게 에어컨을 껐다 켰다 하면 전기요금 폭탄을 맞는다고 해요. 실제로 그럴 수 있는 겁니까?

송금종 기자 ▷ 네, 그럴 수 있습니다. 에어컨 전기세 절약을 위해 에어컨을 여러 번 껐다 켰다 하면 오히려 전력 소비량이 늘어나는데요. 전력 소모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에어컨을 한 번 가동했을 때 1~2시간 가량 계속 틀어두는 것이 좋고요. 에어컨 가동 전 환기를 시키고, 처음에 강풍으로 틀었다가 이후 약풍으로 낮추거나 선풍기, 에어서큘레이터 등으로 공기를 순환시키는 것이 도움 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사용 상 기억해두어야 할 점들도 있지만, 일단 기본적으로 에어컨을 비롯한 모든 전자제품을 사용하지 않을 때는 전기코드를 뽑고, 구매할 때 미리 에너지 효율을 확인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러면 전기요금 폭탄을 막을 수 있겠죠. 훈훈한 경제 마칩니다. 지금까지 송금종 기자였습니다. 

송금종 기자 ▷ 네. 감사합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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