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한 많이 담으라”…유통업계, 양파 소비 ‘구원투수’ 자청

마트‧백화점 “양파 무한 담기”…정부 “2만6000톤 긴급 수매”

기사승인 2019-06-25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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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생산에 따른 양파 가격 폭락으로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는 가운데, 유통업계가 구원투수로 뛰어들었다. ‘양파 무한 담기’ 등 할인행사를 벌이는가 하면 급식업체에서는 양파를 추가 매입해 수출하는 방안도 계획 중이다. 서울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현재 양파 가격은 1kg당 415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06원보다 무려 41% 떨어졌다. 

현대백화점은 오는 28일부터 내달 4일까지 경인 지역 7개 점포에서 '양파·감자 무한 담기' 행사를 연다. 양파는 가로 25cm, 세로 36cm 비닐봉지에, 감자는 정해진 규격의 박스에 최대한 담아 각각 5900원과 79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양파는 최대 13개, 감자는 최대 18개까지 담을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현대백화점 식품관의 평균 판매가보다 50%가량 저렴하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또 백화점과 아웃렛 16개 매장의 직원 식당에서도 양파와 감자가 들어간 메뉴를 확대 운영할 방침이다. 점포별로 특정 요일을 '양파데이', '감자데이'로 정해 토마토 양파 냉채, 감자 고추장찌개 등 양파와 감자 관련 메뉴를 선보인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종합식품기업 현대그린푸드도 양파 농가 지원을 위해 양파 100톤을 추가 매입해 식재료로 활용하기로 했다. 또 양파의 수출을 돕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마트에서도 양파 가격 하락으로 고심 중인 농가를 돕기 위해 27일부터 내달 3일까지 지름 9cm가 넘는 대과 양파 할인행사에 돌입한다. 이는 올해 양파 풍년으로 크기가 큰 대과가 6.5cm∼9cm 크기의 중과보다도 싼값에 팔릴 정도로 가격이 떨어진 탓이다. 이마트에 따르면, 전체 양파 수확량의 30% 미만이었던 대과 비중은 올해 50%까지 상승했다.

가격에서도 대과가 중과보다 kg당 10∼20% 비쌌지만, 올해는 역전돼 대과가 오히려 15%가량 값싸졌다. 대과는 식당이나 급식업체에서 주로 소비된다.

아울러 이마트는 각 가정에서 양파 소비가 촉진될 수 있도록 이번 할인행사와 더불어 농림축산식품부와 공동으로 매장에서 양파의 효능과 요리법을 안내하는 전단을 비치한다. 롯데마트 역시 이달 13일부터 19일까지 농림축산식품부와 함께 ‘양파 무한 담기’ 할인 행사를 진행했다. 정부는 양파 2만6000톤을 긴급 수매하고, 수출물류비 지원 확대도 나선 상태다. 

이처럼 정부와 유통업계까지 나서 힘을 쏟고 있지만, 가격이 안정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양파의 생산량이 예상치 보다 훨씬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 양파의 평년 생산량은 약 110만톤으로, 정부는 양파 과잉 생산 예상치를 당초 15만톤에서 최근 17만톤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에 양파 가격이 앞으로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어두운 전망도 고개를 든다. 

이마트 관계자는 “일각에선 1980년 양파 통계가 작성된 이후 최고치였던 2014년 총 생산량 158만톤을 뛰어넘을 수도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면서 “이번 기회에 양파를 대량으로 구매해 즙, 장아찌 등으로 가공해 먹으면 저장성이 용이할 뿐 아니라 건강에도 좋고 농민도 도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라고 전했다. 

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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