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엇의 새로운 바람 '롤토체스'(TFT)

기사승인 2019-07-24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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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플레이어 온라인 배틀 아레나(MOBA)의 틀에서 벗어나 이른바 ‘롤토체스’로 불리는 리그 오브 레전드(LoL)의 새로운 게임 모드 ‘전략적 팀 전투’(Team Fight Tactics : TFT)가 출시 한 달 만에 게임계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유저들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다. 

2019년 6월 둘째주 기준 PC 방 점유율이 36%였던 LoL은 TFT 출시 후 40%에 육박했다. 유명 BJ와 스트리머들도 TFT를 즐기며 유저들의 유입을 이끌어내 점유율은 더 올라갈 전망이다.

▲ 협곡을 떠나 머리를 식히고 싶다면 '롤토체스'를

그렇다면 TFT는 어떻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되었을까.

5대5 게임으로 펼쳐지는 ‘소환사의 협곡’과 ‘칼바람 나락’은 모든 상황을 봐야 하는 시야, 개인의 피지컬, 챔피언 숙련도, 팀원들과의 의사소통 등 많은 것을 요구한다. 또한 게임 시간도 길게는 4~50분까지 걸려 체력적인 부담도 존재했다.

하지만 TFT는 보다 가볍고 간단하다.

TFT는 화려한 손놀림과 순간적인 판단이 필요 하지 않다. 혼자서 게임 진행이 가능해 팀원들과의 괜한 분쟁도 일어나지 않는다. 또한 게임 시간도 길어야 30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아 빠르게 다음 게임을 진행 할 수 있다.

TFT는 입문도 상당히 쉬운 편이다. 라이엇 게임즈 공식 홈페이지에만 들어가면 게임에 대한 모든 조작법들이 적혀있다. 게임 진행 방법부터 영웅들간의 시너지, 아이템 조합 등 다양하고 정확한 정보들을 빠르고 쉽게 찾아낼 수 있다. 게임에 대한 정보를 숙지한다면 초보자들도 쉽게 1등을 할 수 있는 게임이다.

이외에도 LoL의 실제 챔피언들과 미니언, 아이템이 그대로 TFT에 등장해 유저들의 흥미를 끌어냈으며 플레이어의 아바타와도 같은 ‘전설이’도 TFT의 인기를 이끈 주역 중 하나다.

TFT를 즐겨하는 한 20대 유저는 "5대5 경쟁전을 하다보면 가끔 지치는 경우가 있다. 게임을 과몰입을 할 때도 있고, 팀원들이나 상대들과 말싸움을 벌이다보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런데 이번에 TFT가 나와서 LoL이 더욱 재밌어졌다. 보통 5대5 경쟁전을 하다가 머리를 식힐 겸 TFT를 하는데 스트레스를 크게 받지 않아 편하게 게임을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 e스포츠로의 발전 가능성도 충분

e스포츠로서의 가능성도 충분해 지속적인 유저 유입도 기대해 볼 법 하다.

지난 15일부터 17일 라이엇 코리아는 ‘TFT 인비테이셔널 대회’를 개최했다. BJ와 스트리머를 대상으로 한 첫 국내 대회인 'TFT 인비테이셔널'은 최고 시청자 수가 2만명에 육박했을 정도로 상당한 관심을 끌었다. 지난 17일에는 북미, 유럽 스트리머를 대상으로한 '트위치 라이벌스 : TFT'가 개최됐다. 

방송 플랫폼 아프리카TV는 지난 23일 오후 9시 '체케스'(롤토체스 케빈의 스크림)을 개최했다. 이날 동시 시청자수 5000여명을 돌파하며 TFT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개발사 측의 공식적인 발표는 없었지만 잠재성이 충분해 향후 정식 e스포츠 대회 개최 가능성도 열려 있다.

▲ 표절 논란 있지만 롤토체스만의 개성도 존재

TFT는 출시 당시 '오토체스'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LOL과 동일한 AOS 장르 게임인 '도타2'의 유즈맵 방식으로 나온 오토체스는 중국 '거조다다 스튜디오'에서 개발한 것으로 도타2의 영웅 캐릭터들을 활용해 체스보드에서 전투를 벌이는 턴제 전략 게임이다. 한 때 글로벌 동시 접속자 수가 100만 명이 넘었을 정도로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 

개발 운영진이 “오토체스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밝힌 TFT는 오토체스의 ‘종족 시너지’ ‘등급별 외형 변경’ ‘체스 판 전장’ 등 많은 부분 유사한 점이 있다.

이외에도 참여 플레이어 수, 유닛 구성 및 구매, 라운드 진행, 전투 진행, 강화 등 오토체스와 많은 부분에서 유사하다.

하지만 오토체스와 확연히 다른 점도 존재한다.

오토체스는 4X8 사각형 타일 맵에서 게임이 진행되지만 TFT는 3X7 육각형 타일 맵에서 진행된다.

또한 오토체스는 상대방과 직접적인 대결을 하지 않는다. 상대의 덱의 허상과 전투를 벌이는 반면 TFT는 상대와 직접적인 대결을 진행한다. 상대와 직접적인 대결을 펼쳐 승리시 짜릿한 쾌감을 느낄 수 있다. (단, 남아있는 플레이어의 수가 홀수일 경우 무작위로 선정된 한 플레이어의 덱이 복사된다)

여기에 오토체스는 후반 게임을 뒤집기 위해선 자신의 체력을 관리하면서 필요한 영웅을 모으는 사전 작업이 필요하다. 반면 TFT는 ‘챔피언 공동 선택’에서 원하는 챔피언을 현재 순위의 역순으로 선택할 수 있다. 초반부에 승패의 향방이 갈리는 오토체스에 비해 TFT는 ‘챔피언 공동 선택’을 통해 일발 역전이 가능하다.

▲ 출시 한 달, 손 댈 부분은 

라이엇의 새로운 바람  '롤토체스'(TFT)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TFT지만 아직은 보완점이 존재한다.

출시 초반 게임 매칭이 10분을 넘겼으며, 아직까지 게임 내에 크고작은 버그가 존재한다. 또한 게임 매칭 후 게임 시작까지의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이다. 챔피언, 조합 밸런스 불균형, 매칭 시스템 불안정도 아직 개발진의 숙제다.

LoL 커뮤니티의 한 유저는 "게임을 하는데 버그 때문에 억울할 때가 많다. 버그 때문에 이길 수 있는 게임을 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또 게임 매칭이 오래걸릴 때 지겨워져서 그냥 5대5 게임을 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라이엇 측은 유저들의 불만을 지속적으로 접수, 업데이트를 통해 문제점을 하나씩 해결해나가고 있다.

라이엇 코리아 관계자는 “리그 오브 레전드의 새로운 게임모드 ‘전략적 팀 전투’에 플레이어 여러분께서 많은 사랑을 주고 계신 만큼, 앞으로도 본 모드가 더욱 즐거운 경험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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