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기로 마주한 한일갈등…일본 추가 보복 우려 속 방콕에‘이목집중’

기사승인 2019-07-31 18:4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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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기로 마주한 한일갈등…일본 추가 보복 우려 속 방콕에‘이목집중’한일 양국의 외교장관이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 통제 강화 조치 이후 악화 일로를 걸어온 한일관계가 갈등의 완화냐, 확대냐의 중대기로에 서게 됐다.

31일 연합뉴스와 외교부에 따르면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은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한 계기에 8월 1일 외교장관회담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날은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화이트 리스트) 대상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처리할 것으로 알려진 2일 직전이다.

결국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면 한국을 향해 사실상 경제 전면전을 선포하는 것으로, 양국 갈등 상황이 장기화·고착화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이번 회담은 양국에게 파국을 맞기 위한 마지막 기회인 셈이다.

특히 일본이 고위급 소통에 응하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여왔던 것을 고려하면 한일 외교장관회담이 성사된 것만으로도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일본의 태도에 실질적인 변화를 끌어낼 수 있느냐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많은 상황이다.

강 장관은 회담에서 수출규제 조치를 즉각 철회하고 한국을 화이트 리스트 대상에서 제외하는 작업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일본이 순순히 응할 가능성은 낮다. 오히려 고노 외무상은 관련 조치의 정당성을 주장하며 한국이 강제징용 배상판결과 관련해 양보를 해야한다는 주장을 거듭할 가능성이 높다. 갈등 완화의 계기가 되기보다는 자칫 양측의 입장을 재확인하며 충돌하는 자리가 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다만 한일 외교장관회담을 계기로 기류가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미국이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은 한국과 일본에 분쟁을 중지하는 협정에 합의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아사히신문은 이날 "일본에는 수출규제 강화를 추가로 진행하지 않을 것, 한국에는 압류한 일본기업의 자산을 매각하지 않을 것을 각각 촉구하고, (한미일) 3국이 수출규제에 관한 협의의 틀을 만드는 방안에 대해서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 방안은 '일본기업의 자산을 매각하지 말아달라'는 요청은 행정부가 사법절차에 개입할 수 없다는 점에서 정부가 받아들일 수 없는 방안이다.

미국의 움직임은 국내에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폐기 움직임이 있는 등 한일갈등이 한미일 안보협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자 움직였다는 분석도 있다.

한일 외교장관회담에 이어 2일께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까지 포함한 한미일 3국 외교장관 회동도 열릴 전망이어서 이 자리에서 한일 갈등 완화를 위한 미국의 본격적인 노력이 이뤄질 것으로 점쳐진다.

임중권 기자 im918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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