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벤투스, 이렇게 오만할 수가

유벤투스, 이렇게 오만할 수가

기사승인 2019-08-01 12:30:39
- + 인쇄

유벤투스, 이렇게 오만할 수가적반하장이 도를 넘었다. 오만하기 이를 데 없는 유벤투스다.

앞서 지난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유벤투스와 팀 K리그의 친선전 이후 유벤투스는 계약 불이행, 비매너 등으로 논란을 낳았다. 

유벤투스는 예정됐던 킥오프 시간보다 약 1시간 지각했고, 최소 45분 이상 출전하기로 한 계약과 달리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경기 내내 벤치만 지켰다. 

국내 여론이 들끓자 프로축구연맹은 유벤투스에게 공식적으로 항의 서한을 보냈다.

그럼에도 유벤투스 수뇌부는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 변명으로 일관하며 책임을 회피했다.

3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드레아 아넬리 유벤투스 회장은 권오갑 프로축구연맹 총재 앞으로 “우리가 팬들을 무시하는 무책임하고 거만한 행동을 했다는 데 동의할 수 없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서한에는 한국과 연맹에 책임을 떠넘기는 내용도 담겼다. 

뻔뻔하다. 핵심은 이 사태의 1차적인 책임이 유벤투스에게 있다는 점이다. 

유벤투스의 주장과 다르게 연맹은 당초 26일 개최가 아니면 친선전 성사는 힘들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26일에도 경기를 치를 수 있다고 손을 내민 건 유벤투스였다. 

연맹은 유벤투스가 싱가포르, 중국 등에서 강행군을 소화한다는 점에 우려를 느꼈다. 주최사인 더 페스타의 경험 부족도 신경 쓰였다. 하지만 유벤투스의 마케팅 부문 실무 책임자(마르티노 리몰디)가 직접 연맹을 찾아 전세기 이야기까지 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연맹에 따르면 유벤투스 관계자는 ‘호날두의 45분 이상 출전이 보장되어 있는 것이 맞는가?’, ‘새로운 감독이 부임했는데 호날두의 출전에는 문제가 없는가?’, ‘1군 선수들로 선수단이 구성되는 것이 맞는가’ 등의 질문에 “주최사 간 계약으로 보장된 사항들이며 반드시 이행될 것”이라고 답했다. 

또한 ‘경기 당일 기상악화로 인한 비행기 연착 등에 대처할 방안이 준비돼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도 “수많은 해외투어 경험이 있고, 여러 공항과 이동 경로를 확보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라고 연맹을 안심시켰다.

누구보다 의욕적이었던 건 유벤투스다. 계약을 했으면 이행을 해야 마땅하다. 당일 연착, 교통체증 등으로 일어난 변수도 감당해야 한다. 

호날두의 결장도 그렇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면 미리 공지를 했어야 했다. 불가피했다면 짧은 시간이라도 경기에 뛴 다음 공식 사과를 전하는 것이 도의다. 하지만 유벤투스는 위약금의 규모가 작다는 점을 이용해 한국 축구팬들을 기만했다. 

더욱 당혹감을 자아내게 만드는 건 유벤투스의 근거 없는 오만함이다.

유벤투스가 세계적인 명문 클럽인 것은 맞다. 하지만 공권력을 투입해야 될 정도의 귀빈은 아니다. 경찰 에스코트 요구는 가당치도 않다. 

또한 유벤투스는 경기 당일 킥오프 시간을 논의하며 경기 시간을 전후반 각 40분에 하프타임 10분으로 줄여달라고 일방적으로 요구했다.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위약금을 내고 경기를 취소하겠다는 협박도 했다. 오만함으로 똘똘 뭉친 유벤투스가 어떤 시각으로 한국을 바라봤는지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들이다. 

유벤투스가 거짓된 변명으로 일관하는 점도 실망스럽다.

공항을 빠져나오는 데만 1시간 50분이 걸렸다는 유벤투스의 주장은 거짓으로 드러났다. 법무부 출입국 사무소에 따르면 유벤투스 선수단 전원의 입국심사는 총 26분밖에 소요되지 않았다. 

교통체증 역시 핑계가 될 수 없다. 연맹은 주최사를 통해 유벤투스가 6시 30분까지 경기장에 도착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그런데 유벤투스가 호텔을 출발한 시점은 6시 15분이었다. 유벤투스는 호텔에서 경기장까지 40분이 소요될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설령 그렇다고 하더라도 유벤투스가 늦게 출발한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한편 유벤투스는 최근 구단 홈페이지에 “서울월드컵경기장은 66,000명의 팬들로 가득 찼다. 지구 반대편의 팬들도 유벤투스에 대한 열정을 보여줬다”며 방한 일정을 자화자찬했다.

눈과 귀를 막은 이들의 모습에 축구 팬들의 분노는 더욱 커지고 있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