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앞에선 민주화의 불꽃도 사그라지나

故 이희호 여사 ‘추모비 비용’ 두고 김대중평화센터 vs 장례위원회 갈등

기사승인 2019-08-06 22:2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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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앞에선 민주화의 불꽃도 사그라지나

추모식 비용 4500만원 때문에 고(故) 이희호 여사의 영정이 수십일간 방치되는 등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이 여사의 영면이 방해를 받고 있다.

지난 6월 별세한 이희호 여사의 추모식을 진행했던 업체들이 제단용 꽃값과 행사 진행 비용 등을 전혀 받지 못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고 KBS는 6일 보도했다. 서울 현충원에서 열린 추모식의 비용을 아무도 지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정부가 1억원의 장례비용을 지원하고, 이낙연 총리가 조사를 낭독하는가하면,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5당 대표가 참석해 사회장으로 추모식이 치러졌지만, 정작 꽃 제단과 음향기기 등의 비용을 김대중평화센터도, 장례위원회도 부담하지 않고 있었다.

센터 김성재 이사는 현충원 추모식에 동의한 적이 없었던 만큼 비용을 부담할 수 없다는 입장인 반면, 장례위 공동집행위원장이었던 더불어민주당 설훈·김한정 의원은 유족 동의를 얻어 진행했으니 정부에서 준 돈으로 처리하면 된다는 입장을 내세워 맞서는 것으로 전해진다.

심지어 양측은 오는 18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10주기를 앞두고 갈등 표출을 자제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론 형사 고발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KBS는 “민주와 평화의 뜻을 계승하겠다며 한 목소리를 냈던 사람들이지만, 업체에 방치돼온 고 이희호 여사의 추모식 영정 사진조차 취재가 시작된 이후에야 뒤늦게 찾아갔다”며 이들의 행태를 꼬집었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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