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건강뉴스-체크리포트] “식욕 커지는데 체중은 줄어” ‘호르몬 과다’ 갑상선항진증 방치하면 부정맥 위험…약물치료 끊지 말고 1년 이상 받아야

기사승인 2019-08-21 14:44:46
- + 인쇄

 

<스튜디오>

우리 목 앞쪽 한가운데를 보면 튀어나온 물렁뼈가 있습니다.

물렁뼈 아래, 기도를 감싸고 있는 나비 모양의 내분비기관이 갑상선인데요.

갑상선은 몸 속 에너지 대사에 관여하는 요오드를 음식을 통해 흡수해 호르몬을 만들어냅니다.

호르몬은 체온을 유지하고 대사량을 조절하면서 신체기관의 기능이 정상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돕습니다.

그런데 갑상선 호르몬은 적정량이 있습니다.

몸에서 필요한 만큼만 있으면 되는데, 이게 지나치면 문제가 됩니다.

질환 이름은 갑상선항진증.

방치하면 발작이나 심장질환 가능성을 높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리포트>

손 떨림 증상이 계속되자 신경계 질환을 의심하고 병원 신경과를 찾았던 이해진(가명·25) 씨.

진료 결과 신경 쪽엔 이상이 없었습니다.

대신 갑상선 호르몬이 너무 많이 분비되고 있다는 진단을 받았고, 이후 4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약을 먹어야 했습니다.

이해진(가명·25) / 갑상선항진증 환자
“많이 자도 피곤이 풀리지 않아요. 처음에는 잠이 많아서 그런 줄 알았는데 갑상선기능항진증 때문에 피곤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또 중간에 한번은 갑상선 목 쪽으로 몽우리가 잡혀서 검사를 한 적이 있는데, 그것도 갑상선기능항진증 때문에 갑상선에 몽우리가 생길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한번 크게 생겨서 빼내는 시술을 받았어요.”

갑상선항진증에 걸리면 필요 이상으로 만들어진 에너지를 소모하느라 식욕은 커지고 체중은 줄어듭니다.

또 평소에 비해 몸이 뜨거워지며, 피로감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자율신경기능도 자극을 받는데, 심박 수가 빨라지면서 쉽게 흥분하거나 집중력이 저하되기도 합니다.

이 같은 증상의 갑상선항진증은 또 다른 원인 질환 때문에 주로 발생하는데요.

그 원인 질환의 이름이 그레이브스병입니다.

그레이브스병은 일종의 자가면역질환으로, 면역 체계가 오작동을 일으켜 정작 대응해야 할 바이러스 같은 외부 항원이 아닌 내부 정상 조직을 교란시켜버립니다.

자가면역에 의해 만들어진 항체는 갑상선을 자극하고, 이로 인해 호르몬이 끊임없이 생성됩니다.

유지희 교수 / 고려대안산병원 내분비내과
“갑상선 호르몬이 몸에서 상승한 상태로 유지되면 심박출량이 증가하면서 결국 심장에 과부하가 걸리는 상태가 오랫동안 지속되는데요. 그런 상태가 되면 심부전이 될 수가 있고요. 또 워낙 갑상선항진증 자체가 맥박 수를 빠르게 하는 영향을 주기 때문에 빈맥이나 부정맥 같은 현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드물게는 갑상선 중독 발증이라고 해서 고열이나 의식장애 같은 것을 동반하는 심각한 상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의심되는 증상이 있을 경우에는 조기에 가까운 병원을 방문해 검사를 받아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스튜디오>

갑상선항진증 발병 빈도는 여성이 남성보다 3배 이상 높습니다.

여성의 발병률이 높은 이유에 대해서는 명확히 알려져 있지 않지만 면역을 조절하는 유전자, 기타 호르몬 분비 과정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또 전체 진료 인원 가운데 3분의 2는 30~50대가 차지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가족 중에 갑상선 질환 환자가 있거나 스트레스가 심한 경우 더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합니다.

전문의에 따르면, 갑상선항진증은 불임이나 유산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건 제대로 치료를 받지 않고 방치할 때 얘기고요.

치료를 통해 갑상선 기능을 정상적으로 유지하면 임신하는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치료 과정에서 받게 되는 약물치료는 임신 기간 중이더라도 상관이 없다고 합니다.

단, 약물의 종류나 용량의 조절은 필요할 수 있으니 전문의와 상담을 갖는 게 좋습니다.

<리포트>

갑상선항진증은 혈액검사로 호르몬 농도를 측정해 진단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갑상선 스캔 검사와 방사성 요오드 섭취율 검사 등을 병행해 병이 걸린 원인을 짚어볼 수 있습니다.

유지희 교수 / 고려대안산병원 내분비내과
“이건 갑상선 스캔 검사를 통해 방사성 요오드가 갑상선에 어느 정도 섭취되는지, 그 섭취율을 함께 보는 검사입니다. 방사성 요오드의 섭취율이 높을수록 갑상선 조직이 더 까맣게 나비모양으로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는데, 보통 그레이브스병인지 아닌지 감별하기 위한 하나의 감별 진단 방법으로 이 갑상선 스캔과 방사성 요오드 섭취율 검사를 진행하게 됩니다. 이게 진할수록 상태가 안 좋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요. 방사성 요오드의 섭취율이 증가돼 있다, 아니다를 기준으로 봐서 갑상선항진증의 원인이 그레이브스병일 것이다 아니면 다른 갑상선염이나 다른 원인일 것이라고 판단하게 됩니다.”

치료는 갑상선 호르몬의 생산을 억제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흔히 항갑상선제를 사용한 약물치료를 시행하는데, 복용을 중단할 경우 재발률이 높은 것이 단점입니다.

항갑상선제는 대부분 부작용이 없는 안전한 약물이지만, 드물게 혈관염이나 간 기능 장애를 초래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약물치료 외에는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 갑상선 절제술 등이 이뤄질 수 있습니다.

유지희 교수 / 고려대안산병원 내분비내과
“약물치료를 적절히 한 경우 관해율은 약 40~50% 정도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나머지 50% 정도는 약물치료를 중단했을 때 1년 이내에 재발하는 경우가 많아서 보통 약물치료를 할 때 증상이 호전됐다고 해서 바로 중단하지 않고 1년 정도 이상 유지치료를 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관해라는 표현을 쓰셨는데, 그렇다면 완치는 생각할 수 없는 건가요?)
“완치라는 것은 갑상선 기능이 정상적으로 오랫동안 유지되는 상태를 말하는 건데, 그레이브스병 같은 경우에는 워낙 재발이 흔한 병이고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50% 정도에서는 재발을 하기 때문에 완치됐다고 판단했다고 하더라도 결국 몇 년 뒤에 재발하는 경우가 많아서 완치라는 표현은 잘 쓰지 않고 관해라는 표현을 보통 씁니다.”

<스튜디오>

완치가 어려운 갑상선항진증.

재발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꾸준한 약물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도중에 끊어버리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짧게는 12개월, 길게는 18개월 정도 약물치료를 이어가야 합니다.

앞서 보신 것처럼 절반에 달하는 환자에서 재발이 나타난다고 하니 약물치료 중지 후에도 주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해 혈액검사를 받고 갑상선 기능 상태를 점검하는 게 좋겠습니다.

한 가지 더 말씀드리면, 갑상선 질환이나 그레이브스병이 있으면 미역이나 다시마 같은 해조류를 먹으면 안 된다는 오해가 있는데요.

일반적인 양의 해산물 섭취는 무방하다고 합니다.

또 그레이브스병이 있는 경우 흡연을 하면 갑상선암 병증이 악화될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해 주시길 바랍니다.

 

김성일 기자 ivemic@kukinews.com

 [쿠키건강뉴스-체크리포트] “식욕 커지는데 체중은 줄어” ‘호르몬 과다’ 갑상선항진증 방치하면 부정맥 위험…약물치료 끊지 말고 1년 이상 받아야

※ 포털에서 영상이 보이지 않는 경우 쿠키영상(goo.gl/xoa728)을 통해 시청하시길 바랍니다.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