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바람타고 ‘전기 상용차’ 뜬다

기사승인 2019-08-23 0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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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환경 보전의 중요성이 급부상하고 있는 21세기, 지구촌 곳곳에서 자동차 배기가스 감축을 위한 노후 경유차 규제 강화와 조기 폐차를 통한 친환경 바람이 거세다. 특히 자동차 배기가스가 공장의 유해 먼지와 함께 미세먼지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도 전기 상용차 시장에 앞 다퉈 진출하는 모양새다. 친환경 바람을 타고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는 전기 상용차의 이모저모를 Q&A 형식으로 알아본다.

◇상용차란 무엇인가?

-상용차(商用車)란 간단히 말해 ‘상업용 자동차’의 줄임말이다. 상업적 용도를 위해 사용되는 영업용 차량을 의미한다. 상용차에는 물건의 수송에 사용되는 트럭이나 밴, 사람의 수송에 사용되는 버스, 건설 차량, 농기계 등 다양한 특수차들이 포함된다.

이러한 상용차 시장에서는 최근 환경오염 문제가 대두되면서 유해가스 배출이 없는 전기 상용차 부문이 급성장하고 있다.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기존 상용차는 운행 규모도 일반 승용차보다 많고, 대부분의 상용차가 디젤과 같은 화석 연료로 구동되는 탓에 배기가스 배출이 심하기 때문이다.

◇친환경 전기 상용차 시장의 미래는?

-2016년 파리 기후협약은 기후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오는 2050년까지 차량에서 배출되는 배기가스를 제로로 만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미국과 중국, 캐나다 등 많은 국가는 배기가스 감축 목표를 세웠으며, EU(유럽연합)에서도 2030년까지 중장비 상용차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19년 대비 30% 감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글로벌 각국이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기존 내연기관차에서 전기 상용차로의 교체가 필수적이다. 전기 상용차는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는 무공해 차량으로 일반 내연기관 차량보다 부품의 수가 적어 고장의 우려가 적다. 또 유지비를 감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아울러 소음이 기존 차량 대비 적을 뿐 아니라, 빠른 가속 및 회생 제동을 통해 더 많은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이러한 대외 상황들에 따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들도 전기 상용차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먼저 시장조사기관인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BNEF)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2040년에는 전기버스가 시내버스의 81%를 차지하고, 2020년부터는 전기 트럭과 전기 밴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맥킨지도 2030년이 되면 밴이나 트레일러 같은 상용차의 15%가 전동화되고, 유럽과 중국 등에서 소형 상용차의 35%가 전기를 바탕으로 구동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의 경우도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올해 상반기 등록된 전기 상용차만 전년 대비 166.7% 증가한 144대라고 밝혔다.

전기차 업계 관계자는 “전기 상용차 시장은 앞으로도 성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며 “향후 내연기관차를 대체하고 전기차가 늘어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의 전기 상용차 개발 동향은?

-우선 글로벌 상용차제조업체인 볼보트럭은 지난해 4월 최초의 전기 트럭인 볼보 FL 일렉트릭을 공개했다. 차량은 300kWh급 리튬이온배터리를 장착해, 1회 충전으로 최대 300km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또 185Kw급 전기모터 장착으로 최고출력 175마력, 최대토크 43.3kg·m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

아울러 지난해 9월에는 자율주행 기능까지 탑재한 베라(Vera)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차량은 별도의 운전석이 없고 낮은 차체로 공기저항을 줄였다. 베라는 현재 스웨덴의 예테보리 물류 센터에서 컨테이너 운송 작업을 하고 있다.

다임러그룹도 지난달 31일 독일에서 25t급 대형 트럭 악트로스의 전기차 버전인 e악트로스의 실증실험을 시작했다. 차량은 두 개의 모터와 240kWh 규모의 배터리가 탑재됐다. 1회 충전당 200Km까지 주행이 가능하며 2021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의 전기자동차 업체인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CEO도 트위터를 통해 136톤 화물 수송이 가능한 전기 픽업트럭인 세미를 올해 하반기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드 역시 567톤 화물 수송이 가능한 전기 픽업트럭을 출시할 것이라고 공개한 바 있다.

◇전기 상용차 시장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요소는?

-관련 시장에서 전기 상용차의 장밋빛 미래를 예상하지만 이를 더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전기차 배터리 기술이 뒷받침돼야 하는 상황이다. 차량의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상용차는 일반 승용차보다 필요로 하는 배터리의 용량이 크기 때문에 더 많은 양의 배터리가 탑재되기 때문이다.

예컨대 전기 승용차의 경우 배터리 용량이 50~100kWh 수준이라면 전기 트럭의 경우 1~2톤 규모의 청소차·택배·우편용 소형 트럭부터 수십 톤 규모의 컨테이너 트럭까지 종류가 다양해 배터리의 용량이 수십kWh에서 수백kWh까지 필요하다. 실제 순수 전기 승용차인 BMW I3에 96개의 배터리 셀이 탑재되는데, 전기 트럭의 경우에는 탑재되는 배터리의 양이 수백에서 수천 개까지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배터리의 양이 늘어나면 주행거리를 증가시킬 수 있지만, 반대급부로 공간적 제약이 발생해 인력이나 화물수송에 어려움이 발생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외 상용차 업계와 배터리 업계는 급속충전기술 개발 및 배터리의 에너지밀도를 높이는 등 차량의 무게는 줄이면서도 더 많은 양을 운송하고 주행거리를 늘리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세계적으로 환경에 대한 관심으로 주로 디젤엔진을 사용하는 상용차가 빠르게 전기차로 바뀔 것”이라며 “전기 상용차는 승용차 대비 용량과 출력이 우수한 고성능 배터리가 선호된다. 배터리 기술의 개선은 극복이 가능한 문제로 높은 기술력을 갖춘 국내 배터리 기업에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임중권 기자 im9181@kukinews.com친환경 바람타고 ‘전기 상용차’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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