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일자리 기여하는 제약바이오산업, 내실도 다져야

기사승인 2019-09-06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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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일자리 기여하는 제약바이오산업, 내실도 다져야최근 한국 제약바이오산업 채용박람회가 열렸다. 

이번 채용박람회에는 고등학교 재학생부터 석박사급 연구자들까지 4000여명의 구직자가 참여했는데 제약바이오산업의 급성장 및 정부의 지원 강화가 큰 관심을 모은 듯하다.

이번 박람회에는 80여개 제약바이오업체가 참여해 현장면접 및 직무멘토링을 진행했다. 특히 메디톡스 등 바이오업체에 많은 사람들이 몰리며 큰 관심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 등 바이오 대표 업체들이 불참한 것은 아쉬움을 남겼다.

신생 바이오업체 뿐 아니라 케미칼을 중심으로 한 매출 상위 제약사들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특히 신약개발 등 적극적인 R&D에 나서는 한미약품, 국내 매출1위 제약사 유한양행을 비롯해 자신들이 관심 있는 제약사를 찾아 상담을 받았다. 

이처럼 이번 박람회가 보여준 느낌은 아직 제약바이오산업에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갖고 있구나 하는 것이었다. 임상실패, 글로벌 제약사와 계약 해지, 늦장 공시, 임상허위자료 제출 등 잇따른 악재로 사실상 제약바이오업계는 ‘아무 소식이 없는 것이 좋다’라고 할 정도로 위축돼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이번 박람회 참관객에게 왜 제약바이오 분야를 선택했는지 묻자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고 성장 가능성이 큰 산업이라고 생각한다. 또 국민건강에도 일조 할 수 있어서”라는 답이 돌아왔다. 진심일까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반대로 밖에서 생각하는 제약바이오산업에 대한 인식이 아직은 괜찮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현실을 이러한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1호 선플라주가 허가된 이후 20년이 지난 현재 30개의 국산신약이 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중 5개가 허가가 취소되거나 시장에서 퇴출됐다. 다른 신약들도 블록버스터라고 할 수 있는 실적이 없다. 그냥 우리들만 신약을 개발했다며 즐거워 할 뿐이다. 

허가 취소 품목의 사유를 보면 실망이 더 크다. 한미약품 ‘올리타’는 조건부 허가까지 지원하며 글로벌 제약사와 대규모 기술수출 계약의 성과도 이뤘지만 임상문제로 취소됐다. 또 최근 많은 투자자에게 손실을 안겼던 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 사태는 아직 진행 중이지만 허가자료 허위제출로 취소됐다. 이 과정에서 정부의 허가과정 부실문제도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잊힐 만하면 적발되는 불법리베이트, 보수적인 문화에서 오는 갑질 등 악습관을 비롯한 비윤리적인 행동은 산업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이들의 맥이 빠지게 만든다. 

물론 부정적이지만은 않다. 최근 개발 중인 신약들은 시장성 등 다각적으로 고려해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무조건 ‘신약개발’은 이제 옛말이 돼 가고 있다. 여기에 앞서 말한 것처럼 미래 국가먹거리산업, 국가성장동력 등 제약바이오를 바라보는 시각은 기대감이 충만해 있다. 대통령은 올해 초 바이오헬스를 적극적으로 지원해 5대 수출 주력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히며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또 머지않아 브록버스터급 국산 신약도 나올 것 이라고 기대했다.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임상을 실패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만큼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윤리적인 행동은 다른 문제다. 

성장하는 제약바이오산업, 구직자들이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일자리 산업이 되기 위해서는 내부자정에 맡기기에는 이제 지친 듯하다. 이제 외부의 개입을 통해서라도 비윤리적 행동을 막고, 비윤리적 행동을 하지 않도록 개선에 나서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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