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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마다 가정폭력 급증…“보호조치 최대 10일 걸려” 대책 필요

한성주 기자입력 : 2019.09.12 06:00:00 | 수정 : 2019.09.12 15:38:55

사진=연합뉴스

명절 연휴 가정폭력 신고가 급증하는 현상이 되풀이되고 있다. 가정폭력 재발을 막기 위해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설 연휴기간 전국 경찰서에는 1032건의 가정폭력 신고가 접수됐다. 같은 해 평상시 가정폭력 신고건수 683건에 비해 51.1% 많은 수치였다. 지난해 추석 연휴에도 가정폭력 신고 건수는 평상시보다 42.4% 급증했다. 이에 각 지방 경찰청은 매년 명절 연휴 가정폭력 집중 관리조치를 실시해 왔다.

귀성 및 과음 등 명절 연휴의 특수한 상황이 가정폭력 발생 위험을 높인다. 명절 기간에는 친밀도가 낮았던 친척들이 한시적으로 같은 공간에 모여 대화하는 상황이 이어진다. 이때 노부모 부양, 가사노동 분담 등과 관련해 평소 잠재적으로 존재했던 갈등이 표면화하기 쉽다. 또 명절 연휴에는 식사 자리가 과음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음주 상태로 통제력이 떨어지면 가정불화가 가정폭력으로 심화하는 것이다.

가정폭력을 방지하기 위한 근본적 대책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법상 존속폭행죄, 존속협박죄 등 가정에서 발생하는 폭력 대부분은 ‘반의사불벌죄’다. 이에 따라 피해자의 고소 없이도 수사와 재판을 진행할 수 있지만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면 가해자에 대한 국가의 형별권이 없어진다. 검사의 기소 이후에도 피해자가 불처벌 의사를 표시하면 공소가 기각된다.

출처=경찰청 2018 경찰백서

다수의 가정폭력 피해자들이 가해자의 보복 위협 및 회유 등을 이유로 불처벌 의사를 밝힌다. 지난해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1148명의 경찰관을 대상으로 ‘가정폭력 사건 대응 시 가장 어려운 점’을 조사한 결과 ‘피해자가 소극적이거나 처벌을 원치 않는 경우가 많다’는 응답이 55.8%를 기록해 가장 많았다. 가정폭력 사건 신고가 검거까지 이어지는 비율도 하락하는 추세로 나타났다. 현재 국회에는 가정폭력범죄 반의사불벌죄 폐지 및 피해지원 강화를 골자로 한 가정폭력 근절 법안이 계류 중이다.

가정폭력 피해자 보호조치를 신속하게 취하지 못한다는 점도 문제다. 현행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피해자 보호조치를 실시하기 위해서는 경찰 신청, 검사 청구, 법원 결정, 경찰 집행의 4단계 과정을 거쳐야 한다. 가해자 수사 및 처벌과 별도로 피해자 보호조치 역시 형법 및 형사소송법 하에 이뤄지도록 규정된 것이다. 이에 접근금지 명령 등이 결정되기까지 최대 10일 이상의 보호 공백이 발생한다.

김우태 가야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가정폭력 사건은 가해자와 피해자가 물리적, 심리적으로 가까워 사건이 사소화되기 쉽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가해자의 처벌로 인해 피해자가 생계유지 곤란, 가족관계 해체 등의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피해자의 결정권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가정폭력 반의사불벌죄는 일정 부분 필요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가정폭력 피해자 보호 방안을 강화하는 것으로 사건 재발을 방지할 수 있다”며 “보다 신속한 분리·접근금지 명령으로 가해자의 재범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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