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曺國) 사태가 낳은 무당층 38.5%의 정치적 함의

기사승인 2019-09-17 15:3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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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曺國) 사태가 낳은 무당층 38.5%의 정치적 함의작금의 조국(曺國) 사태는 ‘공정, 평등, 정의’를 내세우던 현 문재인 정권의 위선적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그 결과 지난 대선 이후 정부 여당을 지지했던 상당수의 중도층이 이탈하고 있다. 추석 연휴 기간 발표된 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지난 7월에 비해 3.5% 하락한 31.3%를 기록했다. 그렇다면 야당이 이러한 현 정권의 실정(失政)에 따른 반사이익을 얻고 있을까? 유감스럽게도 한국당의 지지율이 오르기는커녕 오히려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2.6% 떨어진 18.8%를 나타냈다. 그러면서 같은 기간 무당층의 비율은 무려 4.8%나 늘어난 38.5%를 기록했다. 내년 총선을 7개월여 앞두고 전례 없이 늘어난 무당층이 던져주는 정치적 함의(含意)는 무엇일까?

우선, 많은 국민들은 이제 더 이상 국가와 국민과 국익을 내팽개치고 권력 유지에만 올인하는 문재인 정권의 패거리 정치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동안 국정 전반에 걸쳐 자행된 문 정권의 민주주의 파괴는 ‘민주화 운동’ 경력을 훈장처럼 자랑하던 현 집권세력을 권력욕에만 눈이 어두운 ‘거리의 데모꾼’으로 인식시키기에 충분했다. 또한 ‘적폐청산’이라는 이름으로 정치적 반대세력은 궤멸시키면서, 자기 패거리 세력의 범법행위는 감추고, 꼬리 자르고, 정당화하는 ‘내로남불’식 분열의 정치는 합리적 중도세력으로부터 버림받았다. 여기에 조국(曺國) 사태가 보여준 현 집권세력의 도덕적 타락은 ‘공정, 평등, 정의’를 갈망하던 20대 젊은 세대를 비롯한 많은 개혁을 갈망하는 표심(票心)에 돌이킬 수 없는 실망과 좌절을 안겨 주었다. 국민과 야당의 목소리에 눈감고 귀막은 채 나홀로 ‘마이웨이’를 고집하고 있는 문재인 정권의 국정 운영이 계속되는 한, 집권 후반기를 향해 갈수록 문 정권에 대한 민심 이반은 점점 더 확산될 것이다.

두번째는, 내년 총선과 차기 대선에서의 승패를 좌우할 스윙보터(swing voter, 무당파 부동층) 유권자층이 두터워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한국정치의 선거 지형은 크게 봐서 보수와 진보 각 30%와 중도 40%로 나뉜다. 그리고 그 중도 40%중에서 20% 정도는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 기권층이고, 나머지 20%가 특정한 정당이나 정치인에 대한 귀속감(歸屬感)을 갖지 않고 그때그때의 정치 상황과 이슈에 따라 투표하는 스윙보터들이다. 역대 선거 결과를 놓고 보면, 이 20%의 스윙보터들이 어떻게 투표하느냐가 당락을 좌우하는 결정적 변수였다. 바로 이런 스윙보터들이 크게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앞으로의 선거에서 각 당과 후보들이 어떤 정책과 비전을 보여줘서 국민들 다수의 지지를 얻느냐가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졌음을 보여준다. 아울러 이는 기존 정당과 정치인들이 모든 것을 새롭게 혁신하는 환골탈태(換骨奪胎)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환멸과 무관심은 더욱 크게 증가할 것이고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한 한국 정치는 좌표를 잃고 표류하게 될 것이라는 엄중한 경고인 것이다.

세번째는, 현 정권의 실정(失政)에도 불구하고 야당의 지지율이 높아지지 않는다는 사실은 현재의 야당에 대해 국민들이 내리는 준엄한 심판이자 마지막 경고이다. 문재인 정권하에서 야당은 분열된 채 서로가 내탓네탓 공방을 벌이며 지리멸렬한 모습만 보여줬다. 어쩌면 이렇게 무기력한 야당이 있었기 때문에 문 정권이 마음 놓고 독선, 독단, 독주를 자행할 수 있었다는 비아냥까지 듣고 있다. 특히 이번 조국(曺國) 사태에서는 패널티킥을 얻고도 골을 넣지 못하고 허공을 향해 헛발질을 하고 있다는 조롱의 대상으로 전락했다. 그 이유가 뭘까? 많은 국민들은 기존의 야당이 너무 늙고, 낡고, 썩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변화의 흐름을 읽고 기존의 정당정치를 근본부터 확 바꾸겠다는 의지도 능력도 없는 과거의 인물들만이 포진하고 있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 툭하면 터져 나오는 막말성 발언과 어김없이 드러나는 고리타분한 상황인식은 정부 여당에 실망한 유권자들의 발걸음을 되돌리게 만들고 있다. 여기에 자신들의 허물과 약점이 너무 많아서 현 정권을 일반 국민의 시각에서 통렬하게 비판하지 못하고 우물쭈물하고 있다는 날카로운 비판도 뼈아픈 대목이다.

문재인 정권이 초래한 이 총체적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서 야당은 다음의 세 가지를 실천해야 한다. 첫째, 더 크게 민주적으로 혁신해야 한다. 새롭고 개혁적인 인물들로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변화와 혁신’을 주도해야 한다. 둘째, 현 정권을 대체할 수 있는 대안세력으로서 인식될 수 있도록 국민적 신뢰를 얻어야 한다. 야당으로부터 되돌린 국민들의 발걸음을 다시 불러모을 수 있도록 젊고, 새롭고, 깨끗한 야당으로 거듭나야 한다. 셋째, 문재인 정권하에서 무너져가는 대한민국의 3대 기둥인 자유민주주의, 자유시장경제, 한미동맹을 바로 세우고 확고히 할 수 있는 비전과 정책을 국민 앞에 보여줘야 한다.

한국정치에서 무당층의 증가는 대한민국의 주인이자 권력의 위임자인 국민의 힘이 약화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국민들로부터 외면받는 정권과 정당들이 이끌어가는 대한민국이 밝고 희망찬 미래를 열어갈 리 만무하다. 내년 총선은 바로 이 국민의 힘이 새롭게 뭉치고 하나가 되어서 대한민국의 3대 기둥을 뒤흔드는 문재인 정권에 대한 준엄한 심판의 장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첫걸음은 기존의 무기력한 야당이 깨어나서 진정 국민들을 위한 민주적 혁신정당으로 대변혁하는 것이다.
세계와동북아평화포럼 장성민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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