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세 ‘박근혜’의 가혹한 굴레, 벗겨질까[배종찬의 핵인싸]

천영식 전 정권 마지막 홍보비서관, “총선전략도 좋으니 일단 사면”

기사승인 2019-09-20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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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의 외출을 계기로 사면 혹은 형집행정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여기에 박근혜 정권의 마지막을 함께한 천영식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힘을 보탰다. 총선 전략이라도 좋으니 일단 구속 상태는 풀어야한다는 주장이다.

현재 공영방송 KBS 이사로 적을 두고 있는 천 전 비서관은 20일 쿠키뉴스 정치토크쇼 ‘배종찬의 핵인싸’ 열한 번째 손님으로 나서며 박 전 대통령과 함께하며 보고 듣고 느꼈던 경험에 더해 ‘사면’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가 제시한 이유는 크게 3가지다. 먼저, 박 전 대통령의 건강상태다. 천 비서관은 “17일 어깨수술을 받았고, 경과가 좋다고 한다. 재활까지는 2~3달이 걸릴 것이라고 한다”면서도 “예전엔 없었던 병이다. 구치소 생활을 하며 생긴 병인 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통상적으로 70세가 다된 홀로 사는 여성의 건강상태를 생각할 때 중병이 없다뿐이지 온 몸이 다 아프지 않겠냐”면서 “디스크가 있고 무릎이 안 좋아 오래 앉거나 서있기도 힘들다. 신장도 나빠 손이 많이 붓는다. 단지 인내심이 심하게 강하고 스타일 상 아프다고 이야기하지 않을 뿐이다. 몸이 전반적으로 안 좋다”고 했다.

만 67세로 고령인데다 평소 지병이 있었던 박 전 대통령이 2년 5개월여를 넘긴 오랜 구치소 생활을 하며 건강상의 문제가 더욱 악화됐고, 제대로 건강관리조차 할 수 없는 구속생활이 계속된다면 건강은 더욱 나빠질 수밖에 없어 인간적으로라도 구속은 풀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역대 대통령 중 구속 수감됐던 이들보다 긴 시간을 자유가 박탈된 채 연명하고 있다는 점도 이유로 들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의 잘못에 비해 과도한 형량을 살았다. 살인혐의로 사형 구형까지 받았던 전두환 전 대통령도 박 전 대통령만큼 오래 살지는 않았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박 전 대통령에게 부여된 죄 혹은 혐의들에 대해서도 “(전 전 대통령처럼) 그렇게 무겁다고 보기 어렵다. 상당부분 과도하게 덧씌워진 것, 억울한 측면도 많다”고 말하며 사면이 필요한 3번째 이유로 제시했다. 심지어 “최순실의 잘못으로 탄핵됐다면 아들이나 형이 범죄를 저질렀던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들은 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 같은 이유로 천 전 비서관은 사면이 이르면 연말, 늦어도 2월경에는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사면은 (문재인) 대통령의 판단에 달렸다. 하지만 사면이 될 것이라고, 돼야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정권의 의도와 관계없이 대통령 잘못에 비해 과도한 형량을 살았고, 여당은 사면을 통해 보수분열을 획책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최근 정권의 레임덕 시기가 빨라졌다. 이 정부도 이미 내리막에 들어섰다. 전조가 조국사태였다. 미끄러지는 속도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이 상황에서 대통령이 내놓을 카드가 사면일 것”이라며 “진보진영은 이왕 사면할 것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 위해서라도 조금 더 빨리, 총선 전에는 하지 않겠느냐 (예상한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한편 최 전 비서관은 세월호 사건부터 대법원에서의 탄핵결정 당시 박 전 대통령의 옆에서 직접 듣거나 지켜봤던 이야기들을 털어놨다. 아울러 박지만, 박근영 씨 등 박 전 대통령의 가족사에 얽힌 이야기들이나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통과됐던 상황, 그 과정에서 벌어졌던 새누리당 의원들의 외면과 그에 대한 박 전 대통령의 심경에 대해서도 느낀 대로를 전했다.

마지막으로 본인보다 나라를 먼저 걱정했던 박 전 대통령에게 “건강에 좀 더 신경쓰고 몸과 마음을 추슬렀으면 한다. 마지막 참모로서 바란다”는 말과 함께 “(문재인 정부가) 뭘하려던 정부인지 (국민들에게) 잊혀졌다. 적폐청산만 간신히 기억날 뿐이다. 길을 잃었다. 마지막 남은 도덕성마저 휘청인다. 초심을 추슬러야 한다”고 현 정권에 대한 조언도 방송을 통해 남겼다. 

천영식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출연하는 ‘배종찬의 핵인싸’ 열한 번째 방송은 이날 오후 11시부터 유튜브 공식채널(http://bitly.kr/s39kpp)을 통해 시청할 수 있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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