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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롤(LoL)'은 어떻게 ‘국민 게임’이 됐나

'롤(LoL)'은 어떻게 ‘국민 게임’이 됐나

문대찬 기자입력 : 2019.10.17 07:00:00 | 수정 : 2019.11.04 15:07:07

사진=라이엇 게임즈 제공

강산도 변한다는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꾸준히 게이머들에게 사랑받은 게임이 있다. 라이엇 게임즈가 유통하고 개발하는 ‘리그 오브 레전드(롤)’다. 

롤은 2009년 10월 27일 북미에서 최초로 공개됐고, 한국에선 2011년 12월 12일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후 각종 기록들을 갈아치우며 국내·외 최고의 인기 게임으로 자리 잡았다. 

흥미로운 것은 롤을 향한 게이머들의 관심이 날로 뜨거워진다는 점이다. 

지난 1일 라이엇 게임즈 발표에 따르면 롤은 9월 30일 기준으로 PC방 일간 점유율 46.21%를 달성해, 2015년 10월 17일 기록한 PC방 일간 점유율(46.15%) 기록을 자체 경신했다. 이것도 모자라 지난 11일엔 점유율 47.1% 기록, 2차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한국에서 외산 게임이 이토록 오랫동안 최고의 인기를 누린 건 ‘국민 게임’이라 불리는 ‘스타크래프트’를 제외하곤 없었다. 그렇다면 롤은 어떻게 ‘국민 게임’의 반열에 오르게 됐을까.

롤 최고의 인기 챔피언 중 하나인 이즈리얼. 사진=라이엇 제공

 손쉬운 조작, 다양하고 매력적인 챔피언

롤은 잘하기는 쉽지 않지만, 시작하기엔 어려움이 없다. 스킬 버튼인 QWER, 마우스 버튼만으로 자신의 챔피언을 조작하는 것이 가능하다. 게임 내에서 하나의 챔피언만 다루면 되기 때문에 다른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처럼 멀티태스킹 능력이 요구되지 않는다. 물약, 와드 외에 소모성 아이템이 전무한 것, 길게 책정된 액티브 아이템의 쿨타임 등도 진입장벽을 낮춘다.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여성 유저들도 얼마든지 손쉽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다양하고 매력적인 챔피언도 롤이 가진 최대 강점 중 하나다. 10년 동안 꾸준히 추가돼 현재 롤의 챔피언 수는 160개에 달한다. 저마다 개성과 매력이 다르고 이에 따라 플레이 방식도 판이하다. 주로 사용했던 챔피언이 조금 지루해졌다면 새로운 챔프를 플레이하며 기분을 환기시킬 수 있다.  

크게 탑, 정글, 미드, 원딜, 서포터로 나뉘는 역할군에 따른 재미도 다르다. 상대와 자존심을 건 영혼의 교전(탑)을 펼칠 수도 있고, 게임 초중반 막대한 영향력(정글)을 끼칠 수 있으며, 때론 게임의 주인공(미드)이 될 수도 있다. 생사의 경계를 오가면서 막대한 데미지를 퍼붓고 싶다면 원거리 딜러를, 변수 창출과 희생을 좋아한다면 서포터로서 활약이 가능하다. 

 현질 없는 게임

기존에 한국에서 유행하던 온라인 게임들은 ‘현질’ 즉, 과금 유무에 따라 플레이어간의 실력 격차가 컸다. 하지만 롤은 과금이 캐릭터 능력치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과금으로 구입할 수 있는 챔피언 스킨은 외형 및 이펙트를 변화시켜주는 것이 전부다. 평등한 조건에서 온전히 실력으로만 상대와 겨루는 롤의 등장은 한국 게이머들에게 신선함을 안겼다.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퇴근 후 롤을 즐긴다는 이 모씨(31·여)는 “롤이 좋은 건 돈을 안 들여도 된다는 거다. 다른 게임들을 보면 좋은 아이템이나 성장을 위해서 돈을 써야 되는 경우가 많은데, 롤은 그럴 필요가 없어서 좋다”고 말했다.

 종잡을 수 없는 5:5 팀플레이

롤은 AOS(온라인 대전 전략 시뮬레이션 액션 롤플레잉) 장르의 게임으로, 5명이 한 팀이 돼 상대팀을 제압하고 넥서스를 철거하면 승리하는 방식을 취한다. 

마음이 맞는 친구끼리 모이면 문제가 없겠지만, 대개는 익명의 플레이어들과 함께 플레이하기에 생각지도 못한 변수가 발생한다. 고수를 만나 편안하게 ‘캐리’를 받을 때도 있지만 ‘트롤(비매너 유저)’을 만나 이길 수 있는 게임도 지는 경우가 발생한다. 

비매너 유저들 때문에 회의감을 느끼고 롤을 떠나는 이들도 있지만, 이러한 예측 불가능한 돌발 상황들이 롤만의 독특한 재미라고 평가하는 유저들도 적지 않다.

5년 간 롤을 즐긴 정 모씨(30·남)는 “트롤들을 데리고 내가 캐리를 할 때의 쾌감이 있다. 팀원들끼리 힘을 합쳐 대역전승을 거둘 때도 왠지 모를 뿌듯함이 생긴다”고 말했다. 프로게이머 ‘칸’ 김동하(SKT) 역시 “5명이 모이면 그 중에 꼭 이상한 사람들이 한 명씩 있다. 5명이 만들어내는 불협화음에서 예상치 못한 일들이 발생하는 것이 롤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16일 라이엇 게임즈가 공개한 카드 게임 '레전드 오브 룬테라'. 사진=라이엇 게임즈 제공

 변화하고 또 변화하는 게임

안주하지 않는 라이엇 게임즈의 행보 또한 롤의 인기에 큰 영향을 미쳤다.  

챔피언 밸런스 패치는 1년 내내 지속되고, 년 단위로는 대규모 패치를 실시해 새로운 게임으로 탈바꿈한다. 게임 내 지형에 변화를 주거나 에픽 몬스터를 추가하고 변경한다. 이 과정에서 게임 내 플레이 경향(메타)도 변해 잘 쓰이지 않던 챔피언들이 재조명되기도 한다. 변화에 거부감을 느끼는 유저들도 적지 않지만, 이는 분명 롤의 장수 비결 중 하나다. 

프로게이머 ‘바이퍼’ 박도현(그리핀)은 “무엇보다 계속해서 패치를 한다는 것이 좋다. 해마다 새로운 게임을 하는 기분”이라며 자신이 생각하는 롤의 인기 이유를 전했다. 

롤 IP(지적재산권)를 이용한 새로운 콘텐츠 생성도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올해 추가된 ‘전략적 팀 전투’, 이른 바 ‘롤토체스’는 출시 직후 큰 반향을 일으켰다. 라이엇 관계자에 따르면 출시 첫 주말에 전체 플레이어의 30%이상이 롤토체스를 즐겼다. 또 이로 인해 복귀 유저는 물론 신규 유저의 유입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라이엇 게임즈가 10주년 기념행사에서 공개한 바에 따르면 라이엇은 추후 롤 IP를 이용한 카드게임과 격투 게임, RPG(롤플레잉) 게임 등을 출시할 예정이다. 또 롤 모바일 버전도 출시해 유저들의 충성도 유지와 더불어 신규 유저 유입에도 애쓰겠다는 계획이다.

롤 e스포츠 최고의 스타 '페이커' 이상혁. 사진=라이엇 게임즈 제공

 e스포츠의 대중화

롤 e스포츠의 대중화 또한 롤이 인기를 더해가는 비결 중 하나다. 

올해 ‘롤 챔피언스 코리아(LCK)’는 서머 스플릿 기준으로 온라인 동시 시청자가 평균 51만3000명에 달했다. 2015년 LCK 출범 이후 최고 기록이다. 

전 세계 최고의 롤 게임단들이 모여 치르는 ‘롤 월드챔피언십(롤드컵)’을 향한 관심도 날로 뜨겁다. 지난해 롤드컵 순 시청자수는 9960만명이었다. 이는 메이저리그 월드 시리즈(3800만명), NBA 파이널(3200만명)보다도 높은 수치다. 최근 치러진 SKT(한국)와 프나틱(유럽), SKT와 RNG(중국)의 그룹스테이지 경기 중계에는 중국 시청자 수를 제외하고도 400만 명의 시청자가 몰렸다. 

라이엇 코리아 홍보팀 구기향 실장은 “e스포츠가 다른 스포츠와 차별화 되는 점은 시청자들이 프로게이머들의 픽, 플레이 등을 따라하고 흉내 낼 수 있다는 것”이라며 “실제로 대회에서 어떤 챔피언이 등장하면 그날 솔로랭크에서도 그 챔피언이 등장한다. e스포츠가 게임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이 생각보다 훨씬 더 크다”고 설명했다. 

 롤은 이제 문화다

롤을 이제는 하나의 문화로 바라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오랜 기간 사랑 받으면서 대중화 됐고 이제는 삶의 한 부분으로까지 자리했다는 것이다.

롤 유저 김 모씨(27)는 “이제는 롤이 필수적으로 해야 될 정도로 대중화가 됐다”며 “나는 상대적으로 롤에 늦게 입문했는데, 이전에는 친구들과 대화하기가 힘들 정도였다. 롤을 시작하고나서 친구들끼리 소통하기 되게 편해졌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유저 조태호 씨(29)는 “친구들과 함께 하기에 롤만큼 좋은 게임이 없다”며 “친구 때문에 롤을 접었다가 친구 때문에 다시 롤을 시작했다. 웬만하면 모두 롤을 하니까, 함께 즐기고 놀기 위해선 롤을 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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