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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인터뷰] 천우희 “내게 위안을 준 ‘버티고’… 포기하지 말아야겠다 생각했죠”

천우희 “내게 위안을 준 ‘버티고’… 포기하지 말아야겠다 생각했죠”

이준범 기자입력 : 2019.10.17 06:00:00 | 수정 : 2019.10.18 13:44:04


천우희가 돌아왔다. JTBC ‘멜로가 체질’로 시청자들과 만났던 천우희는 이번엔 영화 ‘버티고’로 찾아온다. 전혀 다른 색깔의 두 작품이지만, 천우희의 존재를 공통점으로 설명할 수 있을 만큼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버티고’에서 천우희가 맡은 서영은 힘겨운 상황에서 버티고 또 버티는 인물이다. 일과 사랑, 가족 모두 그를 등진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살아내려고 애쓴다. 최근 서울 삼청로 한 카페에서 만난 천우희는 지금까지와 다른 방식으로 ‘버티고’의 서영을 연기했다고 털어놨다. 특정한 뭔가를 표현하려는 것보다 처음부터 끝까지 서영이 가진 분위기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했다.

“서영이는 처음부터 끝까지 감정선을 이어가면서 층층이 쌓아야 하는 인물이에요. 그래서 캐릭터 톤을 유지하는 걸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죠. 연기하면서도 내가 어떤 걸 표현해야겠다거나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전 영화 속 인물을 담아내는 사람이니까 그냥 그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서영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과 관계들을 잊지 않고 쌓아가는 걸 보여주면 되겠다고 생각했거든요. 내가 그 공간에 있고, 그 상황에 놓여 있다는 것만 생각하려고 집중했어요. 특별히 연기적으로 클로즈업이나 표정, 어떤 의도를 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진 않았어요.”


천우희가 ‘버티고’는 개인적인 의미가 큰 영화다. 전작인 영화 ‘우상’(감독 이수진)에 7개월이란 긴 시간을 투자했고 모든 에너지를 소비하며 불태웠다. 그 이후 ‘번아웃 증후군’이 찾아왔다. 그전까지 쉬지 않고 작품활동을 하며 지치고 상처받았던 것들이 한 번에 찾아왔다. 이후 의욕을 잃고 1년을 보냈다. 연기에 대한 자신감도 떨어졌다. 스스로의 부족한 모습을 들킬까 걱정도 됐다. 그때 찾아온 영화가 ‘버티고’였다.

“‘버티고’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서영이 저와 다르지만 그 마음에 조금 공감이 갔어요. 관우(정재광)의 마지막 대사가 저에게 해주는 얘기 같아서 힘을 받기도 했고요. 이렇게 위안을 받을 수 있는 영화면 한 번 힘을 내서 연기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보통 힘든 역할을 연기하면 힘들지 않냐는 얘길 많이 들었어요. 하지만 제가 심적으로 더 힘든 건 없어요. 이번에 맡은 역할도 오히려 연기하면서 힘들었던 개인적인 감정들이 해소되는 느낌이 들었어요. 현장에 있을 때가 제일 즐겁더라고요. 배우는 현장에 있을 때 가장 행복하구나 싶었죠. 내가 연기로 괴롭고 힘들었다면 연기로 치유 받고 힘낼 수 있는 거니까 포기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재정비한 작품이에요.”

‘버티고’에 출연하기 전 JTBC ‘멜로가 체질’의 출연 제안이 먼저 들어왔다. 하지만 그 당시엔 재밌게 읽었어도 연기할 자신이 없었다. 다시 두 번째 제안이 들어왔을 때는 타이밍이 맞았다. ‘버티고’의 서영과 ‘멜로가 체질’의 진주는 정반대의 상황에 놓인 전혀 다른 캐릭터지만 천우희는 공통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서영과 진주는 결이 완전히 달라요. 처한 상황이나 삶을 대하는 자세가 정말 다르죠. 그렇게 다른 두 캐릭터를 연기했다는 게 흥미롭고 좋았어요. 두 인물 모두 선택의 문제일 뿐 틀렸다거나 나쁘다, 좋다고 말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았거든요. 요즘엔 주체적으로 자기 목소리를 내는 게 옳다고 할 수 있지만, 어떤 사람들은 주체적인 목소리를 갖고 싶어도 처한 상황 때문에 그렇게 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잖아요. 전 공감하고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해다. 진주는 프레임이 갇히지 인물이고, 서영이는 프레임을 벗어나고 싶어 하는 인물이지만, 둘 다 지금 현재 여성들의 모습이라고 생각해요.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고, 선택하는 건 개개인의 몫이잖아요. 전 제 나이대와 맞고 현실의 모습을 담을 수 있는 캐릭터를 원했는데 연달아서 전혀 다른 캐릭터를 할 수 있다는 게 정말 좋았어요.”

‘버티고’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천우희 역시 인정했다. 그럼에도 자신이 그랬듯 관객들이 공감하고 마음의 울림을 받길 바란다고 했다.

“전 모든 영화는 호불호가 갈린다고 생각해요. 오히려 그런 영화일수록 매력적이란 생각도 하고요.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충족시킬 수는 없잖아요. 그래도 ‘버티고’를 본 관객들이 조금이나마 공감하고 자신의 이야기라고 느낀다면, 마음의 울림이 있다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해요.”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 사진=나무엑터스 제공, 영화 '버티고'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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