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팔레스타인 물 부족 보고서 발표… 이팔분쟁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 전달

사단법인 아디, 24일 ‘2019 팔레스타인 인권보고서-빼앗긴 물, 위협받는 생존’ 선봬

기사승인 2019-10-24 15: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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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팔레스타인 물 부족 보고서 발표… 이팔분쟁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 전달국내에서 팔레스타인의 물 부족 현상과 수자원 강탈 실태에 대한 첫 보고서가 발표돼 눈길을 끈다.  

사단법인 아디는 24일 오후 7시 서울 역삼의 법무법인 원에서 ‘2019 팔레스타인 인권보고서-빼앗긴 물, 위협받는 생존’ 보고서를 발표한다. 이 단체는 지난해에도 미국 트럼프 행정부 이후 팔레스타인 내 이스라엘 불법정착촌의 실태를 다룬 인권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이번 보고서에는 이스라엘의 차별정책에 따른 팔레스타인의 물 부족 실태가 담겨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만 명이 거주하는 가자지구의 경우 유일한 식수원의 97%가 과도한 추출과 해수의 유입으로 오염돼 내년에는 사용할 수 없게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소아질병의 26%가 수인성질병이며, 55%에 달하는 실업율과 주민의 85%가 빈곤층임에도 평균 수입의 33%를 물 구매에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서안지구에서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기준인 1인당 하루 물 소비 권장량인 100리터에 못 미치는 79리터의 물을 사용하고 있다는 내용도 보고서에 담겼다. C지역에서는 일평균 30리터 가량을 소비하고 있으며, 190만 명이 물 부족과 열악한 위생 상태에 놓여있다. 이들 중 여성은 49%, 아동은 39%의 비율을 보여, 취약계층이 특히 물 부족으로 인해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음을 알 수 있다. 반면, 서안지구내 이스라엘 정착촌에서는 1인당 일평균 369리터의 물을 소비, C지역의 주민의 10배 이상을 사용하고 있다. 

오슬로 협정을 비롯해 다수의 국제법이 팔레스타인인의 물 권리를 인정하고 있지만,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를 봉쇄하고 우물 등 수자원 시설을 파괴했다. 특히 서안지구 전역의 지하수를 통제, C지역의 지하수 관정 설치를 불허하는 등 차별적 정책을 펴고 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이스라엘의 정책 변화가 없다면 머지않아 팔레스타인은 ‘물 재앙’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아울러 지난 8월 체결된 한국-이스라엘 FTA와 관련, 보고서는 “해당 FTA는 이스라엘 불법정착촌에서 팔레스타인 주민의 물을 약탈해 생산한 농축산물의 국내 수입을 열어주는 계기이자,  팔레스타인인의 고통을 가중시키는 행위”라며 “이스라엘 불법정착촌 농산물의 수입금지조치를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병주 아디 대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인권보고서를 발표한다”며 “이는 중동사태의 핵심 원인인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 대해 꾸준하고 깊이 있는 연구결과 발표를 통해 우리나라 시민사회에 좀 더 균형 잡힌 자료를 제공하는 의미를 갖는다”고 보고서 발간 취지를 밝혔다.  

한편, 이날 올해 ‘팔레스타인 평화여행’ 참가자의 여행 소회와 관련 영상 상영도 이뤄진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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