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 노동자의 2019년, 살만했나요?

[인터뷰] 보건의료노조 나순자 위원장

기사승인 2019-11-07 00: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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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 노동자의 2019년, 살만했나요?

올 한 해 보건의료 노동자의 삶은 지난해보다 나아졌을까. 대답은 “나빠지진 않았다”이다.  다만 대부분 국립대병원 파견노동자의 직접고용이 이뤄지지 않았고, 영남대의료원 옥상에서 100일 넘게 고공농성이 이어지고 있는 점, 부산침례병원·진주의료원·제주 영리병원의 처리문제가 지지부진한 것을 감안하면 “좋아졌다”고 확답키 어렵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 산하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하 보건의료노조)의 나순자 위원장은 할 말이 많다. 그에 따르면, 지난 일 년 동안 609명의 보건의료 노동자가 정규직으로 채용되거나 전환됐다. 당초 의료기관은 주52시간 적용 기관에서 특례 대상으로 빠져있었지만, 상당수 의료기관이 주52시간 준수를 약속했다. 말은 쉽지만 설득은 쉽지 않았다. 나 위원장은 “적어도 작년보다는 악화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조금이라도 여건이 나아지도록 무진 애를 썼다”고 말했다.   

그러나 앞선 사안들의 속 시원한 해법은 요원하다. 우선 서울대병원과 경북대병원을 제외한 나머지 국립대병원들은 직접고용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나 위원장은 “자회사에 꿈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재정 소요 등을 주장하며, 교육부 지원의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이 문제에 대해 다음 달 집중 투쟁을 예고한 상태다.  

지난 10월말 교육부 주도하에 국립대병원발전협의체가 구성, 정부의 지원 방안 논의에 물꼬가 트였다. 나 위원장은 “병원은 우선 직접고용을 시행, 제대로 된 역할을 한 후 정부에 지원을 요구하면 되는데, 일단 지원 약속부터 하라며 버티는 것”이라고 일침을 놨다. 

관련해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전남대병원의 채용비리, 이른바 ‘아빠찬스’가 크게 회자됐다. 경찰의 압수수색에 이어 병원장 사과 등이 이어진 과정에서 노조의 역할이 컸다. 나 위원장은 “사필귀정”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해 파업 당시부터 이 문제가 불거졌지만, 정작 채용비리 당사자나 병원장은 해결에 미온적이었다. 올 초 교섭보다 문제 해결에 집중, 결국 국감에서 크게 터져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서 교육부는 국립대병원의 채용비리 감사를 실시했지만, 솜방망이 징계로 일관했다. 이번 전남대병원 사태가 국립대병원 및 공공기관의 채용비리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공병원 확대와 관련, 보건복지부는 지역책임의료기관 지정해 공공의료의 역할을 맡기겠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지정할 책임의료기관이 마땅히 없는 곳을 어떻게 커버하느냐다. 나 위원장은 “지역의 300 병상 이하의 병원에 대한 예산 및 시설 투자를 통해 지역책임의료기관으로써의 역할을 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면서도 “공공의료 확대를 위해 부산침례병원·진주의료원·제주 영리병원의 공공병원 전환을 위해 중앙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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