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우의 워키토키] 주류업계, 새로운 판도

기사승인 2019-11-13 10: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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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희 아나운서 식품 및 유통가 상황 살펴보는 워키토키 시작합니다. 오늘도 조현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조현우 기자 . 안녕하세요.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오늘은 어떤 소식 전해주실 건가요?

조현우 기자 한 주류업체가 올해 출시한 맥주와 소주가 기록 갱신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업계에서는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될 경우, 주류 시장 판도가 뒤바뀔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데요. 어느 정도 열풍을 이어가고 있는지, 자세한 상황 살펴보겠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소비자들이 일본 맥주 대신 국산을 찾는 분위기에 더불어 여름 성수기까지 찾아오면서 국내 주류업체들도 활발한 마케팅을 내세웠고, 그건 결국 올 여름 매출 호조로 이어졌어요. 그 중심에는 신제품 맥주와 소주가 있었는데요. 얼마나 많이 팔린 건지, 판매량부터 살펴볼게요.

조현우 기자 지난 827일 기준으로 해당 맥주 판매량은 2204만병을 기록했는데요. 그건 초당 약 15병씩 판매된 셈입니다. 출시 39일 만에 100만 상자 판매를 돌파하고 100일 만에 1억병 판매를 기록하는 등, 맥주 브랜드 출시 초기 가장 빠른 판매 속도를 이어왔고요. 2억병 판매까지는 초반 1억병 판매 기간보다 짧아진 72일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1초당 15병 가까운 신제품 맥주가 팔리다니, 출시되자마자 큰 인기를 모았군요.

조현우 기자 . 또 유흥시장에서의 판매량도 눈에 띄게 증가했습니다. 6월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45% 상승한 데 이어, 7월과 8월 매출도 같은 기간 96% 증가했는데요. 여기에 최근 새롭게 출시한 생맥주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자리 잡기 시작하면, 증가폭은 더욱 커질 전망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그렇다면 과연 어떤 점이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었는지 궁금한데요. 이 맥주의 특징도 이야기해주세요.

조현우 기자 호주에서도 청정지역으로 유명한 골든트라이앵글 지역의 맥아만을 100% 사용하고, 발효 공정에서 자연 발생하는 리얼 탄산만을 100% 담았다고 광고하고 있습니다. 이 골든트라이앵글 지역은 호주 내에서도 깨끗한 공기, 풍부한 수자원, 보리 생육에 최적의 일조량과 강수량으로 유명하고 비옥한 검은 토양이 특징인 곳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이미 마니아층이 생겼다고 하더라고요. 사실 그동안 해당 업체에서 소주가 아닌 맥주는 선두 자리를 유지하고 있지 못했던 거죠?

조현우 기자 , 그렇습니다. 그동안 이 업체의 소주 제품은 시장에서 1위 자리를 고수해왔지만, 맥주 부문은 2012년 이후 경쟁사에 자리를 내줬는데요. 최근 몇 년 사이 맥주 시장의 부진으로 인해 무엇보다 이번 신제품의 선전이 필요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그렇다면 전체 맥주 판매량에도 변화가 있었을까요? 신제품을 포함해 해당 업체의 맥주 판매율이 변화를 보였습니까?

조현우 기자 신제품을 포함한 맥주 판매율은 큰 폭으로 증가했습니다. 올해 7~8월 유흥시장 내에서 집계된 맥주 500ml의 매출은 지난해 대비 96% 증가했는데요.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지난 7월 중순 출시한 생맥주도 본격 시장에 자리 잡기 시작해, 하반기 판매량은 더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이 높은 상황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시장 판도를 바꿔나가고 있다는 평까지 나오고 있으니, 업체 입장에서도 기대감이 크겠어요.

조현우 기자 . 올해 3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인규 대표이사도 자사는 맥주산업의 치열한 경쟁과 수입 맥주의 파상공세로 점유율이 하락하며 그간 힘든 시기를 보내야만 했다고 말했는데요. 이번 신제품 출시로 어렵고 힘들었던 맥주사업은 마침표를 찍고 반드시 재도약의 틀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결국 갈색이 아닌 초록 병맥주가 선전하며 맥주산업 재도약의 틀이 마련되었는데요. 이 같은 인기는 맥주 뿐 만이 아니라고요? 소주 역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거죠?

조현우 기자 . 지난 4월 출시한 소주 제품 역시 일부 판매 현장에서 품귀현상이 빚어질 정도로 상승세가 거셉니다. 출시 2개월 만에 사 측에서 정한 1년 목표치가 이미 완판됐다는 이야기까지 나왔고요. 해당 업체 측에 따르면 출시 72일 만에 1104만병을 판매를 돌파하며, 이른바 오픈 빨이 아니냐라는 우려를 불식시켰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맥주 뿐 아니라 신제품 소주도 출시 72일 만에 1000만 병 판매를 돌파하는 등, 높은 호응을 얻고 있군요.

조현우 기자 . 20대부터 40~50대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으면서 40년 만에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출시 당시 목표한 연간 판매량을 불과 2개월 만에 달성했고, 판매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출시 첫 주 대비 6월은 4, 7월은 8배 이상 증가했는데요. 8월에는 4월 대비 6배 이상 증가한 판매량을 보였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그 인기비결도 살펴볼게요. 신제품 맥주처럼 소주도 이 제품만의 차별화된 특별함이 있는 건가요?

조현우 기자 . 일단 소비자의 선호를 반영해 맞춤형 제품을 생산했습니다. 해당 업체는 과거 제품을 복원하고 원조 소주 브랜드의 정통성과 자부심을 살리자는 취지로 약 3~4년 전부터 신제품 출시 프로젝트를 기획했는데요. 2000여명의 소비자 및 내, 외부 전문가 조사를 거친 결과 소비자 선호도가 가장 높았던 1970~80년대 블루 톤의 라벨을 최종 디자인으로 선택하는 등, 소비자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그야말로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던 1970년대 소주의 외형을 살려 재생산한 거군요.

조현우 기자 . 1970년대 당시 상황을 보면, 197412월 기준으로 해당 업체의 소주 생산능력은 일평균 5000상자, 월 단위는 135만 상자, 연간 1620만 상자로, 전국 소주 총 생산량의 43.5%를 차지했습니다. 당시 최고의 전성기였던 거죠.

김민희 아나운서 1970년대 중반 출시됐던 오리지널 소주를 재해석한 디자인으로, 기존 4050 세대 뿐 아니라 2030 세대까지 사로잡은 거군요.

조현우 기자 . 새로움과 복고를 더한 신조어인 뉴트로 트렌드에 정확히 안착하며 상승세를 탈 수 있었던 겁니다. 40대 이후 세대에게는 향수를 자극하고, 젊은 세대에게는 신선하고 새로운 제품으로 인식되었고요. 자발적 인증샷 열풍과 입소문을 타면서 빠르게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갈 수 있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단순히 복고에 집중한 것이 아니라 뉴트로 트렌드를 반영해, 소비자층을 더 다양하게 확대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조현우 기자 . 해당 업체는 옛 감성을 새롭고 흥미로운 것으로 받아들이는 20대를 공략했는데요. 젊고 트렌디한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해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두꺼비 캐릭터를 활용, 소비자 접점에서의 홍보활동에 집중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래서 젊은 층에게도 큰 호응을 얻었던 것 같아요. , 마케팅도 다양하고 신선하게 진행했다고 하던데, 어떤 행사들을 열었는지도 살펴볼까요?

조현우 기자 2030세대를 공략하기 위한 젊은 마케팅 전략도 주효했습니다. 해당 소주의 상징인 두꺼비 캐릭터를 활용해 광고를 제작하는 한편, 전성기의 주점을 완벽히 재현한 팝 업 스토어 두꺼비집을 운영했는데요. 두꺼비집은 홍대와 강남에서 45일간 운영해 총 12631명이 다녀갔고, 동일 업소 운영 대비 평균 25% 매출 증대 효과를 거뒀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그렇군요. 일부러 찾는 젊은 층이 많았을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 입소문도 만만치 않은 효과를 불러왔다고 하는데, 어떻습니까?

조현우 기자 . 기발한 바이럴 마케팅 전략도 통했습니다. 바이럴 마케팅은 네티즌들이 이메일이나 SNS 등 다른 매체를 통해 자발적으로 어떤 기업이나 제품 등을 홍보해 널리 퍼지도록 하는 마케팅 기법인데요. 트렌드에 민감한 2030세대는 실제로 식당이나 술집에서 특이한 작명 센스를 활용하며 적극적으로 호응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또 기존과 다른 차별점이 있을까요?

조현우 기자 신제품 맥주가 맥주병은 갈색 병이라는 공식을 깨고 녹색 병을 채택했다면, 신제품 소주 역시 소주병은 초록 병이라는 공식을 깨고 원조의 투명 병을 채택했다는 점이 인기 요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정판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소장용으로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생길 정도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기존 고정관념을 깨고 새로운 모습으로 출시했다는 점도 젊은 층을 사로잡은 비결 중 하나가 아닐까 싶은데요. , 마케팅 상승효과를 노린 협업도 이루어지고 있다고요?

조현우 기자 . 해당 업체는 20대 젊은 층에서 인지도가 높은 패션 브랜드와 손잡고 티셔츠를 제작했습니다. 최근 현대적 감각으로 재탄생한 신제품 소주를 색다른 방법으로 알리기 위해서인데요. 새하얀 뒷면에 브랜드 마크를 크게 붙여 넣은 게 특징으로, 한정 수량으로 제작된 이 티셔츠는 팝 업 스토어나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증정되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브랜드만의 이미지를 부각하는 것은 물론, 인지도를 높여 판매로까지 연결될 수 있도록 협업을 구상했군요. 이렇게 다양한 마케팅 전략으로 확실히 시장에 자리매김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한계점으로 지적되던 부분도 있었을 것 같아요. 조현우 기자, 어떤 점이 있을까요?

조현우 기자 다만 이런 인기로 물량이 제대로 확보되지 않고 있어, 대형마트나 슈마마켓, 편의점 등의 가정용 시장에서는 만나보기 힘들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또 동시에 제품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점을 두고 공병이 수거되지 않기 때문이라는 주장 또한 제기되고 있는데요. 환경단체는 투명병을 출시해 빈병 공동 이용체계를 흔들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기도 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그러게요. 식당이나 술집에서는 쉽게 볼 수 있지만, 가정용 제품은 잘 찾아볼 수 없었던 것 같아요. 그 부분에 대한 업체 측 입장은 어떻습니까?

조현우 기자 업체 측은 현재 수급 문제로 공장 가동률을 80% 가까이 끌어올리며 매진하고 있는 중으로, 공급이 아예 이뤄지지 않는 것이 아닌, 높은 인기로 제품 자체가 들어갔다가 빠지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대규모 생산에도 불구하고 품귀현상을 빚고 있는 거군요.

조현우 기자 . 공장 관계자에 따르면 신제품 소주의 인기로 공장 생산 라인을 주말 특근을 포함해 철야로 돌려도 물량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업체 측은 신제품 소주의 생산 라인을 3개 라인으로 3배 늘리기로 결정했는데요. 지금까지는 신제품 소주 수요에 맞춘 물량을 생산하기 어려웠지만, 라인이 3개로 늘어나면 공급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앞으로 가정용도 쉽게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볼 수 있겠네요. 그리고 해당 업체가 내어 놓은 신제품 맥주와 소주 모두 엄청난 인기를 모으면서 아예 시장 판도를 바꿔놓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어요. 그건 어떻습니까?

조현우 기자 아직 정확한 집계가 나온 건 아니지만, 25% 수준이던 해당 업체의 맥주시장 점유율이 40% 대까지 올라갔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또 거기에 발포주가 선전하고 있고, 소주의 상승세까지 더해지면서 주류업계에서는 따라갈 수 없는 1인자가 될 것이라는 예상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해당 업체는 30~40대의 옛 추억과 향수를 자극하고, 과거 부모님 세대의 제품을 새롭고 흥미로운 것으로 받아들이는 20대 공략에 성공하며 시장 판도를 바꿔나가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음주 트렌드도 점차 변화하고 있어요. 과거처럼 폭음이 아닌, 즐길 수 있는 만큼 마시는 건전한 음주문화가 확산되고 있는데요. 그 트렌드에 맞춘 신제품도 출시했죠?

조현우 기자 . 홈술, 혼술 트렌드와 함께 간단하게 자신만의 칵테일을 만들 수 있는 믹싱주 레시피와 관련된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이번에 출시된 스페셜 팩은 토닉워터 오리지널 6개와 토닉워터 깔라만시 2개로 구성됐습니다. 진토닉으로 널리 알려진 토닉워터는 최근 국내에서 보드카뿐 아니라 소주와 믹스해 마시는 일명 쏘토닉으로 새롭게 주목 받고 있는데요. 오리지널은 토닉워터 특유의 쌉쌀함과 레몬, 라임의 상큼한 조화가 이루어진 맛이 특징이고, 깔라만시는 소주와 섞어 마시면 새콤하면서도 톡 쏘는 맛의 깔라만시주를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예전에는 먹고 죽자. 갈 때까지 가보자. 이런 음주 문화가 있었지만 이제는 술을 적당히 마시면서 맛과 분위기를 즐기자는 문화가 형성되고 있는데요. 그러면서 그런 믹싱주도 인기를 끌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 주류회사에서 최근 내놓는 제품마다 성공을 거두며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리고 있는데요. 경쟁사들도 가만있지 않을 것 같네요. 또 다른 소식 나오면 워키토키를 통해 전해주세요. 지금까지 조현우 기자였습니다.

조현우 기자 . 감사합니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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