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홍정우 HAGO 대표 “국내 패션 성공 사례, 내가 만들겠다는 ‘사명감’으로 일해 왔죠”

신진 디자이너와 상생 꿈꾸는 홍정우 하고 대표

기사승인 2019-11-15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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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쇼핑 채널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최근 온라인 유통시장에서는 치열한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시장은 최저가 전쟁으로 치닫고 있지만, 온라인 소비 문화 플랫폼 ‘하고’(HAGO)는 디자이너와의 상생으로 돌파구를 찾겠다고 선언했다. 상생의 길을 선택한 이유는 뭘까. 홍정우 하고 대표를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들었다.

“제가 조금 더 부지런하면 돼요” 최근 서울 강남구 하고 본사에서 만난 홍 대표는 신진 디자이너를 위한 사내 시스템을 간략히 소개했다. ▲하고 펀딩 ▲마케팅 ▲비즈니스 멘토링 등이다.

펀딩은 디자이너 생산 자본 지원을 위해 시작됐다. “생산비용을 위해 투입한 자본을 회수하기까지 기간은 짧게 반년 정도 걸려요. 회수 기간이 길다 보니 다음 생산 자금이 없는 작은 브랜드는 재생산에 돌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죠. 소비자가 펀딩한 금액은 디자이너에게 생산자금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브랜드는 부담을 덜 수 있어요. 또 주문이 들어온 수량만 제작하는 시스템으로 재고가 남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어요” 20년간 패션 업계에서 신진 디자이너 노고에 귀를 기울였기 때문에 베풀 수 있는 실질적인 도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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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 디자이너는 하고의 도움으로 대형 브랜드만이 할 수 있었던 연예인 협찬도 할 수 있게 됐다. “신진 브랜드는 연예인 협찬은커녕 마케팅 한 번 하는 것도 큰 부담이에요. 그런데 하고와 계약 맺고 있는 대행사를 통해 신진 디자이너 협찬 마케팅을 도울 수 있게 됐죠. 다행히도 디자이너 큐레이션이라는 데에 뜻이 맞는 대행사를 찾아 이를 무료로 할 수 있게 됐어요” 도움을 주는 데에 비용을 절약할 수 있었다며 홍 대표는 웃어 보였다. 

재무 컨설팅은 홍 대표 특기다. “디자인만 공부했던 분들이라 ‘장사 잘 되는 것 같은데 왜 제 빚은 늘기만 하죠?’라는 질문을 많이 하더라고요. 차별화한 디자인으로 매출 호조세를 그리고 있지만 흑자도산하는 경우가 많아 참 안타까웠어요” 패션 대기업에서 재무를 담당했던 홍 대표는 경력을 살려 현재 신진 브랜드 비즈니스 멘토링도 진행 중이다.

홍 대표는 과거 아찔했던 상황을 회고하기도 했다. “해외 홀세일 행사에서 사기 당하는 브랜드도 많아요. 국내 유통망의 한계로 해외 홀세일에 참여하는 신진 브랜드가 많은데 어느 날은 한 브랜드가 해외 업체와의 계약서를 들고 찾아왔더라고요. 재무 경력이 있는 제가 봐도 엄청나게 복잡한 계약서였는데, 계속 살펴보니 0.8% 적자가 나는 구조더라고요” 홍 대표는 부당한 계약으로 더이상 손해를 보는 신진 디자이너가 없길 걱정했다.

하고 시스템은 자선사업이 아니라 ‘윈윈 전략’이라고 홍 대표는 거듭 설명했다. “애착이 가던 브랜드가 갑자기 이번 시즌까지만 하고 장사를 접겠다고 했는데, 하루는 하루 만에 완판 행진을 달렸더라고요. 구사일생이었죠. 알고보니 하고 협찬사를 통해서 연예인 협찬으로 이어진 제품 때문이었는데, 그 마케팅이 브랜드를 살렸죠. 하고 입점 브랜드였던 터라 플랫폼에서도 매출도 상당했어요” 홍 대표는 시작하는 단계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 있는 관계라고 강조했다.

“마케팅은 사실 돈만 있으면 할 수 있어요. 다만 실력은 있는데 생산 비용이 없어서 브랜드 론칭 조차 못하는 디자이너가 수두룩해요. 일반 공장에 생산을 맡기면 500장 이상씩 맡겨야 하는데 신진 브랜드로서 이는 도박이나 마찬가지죠. 디자인만 맡기면 생산까지 진행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되고 싶어요. 이게 최근 가장 큰 바람이에요” 홍 대표는 하고가 브랜드 생산 플랫폼이 되길 꿈꾸며 이야기를 맺었다.

신민경 기자 smk503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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