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과학회 "백혈병이 스트레스때문에 재발? 안아키는 거짓"

기사승인 2019-11-15 10:3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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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청소년과학회 약 안 쓰고 아이키우기. 일명 '안아키' 한의사가 유튜브에 다시 등장한 가운데 의학계가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가짜 의료에 현혹되지 말라는 경고다. 

안아키 한의사로 논란의 중심에 선 한의사 김모씨는 최근 유튜브 방송을 시작했다. 그는 2년 전인 2017년 극단적 자연치유 육아법을 설파하고 검증되지 않은 의약품을 불법 판매한 혐의로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그런 그가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다시 '극단적인 자연 치료법' 홍보에 나섰다. 이번에는 '백혈병이 스트레스와 과로때문에 생기며, 자연 치료로 완치될 수 있다'고 주장해 의학계가 반발하고 일어난 것이다.

15일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와 대한소아혈액종양학회는 성명을 내고 "혈액암에 대한 잘못되고 근거없는 주장은 옳지 않다"며 "김씨의 주장과 같은 스트레스, 과로, 속앓이 등이 직접적인 백혈병의 원인이 되지 못하며, 이와 같은 주장은 이 분야의 전문가가 아닌 김씨가 최근 학문의 발전을 알지 못한 무지의 소치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학회에 따르면 백혈병은 혈액, 즉 피를 생산하는 조혈세포에 이상이 발생하여 골수에서 정상 혈액을 만들지 못하게 되는 대표적인 혈액암이다. 최근 분자생물학의 발전으로 소아백혈병의 95%이상에서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한 발병기전이 확인되었고, 이러한 유전자 이상을 타겟으로 백혈병 세포를 죽이거나 생성되지 못하게 하는 약물이 1년에 5-10가지씩 개발되고 있다.

공동 학회는 "예를 들어 생후 12개월이 되지도 않는 어린아이도 영아백혈병에 걸릴 수가 있고, 출생시부터 백혈병을 가지고 태어나는 아이도 있는데, 이런 아이가 스트레스나 과로, 속앓이 등이 있 어서 백혈병에 걸렸다고 주장하겠느냐"고 쓴소리 했다.

이들은 "현재 백혈병의 치료 방법은 백혈병 세포를 제거하기 위해 항암제를 투여하는 항암화학요법이 기본이 되는 효과적인 치료이며, 치료가 잘되지 않는 난치성 백혈병이거나 재발이 되었을 때에는 조혈모세포이식술을시행한다. 방사선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특수한 경우로 1-2% 정도이다"라고 밝혔다.

또 "최근에는 유전자 이상을 타겟으로하는 약제 및 항체면역치료 등 새로운 약제들이 많이 개발되고, 약물유전체 분석에 기인한 맞춤치료의 도입등으로 장기 생존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치료들이 시행되고 있다. 이러한 향상된 치료법을 통해서 소아에서 가장 흔한 급성림프모구백혈병은 5년간 무병생존율(즉 백혈병의 재발 없이 치료되어 생존하는 확률)이 90% 이상으로 보고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근거가 없는 김씨의 말은 지금도 아픈 아이들을 간병하면서 고통스러워하는 부모와 환자들에게 혈액암에 대한 그릇된 판단을 하게 하여 적절한 치료를 방해하고, 이는 고귀한 생명을 잃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이 같은 결과를 김씨는 어떻게 책임 질 것인가"라며 "앞에서 이야기한 대로 스트레스나 과로 속앓이와 같은 것들이 혈액암의 , 원인이 되지 않기에, 김씨의 말처럼 혈액암이 발생한 상태에서 스트레스, 과로, 속앓이 치료를 한다면 당연히 혈액암은 치료 될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소아암 및 혈액암의 생존에 가장 중요한 요소가 적절한 치료를 받았는지 이므로, 혹시 이 때문에 지금하고 있는 치료를 중단하거나 지연하였다면, 백혈병의 재발과 악화가 유발될 것이며, 이는 생명을 잃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며 "혈액암 환자 및 부모님들은 김씨의 말에 현혹되지 말고 적절한 치료에 임해 주시길 다시 한번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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