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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했다”…또다시 수면 위 오른 ‘이재용 승계 작업說’

신민경 기자입력 : 2019.11.22 04:30:00 | 수정 : 2019.11.22 01:02:06

지난 2015년 ‘(구)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으로 피해를 입었던 주주를 위해 변호사 단체가 소송을 준비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기이한 합병 비율이 이재용 삼성 부회장의 그룹 지분율을 늘리기 위해 조작됐다고 주장, ‘승계 작업설’을 또다시 수면 위로 올렸다.

◇(구)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소송 제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공익변론센터·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에서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관련 주주 손해배상 청구 소송 선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이상훈 참여연대 실행위원은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그룹을 안정적으로 지배할 수 있도록 불공정한 합병 비율을 도출했다는 의혹은 합병 당시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됐다”며 “이번 소송을 통해 시장 질서를 어지럽힌 불공정한 회사 합병의 피해자인 주주들의 손해를 환수하고, 총수 일가를 위한 거수기 이사회 등의 관행 개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소송인단에 의하면 (구)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은 부당비율(1:0.3500885)은 엉터리 시장조사로 집계됐다. 삼성그룹 내 최대 규모인 삼성전자를 장악하기 위해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전자 2대 주주인 (구)삼성물산 지분(4%)이 필요했다. 그러나 이재용 부회장은 주식을 사들이는 대신, (구)삼성물산의 현금성자산을 누락하는 등 사업실적 축소 및 은닉 등으로 시장가치를 떨어트려 당시 자신이 최대 주주로 있던 제일모직에 흡수합병시켰다는 것이 소송인단의 분석이다.

지난 7월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가 발표한 ‘이재용 부당 승계와 삼바 회계사기 사건에 관한 종합보고서’에 따르면 부당한 합병 비율로 이재용 부회장이 얻은 부당 이득은 3.1~4.1조원으로 추정된다. 당시 (구)삼성물산 주주였던 국민연금의 손실은 5200~6750억원에 달한다.

이에 김남근 민변 부회장은 “노동자나 서민들이 자신들의 노후 연금을 맡겼다. 일차적인 피해자는 국민들이라고 할 수 있다”며 “소송행위는 시효가 있다. 국민연금도 국민들의 수탁자 책임자로서 역할을 하기 이해 피해를 보전하기 위한 소송제기에 돌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끊이지 않는 경영권 승계 작업 논란

(구)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당시 관련 시장 조사가 허위로 작성됐다는 의혹은 처음이 아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구)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제일모직바이오’라는 유령사업을 동원해 제일모직의 기업 가치를 3조원가량 부풀려 이재용 부회장의 지배력 강화를 시도한 증거를 입수했다”고 지난 5월 관련 자료를 공개했다.

증거자료는 합병 직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각각 안진회계법인과 삼정회계법인에 의뢰해 작성한 보고서다. 특히 안진회계법인이 작성한 보고서는 국민연금관리공단 등에 제공돼 이재용 부회장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합병 비율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사용됐다고 심 의원은 설명했다.

심 의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조작 사건에 더해, (구)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이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계획적으로 저지른 범죄임을 입증하는 명백한 근거”라면서 “이 자료는 이번 일련의 합병 및 회계사기가 삼성 계열사 한두 곳에 의해 기획되고 실행된 것이 아니라, 삼성그룹이 앞장서서 추진한 것임을 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구)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는 제일모직 자회사였다. 제일모직의 가치를 부풀려 합병 비율을 유리하게 산정하기 위해 고의로 분식회계가 이뤄졌다고 소송인단은 보고 있다.

이 사건에 대해 김남근 민변 부회장은 “회계 자료는 주주가 투자하기 전 가장 신뢰하는 자료”라면서 “이를 왜곡해 작성했다는 것은 큰 질타를 받아야할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 분식회계 아니라는 삼성 측 반박

삼성 측은 (구)삼성물산-제일모직의 합병이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라는 의혹은 부인하고 있다. 지난 9월25일 증거인멸 혐의 등으로 기소된 삼성전자 재경팀 소속 이모 부사장, 김모 사업지원 TF부사장, 박모 부사장 등 8명에 대한 1차 공판에서 검찰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합병했고, 그 과정에서 삼바 분식회계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14년 5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입원하자 삼성은 제일모직 상장을 준비했고 제일 모직 자회사인 삼사, 삼바의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이하 에피스)의 상장도 검토했다"고 말했다.

이에 변호인 측은 “일부 지엽적 사실관계를 제외하면 공소사실을 대부분 인정한다”면서도 “분식회계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와 관련된 자료를 지우는 건 죄가 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22일 오후 2시 두 번째 파기환송심 재판에 참석한다. 이날 열리는 공판은 유무죄 판단에 대한 심리로 진행된다. 이재용 부회장은 현재 국정농단 사태 당시 뇌물공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재산국외도피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 8월29일 이 부회장에게 선고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의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신민경 기자 smk5031@kukinews.com / 사진=박태현 기자 pt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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