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 밖 청소년’들 진로교육 사각지대에 방치”

입력 2019-11-22 23:3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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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진로교육법은 정규학교에 다니지 않는 ‘학교 밖 청소년’들을 적용대상에서 배제해 65만-70만 명에 달하는 학교 밖 청소년들이 진로교육의 사각지대에 방치돼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진로교육센터 박동 선임연구위원은 22일 대전 인터시티호텔 세미나실에서 열린 ‘사회통합을 위한 청소년 진로교육 세미나’ 주제발표에서 “현행 진로교육법은 학교 내 청소년들만을 대상으로 해 위헌 소지가 크다”며 이 같이 말했다.

2015년부터 시행돼 온 현행 ‘진로교육법’은 제1조(목적)에서 “이 법은 학생에게 다양한 진로교육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변화하는 직업세계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학생의 소질과 적성을 최대한 실현하여 국민의 행복한 삶과 경제 사회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여 법의 적용 대상을 ‘학교 내 학생’으로 제한하고 ‘학교 밖 청소년’을 배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헌법 제11조에서는 모든 차별을 금지하고 있고, 헌법 31조 1항에서는 균등한 교육권 보장을 규정하고 있는 반면, 현행 진로교육법은 이들 조항과 배치되는 측면이 매우 크다는 것이다. 

박 위원은 “학교 밖 청소년은 정부의 학생 대상 각종 진로교육 사업에서 배제되어 학교 내 청소년 진로교육 지원 사업의 5% 정도의 지원밖에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매년 5만 명의 학업 중단 학생이 생기고, 2019년 현재 약 65~70만 명에 달하는 학교 밖 청소년이 진로교육의 사각지대에 방치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또, 박 위원은 ‘진로교육법’ 제5조(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책무) 2항의 ‘사회적 배려대상자를 위한 진로교육 시책을 마련하여야 한다’는 법조항이 사실상 사문화되었다면서, 구체적 실행을 위한 시행령 또는 행정규칙을 신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동 위원은 2018년 중학교 1학년부터 제도권 학생들은 소프트웨어 교육 등의 의무화에 따라 컴퓨터 교육을 받고 있으나, 학교 밖 청소년과 보호관찰 청소년 중 70.8%는 의무화 사실조차 모르는 것으로 조사되었다며, 보편적 진로교육의 확대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학교 밖 청소년 지원에 관한 법률’의 주무부처인 여성가족부는 ‘내일이룸학교’의 사업내용에 6개월 과정의 ‘로봇코딩 교육 지도사 과정’ 신설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박 위원은 전했다.

그는 저출산-고령화 심화로 인해 학령인구가 날로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미래 사회의 주역인 청소년들이 사회진출 전부터 차별을 받는다면 연금문제, 대학 입학자원 고갈 등 사회문제를 더욱 증폭시킬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따라서 학교 밖 청소년들의 포용이 가능하도록 진로교육법의 기본틀을 개편하는 등 진로교육 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학교 밖 청소년’들 진로교육 사각지대에 방치”한편,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주최하고 한국지역인적자원개발학회와 미래인재포럼이 주관한 이날 세미나에서 오은순 공주대학교 교수는 ‘학교 밖 청소년의 실태와 보호-육성방향 : 사회안전망 구축을 통한 진로지도‘ 에 대해 발표했다. 또, 최성욱 한국지역인적자원개발학회 부회장은 ‘위기 청소년의 갈등상담과 진로설계 : 대안교육 운영사례와 지방정부의 역할’에 대해 발표했다. 

이날 조대훈 호남대 평생교육원 부원장이 좌장으로 나선 지정토론에는 김기복 온누리청소년문화재단 이사장, 김미경 한국갈등관리연구원 선임연구위윈, 김종숙 우송대 교수, 김태란 부산인재평생교육진흥원 책임연구원, 최준호 코잡㈜ 대표, 황갑선 청년다윗스쿨 대표, 허남영 계룡시의원 등이 나섰다. 

육경애 지역인적자원개발학회 교육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세미나의 주제발표 좌장은 강일규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명예위원이, 종합토론 좌장은 최병학 한국지역인적자원개발학회장이 맡았다. 

최문갑 기자 mgc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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