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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인터뷰] ‘동백꽃 필 무렵’, 염혜란에게 찾아온 귀한 손님

‘동백꽃 필 무렵’, 염혜란에게 찾아온 귀한 손님

인세현 기자입력 : 2019.12.03 17:44:23 | 수정 : 2019.12.03 17:44:52

“귀한 손님이 오셔서 저에게 ‘정말 갖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 묻고, 모두 사주고 가신 느낌이에요. 이제 손님이 가실 일만 남았으니 잘 마무리해야죠.”

지난 27일 서울 도산대로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염혜란에게 KBS2 수목극 ‘동백꽃 필 무렵’의 종영 소감을 묻자 이와 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웃으며 말하는 그의 얼굴에서 귀한 손님을 배웅해야 하는 아쉬움이 묻어났다.

‘동백꽃 필 무렵’은 충청도 옹산이라는 작은 어촌마을을 배경으로 여러 인물의 상황과 사정을 입체적으로 그려내 호평을 얻은 작품이다. 주인공 동백(공효진)과 용식(강하늘)의 로맨스 외에도 다양한 인물이 삶을 살아가는 방식을 따뜻한 시선으로 짚어낸 것이다. 

염혜란은 극 중에서 옹산의 솔로몬, 변호사 홍자영을 연기해 시청자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남편인 노규태(오정세)의 진상으로 곤경에 처한 동백을 ‘쿨’하게 돕거나, 시어머니인 홍은실(전국향)에게 바른 말을 하는 그의 캐릭터에 공감하는 여성이 특히 많았다. 아울러 노규태와 이혼 위기를 겪으며 피어난 중년 로맨스를 흥미롭게 바라보는 시청자도 있었다.

염혜란은 “처음엔 옹산 사람들과 다른 결을 지닌 듯한 홍자영이 작품에 잘 묻어날 수 있을지 고민했다”면서도 “동백에게 도움을 주는 것과 따뜻한 과거가 함께 나온 덕분에 캐릭터가 사랑스러우면서도 멋있게, 입체적으로 완성됐다”고 자평했다.

“홍자영을 이해할 수 있는 키워드는 자존심과 자존감이라고 생각했어요. 자존심은 높은데 자존감은 낮은 인물처럼 보였거든요. 자신이 원하는 이상적인 상을 만들어 놓고 그것에 접근하려 노력하는, 외로운 사람인 거죠. 그래서 마냥 세게 표현하지 않고 접근하기 어려운 느낌으로 풀어냈어요. 대본에서 자영의 행동을 수식하는 지문도 ‘담담히 세다’ ‘그저 말한다’는 식이어서 이와 같은 분위기를 내려 했죠.”

새로운 스타일링도 캐릭터 완성에 도움이 됐다. 염혜란은 이번 작품을 위해 머리를 자르고 감량도 했다. 그는 “홍자영의 스타일이 멋있었다”는 말에 “이 드라마의 주제처럼 많은 이들의 도움을 받아 가능했다”며 웃었다.

“시작 전에 분장팀에서 머리를 자를 수 있겠느냐고 요구해서 고민 없이 잘랐어요. 연기에 필요하다면 삭발도 할 수 있어요. 역할에 맞게 스타일링이 된다는 건 배우로서 좋은 일이니까요. 많은 분들이 도와주신 덕분에 멋진 의상도 원 없이 입었고요. 홍자영이 자기 관리에 철저한 인물이니, 그런 부분을 표현하기 위해 살도 빼고 피부과도 다녔죠. 예전엔 연기로만 역할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경험을 통해 외형적인 부분도 캐릭터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2000년 연극 ‘최선생’으로 데뷔해 오랜 시간 무대에서 활약했던 그는 2016년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를 시작으로 매체에서도 다양한 인물을 연기했다. ‘도깨비’에서 지은탁(김고은)의 이모 지연숙 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라이프’와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 능력 있고 주체적인 여성상을 그려내기도 했다. 염혜란은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던 전작과 시청자의 응원 덕분에 홍자영을 소화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시청자의 사랑과 힘이 정말 크다는 것을 절감했어요. 처음엔 제가 이 역할에 잘 어울릴지 스스로 의심도 했는데, ‘잘 어울린다’는 시청자의 응원에 힘을 얻어서 완주할 수 있었어요. 이 경험을 통해 제 안에 있던 또 다른 성향이 수면 위로 올라온 느낌이에요. 이런 캐릭터를 한 번 해봤으니 다음엔 더 쉽게 할 수 있겠죠.”

‘동백꽃 필 무렵’을 통해 배우로서 한 계단 성장한 염혜란은 “아직 해보지 못한 역할이 많다”며 다음을 이야기했다.

“홍자영을 덕분에 또 다른 캐릭터를 연기해도 괜찮겠다는 용기가 생겼어요. 앞으로 만나고 싶은 역할은 주체성과 생명력을 가진 인물이에요. 과거, 현재, 미래 살아온 삶의 궤적이 뚜렷하고 변화할 가능성이 보이는 인물이요. 이런 역할이라면 분량에 상관없이 도전하고 싶어요.”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 / 사진=에이스팩토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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