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는 한방, 인도는 안티폴루션...동남아 나서는 K뷰티

동남아 화장품 시장 규모 연평균 8.8% 성장...‘포스트 차이나’로 떠올라

기사승인 2019-12-06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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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는 한방, 인도는 안티폴루션...동남아 나서는 K뷰티중국에서의 한국 화장품 열기가 잦아들면서 ‘포스트 차이나’를 찾아 해외로 진출하는 국내 뷰티 기업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특히 동남아 시장이 K-뷰티의 블루오션으로 지목되고 있다.

5일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동남아 6개국(베트남·태국·필리핀·말레이시아·싱가포르·인도네시아)의 화장품 시장 규모는 2017년 기준 191억 달러(약 21조5400억원)로 전 세계 시장의 4.2%를 차지한다. 또한 2022년까지 8.8%의 연평균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동남아는 고성장 인구대국이 분포한데다 중화권과 비슷한 소비력을 가져 K컬쳐의 새로운 시장으로 꾸준히 손꼽혔다. 아울러 한국 드라마와 K-팝에 이어 K-뷰티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앞으로도 국내 뷰티 업계의 동남아 진출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아세안 최대 뷰티 시장 ‘태국’, 잠재력 지닌 ‘베트남’

태국은 아세안 최대 규모의 화장품 시장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태국 화장품 시장은 2017년 기준 58억 3800만달러(7조400억원) 규모로 관측됐다. 또한 2022년까지 7~8%대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면서 다양한 K-뷰티 기업들이 태국 진출을 통해 새로운 시장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더모코스메틱 브랜드 ‘스킨알엑스랩(SKINRx LAB)’은 지난 달 태국 H&B스토어 ‘부츠(Boots)’ 전 지점에 입점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에 나섰다. 방콕, 푸켓, 치앙마이 등 유명 지역을 포함한 태국 내 288개의 부츠 전 지점에 입점했다. 특히 스킨알엑스랩 ‘마데세라 크림’은 태국 SNS 상에서 피부 고민을 케어하고 화이트닝 효과를 자랑하는 한국 화장품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제품이다. 스킨알엑스랩은 내년 상반기까지 태국 내 1200여개 이상 점포 확장 및 온라인 등 다양한 현지 유통 채널에 입점을 진행할 예정이다.

피부장벽 전문 더모코스메틱 브랜드 ‘리얼베리어’도 지난 9월 태국 공식 진출을 기념해 방콕에 위치한 파크 하얏트 호텔에서 론칭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태국 내 VIP, 연예인, 뷰티 인플루언서 등 30여명의 셀럽이 참석한 가운데, 리얼베리어 브랜드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리얼베리어는 현재 태국 1위 H&B스토어인 왓슨스(Watsons)를 비롯해 다양한 유통 채널에 입점을 완료한 상황이다.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베트남 화장품 시장으로의 진출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인 민텔(Mintel)에 따르면, 올해 베트남의 화장품 시장 규모는 약 23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베트남 화장품 시장은 외국산 브랜드가 90%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 중 한국 화장품의 인기가 가장 높아 더욱 기대가 되는 국가이다.

에이블씨엔씨 화장품 브랜드 미샤는 지난 9월 새 파트너사인 인피니티 벤쳐스와 독점 에이전시 계약을 체결하고 베트남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동남아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 중 하나인 쇼피와 라자다그룹 판매를 확대하고, 하사키, 누티, BICI 등 현지 주요 화장품 유통업체의 온·오프라인 매장에도 입점하며 판매망을 늘려가고 있다.

에이지투웨니스는 올해 3월 베트남의 뷰티전문숍인 ‘하사키 뷰티앤스파’와 전자상거래 플랫폼 ‘쇼피’, ‘라자다’ 입점을 통해 베트남 시장에 진출했다. 2월에는 태국의 수도 방콕에 위치한 대형 쇼핑몰인 ‘씨얌 파라곤’과 최대 규모의 복합 쇼핑단지인 ‘메가 방나 쇼핑센터’에 입점하며 동남아시아 시장 강화에 나섰다. 

◇아세안 진출 교두보 ‘싱가포르 ,  화장품 수요 증가 ‘인도’

동남아 내 소득 수준이 높은 싱가포르 시장 공략에 나선 브랜드도 있다. 싱가포르를 주목하는 이유는 한류의 영향력이 클 뿐 아니라, 아세안 시장 공략의 중요한 거점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또 우리나라와 비슷한 기후 특성으로 피부 구조가 비슷해 한국 화장품에 대한 호감도가 높은 편이다.

지난 9월 자올 닥터스오더는 온라인 시장점유율 1위의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 큐텐에 제품을 론칭했다. 큐텐은 2018년 기준 월 평균 방문객이 1400만 명에 달하는 싱가포르 온라인 시장점유율 1위의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이다. 자올 닥터스오더는 싱가포르 전자상거래 파워 셀러인 코코모(COCOMO)와 판매를 체결하고 큐텐에서 론칭 4일만에 준비된 1000세트 이상을 완판하며 성공적인 동남아 진출을 알렸다.

메이크업 정샘물의 뷰티 브랜드 ‘정샘물(JUNG SAEM MOOL)’은 싱가포르의 뷰티 편집숍 ‘에센셜(Escentials)’에 지난 6월 초 입점했다. 이번 입점을 기념하여 에센셜 매장에서 현지의 기자들과 인플루언서를 초청, 메이크업 쇼도 진행했다. 정샘물은 이번 싱가폴 진출을 발판으로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시도하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메이크업 브랜드로 성장시킬 계획을 밝혔다.

인도도 매년 15~20%씩 화장품 수요가 증가하는 시장으로 기대를 모은다. 구매력 증가, 인플루언서의 영향으로 프리미엄 브랜드의 성장이 두드러지고 있으며,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발달로 성능, 성분, 트렌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다. 지역별로 기후와 다양한 연령과 소비 계층이 있는 시장으로 알려진다. 

다만, 동남아 국가마다 다른 시장 특징과 소비자 니즈를 고려한 진출 전략이 요구된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이하 연구원)의 '글로벌 코스메틱 포커스'에 따르면, 최근 싱가포르에서는 달팽이 점액, 봉독 등 독특한 성분과 과일류, 녹차 등 자연 성분을 사용한 한국의 스킨케어 제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 그중 현지에서는 인삼을 대표적인 한방 화장품 성분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쑥, 병풀(Centella Asiatica) 등 다른 한국의 허브 성분들도 주목 받고 있다.

인도에서는 지난 10월 말, 인도 힌두교 명절인 디왈리 축제 기간에 폭죽으로 인한 대기오염이 심각한 수준으로 심각해지면서 안티폴루션 화장품 판매가 평소보다 30%이상 증가하기도 했다.

연구원은 “각 국가마다 시장에서 선호하는 판매 방식이나 화장품 기능이 모두 다른데, 이는 국가별 소비 환경과 소비자들이 가지고 있는 관심사가 다르기 때문“이라며 "전반적으로 K-Beauty에 대한 관심이 높고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K-Beauty에 대한 기대가 높은 만큼 국가별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제품을 출시나 적극적인 현지화 마케팅을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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