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김혜윤 “복잡한 단오의 ‘설정값’ 최대한 쉽게 표현하려 했죠”

기사승인 2019-12-06 16: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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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랄한 몸짓과 경쾌한 말투가 영락없는 만화 속 캐릭터다. 하지만 정해진 운명을 바꾸지 못해 괴로워하는 감정과 정해진 운명을 바꾸려는 의지만큼은 진짜다. 최근 종영한 MBC 수목극 ‘어쩌다 발견한 하루’(이하 ‘어하루’)의 주인공 은단오에 대한 이야기다. 

올해 초 드라마 ‘SKY 캐슬’에서 예서 역으로 주목받았던 김혜윤은 ‘어하루’의 단오로 변신해 다시 한번 뛰어난 연기력을 입증했다. 심장병을 앓는 만화 속 조연이 자신의 ‘설정값’을 바꾸고자 고군분투한다는 설정을 매끄럽게 소화하며, 첫 주연작을 성공리에 마무리한 것이다.

최근 서울 학동로 한 카페에서 만난 김혜윤은 “첫 주연이라는 두담감과 두려움이 있었지만, 좋은 제작진과 동료들이 응원하고 격려해준 덕분에 무사히 촬영을 마쳤다”며 밝은 웃음과 함께 종영 소감을 전했다. 

“처음 시작할 때는 첫 주연을 맡았다는 긴장감이 있었는데, 막상 시나리오를 받고 촬영에 들어가니 모든 출연진의 서사가 펼쳐지면서 부담이 한결 덜했어요. 다만 극 초반 단오가 많은 이야기를 하는 부분은 쉽지 않았죠. 소재 자체가 복잡한데 어떻게 표현하고 전달해야 시청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을지 고민했어요.”

김혜윤은 ‘어하루’의 낯선 세계관과 단오의 복잡한 설정값을 최대한 쉽게 생각하며 연기하려 노력했다. 드라마 중간에 등장했던 사극 만화 ‘능소화’ 속 캐릭터도 마찬가지다. 배우가 캐릭터를 난해하게 생각하고 연기한다면 시청자도 혼란스러워질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단오는 이 안에서 하루(로운)와 백경(이재욱)뿐 아니라 거의 모든 인물을 만나고 다녀요. 여기에 단오가 심장병을 앓고 있다는 설정, ‘능소화’를 배경으로 한 회상 등이 더해지니 무척 어렵더라고요. 인물 간 관계를 신경 쓰면서 섀도우와 스테이지에서 차이점을 고민했고, ‘비밀’의 단오와 ‘능소화’의 단오가 같은 인물인지 다른 인물인지도 생각해야 했어요. 제가 복잡하게 생각할수록 보시는 분들도 그럴 것 같아서 단순하게 생각하자고 마음먹었어요. 스테이지와 섀도우 속 단오는 각각 다른 인물이라고 생각하며 연기했고, ‘능소화’의 단오를 연기할 땐 제가 이미 쌓아온 ‘비밀의’ 단오가 자연스럽게 묻어났죠. 마지막 대학생 단오는 ‘비밀’의 모습이 희미하게 보이도록 표현했어요.” 

[쿠키인터뷰] 김혜윤 “복잡한 단오의 ‘설정값’ 최대한 쉽게 표현하려 했죠”

오랜 시간 단역을 거쳤던 김혜윤은 ‘비밀’ 속 엑스트라 단오에게 공감하는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단역 시절 자신의 역할에 이름이 생기길 원했고, 역할에 특별한 성격이 있길 바랐으며, 작품에 처음부터 끝까지 참여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는 것이다. 아울러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 목표를 포기하지 않는 단오의 자세는 배우고 싶은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단오의 멋있는 점은 자신이 어떤 세계의 엑스트라인 것을 알고 주인공이 돼야겠다거나 주목을 받겠다고 욕심내지 않고, 스스로 정해진 운명을 바꾸려고 한다는 점이에요. ‘내 행복은 내가 찾겠다’는 주체적인 생각이 돋보이는 친구죠. 저도 주인공이 되고 싶다는 마음보다는 연기가 너무 재미있어서 ‘하나만 더 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노력했어요. 그런 면은 단오와의 접점이에요.”

두 작품에서 연달아 좋은 결과물을 보여준 김혜윤은 자신의 연기를 엄격하게 평가했다. 방송을 보면 아쉬운 부분부터 눈에 띈다는 것이다. 그는 ‘SKY 캐슬’과 ‘어하루’를 통해 배운 것들을 통해 꾸준히 좋은 연기를 선보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어하루’를 촬영하며 체력분배를 잘해야 연기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어요. 애드리브에 약했는데 함께하는 친구들이 편하게 받아준 덕분에 자연스럽게 애드리브를 시도해보기도 했고요. 이번 작품을 통해 좋은 동료들과 제작진을 만난 것이 큰 성과에요. 배우로서의 마음가짐이나 연기적인 분을 다시 생각해보기도 했고요. 매번 하는 이야기지만, 저는 여전히 ‘믿고 보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시청자와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그런 배우요. 올해 운 좋게 좋은 작품을 만나 김혜윤이라는 이름을 알렸으니, 내년에도 쉬지 않고 일하고 싶어요.”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 / 사진=박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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