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檢간 전면전…판 커지는 ’김기현 하명수사’ 의혹

기사승인 2019-12-06 16:3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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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檢간 전면전…판 커지는 ’김기현 하명수사’ 의혹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에 대한 하명수사 파장이 검찰과 청와대 간 전면전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검찰은 하명수사 의혹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김태은 부장검사)는 6일 김 전 시장 최초 제보자로 알려진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날 오전에는 울산시청으로 수사단을 보내 송 부시장 집무실, 자택, 차량까지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검찰은 송 부시장 자택에서 노트북과 집안에 보관해 둔 울산시 업무수첩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5일에는 첩보를 접수한 문모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을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은 청와대가 경찰에 김 전 시장 관련 첩보를 내려 보내 ‘하명 수사’를 시키고 김 전 시장 낙선에 개입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전날 송 부시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에서 여러가지 동향들을 요구해서 그 동향들에 대해 파악해 알려줬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청와대 설명과 배치되는 부분이다. 청와대는 같은날 브리핑을 통해 청와대 민정비서관실로 파견돼 근무하던 문모 행정관이 지난 2017년 10월 스마트폰 SNS 메시지를 통해 김 전 시장의 의혹 등과 관련한 제보를 받고 이를 요약·편집해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에게 보고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제보자에 대해 ‘특정 정당 소속이 아닌 공직자’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미 지난 4일 청와대를 전격 압수수색하며 ‘칼끝’을 들이댔다. 서울동부지검은 같은날 오전 11시30분부터 6시간에 걸쳐 청와대를 압수수색했다. 청와대에 대한 압수수색은 약 1년 만이다. 지난해 12월26일 검찰은 김태우 전 검찰 수사관이 폭로한 ‘민간인 사찰’ 의혹과 관련해 압수수색을 집행한 바 있다.

청와대는 앞서 검찰을 향해 ‘하명수사’ 및 ‘감찰 무마’ 등 의혹에 노골적으로 불쾌함을 드러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3일 “검찰은 지난 1일부터 피의사실과 수사상황 공개를 금지하는 형사사건 공개금지 규정 제도가 시해되고 있음을 명심해달라”면서 “확인되지 않은 왜곡보도로 국민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달라”고 발언했다. 의혹과 관련해 잇따르는 언론 보도 배후로 검찰을 지목한 것이다.

김 전 시장은 지난해 울산시장 선거 당시 측근 비위 의혹 등으로 경찰 조사를 받다가 선거에 낙선했다. 검찰이 지난 3월 해당 사건을 무혐의로 처분하면서 당시 울산경찰청 수사에 정치적 목적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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