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기자의 시시각각] 자사고 논란

기사승인 2019-12-08 22:5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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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고 재지정 취소 논란. 교육계 전반으로 확산

김민희 아나운서 ▶ G기자의 시시각각 시작합니다. 오늘도 지영의 기자 준비하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지영의 기자 ▶ 네. 안녕하세요. 쿠키뉴스 지영의 기자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반갑습니다. 오늘은 어떤 내용으로 이야기 나눠볼까요?

지영의 기자 ▶ 일명 자사고로 불리는 자율형 사립고등학교 관련 내용 준비했습니다. 자사고는 국가의 발전을 위한 엘리트 교육이라는 긍정적 평가와 고교 서열화의 주범으로 작용한다는 부정적 평가를 받으며 존폐론에 휩싸인 지 10년이 넘어가고 있는데요. 이번에 재지정 평가 커트라인이 높아지면서 서울에서만 8곳이 지정 취소 통보를 받았고, 그 후폭풍이 만만치 않습니다. 교육계 전반적으로 번진 것도 모자라 부동산 시장까지 들썩이고 있어 자세한 상황 살펴보려고 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자사고 존폐에 대한 논란은 계속해서 이어져 왔는데요. 이번에 서울에서만 8곳의 학교가 자사고 취소 통보를 받으면서 논란이 증폭되고 있어요. 왜 논란이 되는 건지 지영의 기자와 자세히 알아볼 텐데요. 자율형 사립고가 대체 어떤 학교인지, 그 부분부터 알아봐야 할 것 같아요. 지영의 기자, 자율형 사립고는 언제부터 생긴 건가요?

지영의 기자 ▶ 김대중 정부 때인 2001년 도입된 자립형 사립고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당시 상산고와 민족사관고 등 6개 학교가 자립형 사립고 시범 운영을 시작했고요. 이명박 정부 때 49개교로 확대되었다가 현재 전국적으로 42개교가 운영 중입니다. 고교 평준화로 인한 교육 획일화를 탈피한다며 교육 과정 편성 및 운영에 상대적으로 자율성을 부여했지만, 설립 취지와 달리 입시 학원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끊임없이 제기되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일반고와 자사고. 또 어떤 유형의 학교가 있는 겁니까? 고등학교를 구분하는 유형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주세요. 

지영의 기자 ▶ 2011년 이후 우리나라 고등학교 유형은 일반고, 특성화고, 특목고, 자율고 등 4가지 유형으로 구분합니다. 이 유형 중에서 자사고는 자율고에 포함되는 고등학교인데요. 자율고는 자율형 공립고와 자율형 사립고를 통칭해 이르는 용어이고요. 우리가 자사고라고 부르는 고등학교는 자율형 사립고를 의미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일반고와 비교했을 때 어떤 차이가 있는 지도 알아보죠. 자사고가 귀족학교로 알려져 있는 건, 등록금이 비싼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인데요. 얼마나 차이가 있는 겁니까?

지영의 기자 ▶ 자사고는 교직원 인건비나 학교 교육과정 운영비 등에서 정부 지원금을 받지 않고, 학생들이 내는 등록금과 법인전입금 등으로 운영합니다. 그래서 일반고에 비해 등록금이 3배에서 4배까지 많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정부의 지원금을 받지 않는 만큼, 다른 부분에서 자율적인 측면이 있는 거고요?

지영의 기자 ▶ 네. 교육 과정 및 운영 등에서 일반고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율권이 많습니다. 이런 자율권 때문에 대입 수시/ 특히 학생부종합전형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알려져 있는 겁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어떻게 보면 장, 단점이 있다고 볼 수 있는 거죠. 그리고 자사고는 전형 방법에 따라 다르게 나눌 수 있다고 하는데, 그건 어떻게 나누는 겁니까? 

지영의 기자 ▶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는데요. 전국 단위로 신입생을 모집하는 자사고와 시·도 단위로 신입생을 모집하는 자사고가 있습니다. 전국 단위 자사고는 서울 하나고, 인천 하늘고, 울산 현대청운고, 경기 한국외대부고, 경북 포항제철고, 경북 김천고, 충남 북일고, 전북 상산고, 전남 강원 민족사관고 등입니다. 그러니까 이들 자사고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시·도 단위 모집 자사고라고 볼 수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럼 서울 지역 자사고는 하나고를 제외하면 다 지역 단위 자사고인 건데요. 그 중 8개 학교가 이번에 자사고 지정 취소 통보를 받았다고요?

지영의 기자 ▶ 네. 서울시 교육청은 올해 평가에서 탈락한 경희, 배재, 세화, 숭문, 신일, 중앙, 이대부고, 한대부고 등 8곳에 최종 지정 취소 통보 공문을 보냈습니다. 다만 이들 학교가 교육청의 결정에 불복할 것으로 알려져 있어, 앞으로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이 재지정 평가는 매해 받는 건가요? 아니면 정해진 기준이 따로 있는 건가요?

지영의 기자 ▶ 자사고 재지정 평가는 5년마다 진행됩니다. 올해는 자진 취소 요청한 군산 중앙고를 제외한 24곳이 재지정 평가를 받았고요. 내년에는 서울에 있는 시·도 단위 자사고인 선덕고, 대광고, 현대고, 양정고, 장훈고, 휘문고, 경문고, 보인고, 세화여고 등 9곳과 경기 용인외대부고, 인천 하늘고 등 총 14곳의 자사고가 재지정 평가를 받게 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서울에서만 자율형 사립고 8곳에 대해 재지정 취소 결정이 내려졌는데, 사실 여기까지 진행되는 과정도 순탄치 않았어요. 그 과정도 살펴볼게요. 지난 달 서울시 교육청이 8곳의 지정 취소 절차를 밟기로 했다고 밝혔는데요. 그 이유에 대해서는 어떻게 밝혔습니까?

지영의 기자 ▶ 이들 학교는 학교와 교육 과정 운영에서 감점을 많이 받았는데, 특히 선행학습 등 입시 위주의 학습 비중이 높은 점 등이 주요 사유로 제시됐습니다. 서울시 교육청은 고교 서열화를 이유로, 구체적인 평가 지표 점수와 총점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또, 이번에 재지정 취소가 결정된 학교 중에는 5년 전 이루어진 재지정 평가에서도 탈락했던 학교가 다수 포함되어 있었다고요?

지영의 기자 ▶ 네. 그렇습니다. 2014년 1기 재지정 평가에서 경희고와 배재, 세화, 숭문, 신일, 우신, 이대부고, 중앙고가 기준 점수에 미달했는데요. 숭문고와 신일고는 서울 교육청의 청문 절차를 거친 뒤 구제를 받았고, 6곳에 대해서만 재지정 취소 결정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당시 교육부가 이를 반대하면서 정부와 교육청이 양쪽 간 법정 공방을 벌인 끝에 6곳 모두 자사고로 남았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런데 5년 만에 이루어진 재지정 평가에서 경희, 배재, 세화, 이대부고, 한대 부고 등 5곳은 또 기준 점수에 미달한 건데요. 이번에는 스스로 자사고에서 빠지겠다고 밝힌 학교도 있다고요?

지영의 기자 ▶ 네. 경문고등학교는 지난 7월 15일, 자사고 지정 취소 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경문고는 최근 몇 년간 지속된 학생 충원율 저하, 중도 이탈률 증가, 재정 부담 증가 등으로 인해 자사고 지정 목적 달성에 어려움이 있어, 자발적으로 자사고 지정 취소를 신청했다고 밝혔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럼 당장 내년부터 일반고로 전환되는 겁니까?

지영의 기자 ▶ 교육부 동의가 결정되면 경문고는 2020학년도부터 자사고 지정이 취소되고 일반고로 전환이 확정됩니다. 그래서 2020학년도 신입생부터 일반고와 동일하게 교육감이 학생을 배정하게 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자사고는 교육당국으로부터 인건비, 운영비 등의 보조금을 지원받지 못하기 때문에, 경문고는 재정 부담 등으로 인해 일반고로 전환을 결정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일단 일반고로 전환되면 그 부분은 해결되는 거죠?

지영의 기자 ▶ 네. 교육부는 일반고로 전환되는 자사고에 1개교 당 3년간 10억 원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서울 교육청은 5년간 10억 원 등 총 20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고요. 또 내년부터는 고2·고3 학생들은 고교 무상 교육도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런데, 어떻게 보면 자사고의 학생 모집난과 그에 따른 재정 압박은 설립 초기부터 예견됐던 태생적 한계라고요?

지영의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설립 당시 전문가들은 자사고 숫자가 너무 많아지는데다, 학령인구가 감소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는데요. 실제로 서울의 경우 2010학년도 2곳, 2011학년도 13곳, 2012학년도 8곳에서 미달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2019학년도 입시만 보더라도 서울의 경우, 일반 전형 기준으로 경문고, 대광고, 세화여고, 숭문고, 현대고 등 5개교가 미달이었습니다. 대구 계성고는 0.69대 1로 2년 연속 미달을 기록했고, 군산 중앙고는 0.62대 1, 익산 남성고는 0.63대 1의 경쟁률을 보였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아이들은 줄고 있는데 자사고는 많으니, 결국 미달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는 건데요. 자사고가 학생을 정원만큼 확보하지 못하면, 문제가 되는 거죠?

지영의 기자 ▶ 네. 등록금 수입이 줄기 때문에, 운영난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래서 경문고와 같은 선택을 하는 건데요. 지영의 기자, 경문고처럼 자발적으로 일반고로 전환을 신청하는 사례가 많습니까?

지영의 기자 ▶ 네. 대구 경일여고, 익산 남성고, 군산 중앙고에 이어 올해 들어 전국에서 네 번째로 일반고로 전환하는 사례입니다. 서울시 소재 자사고 중에서 동양고, 용문고, 미림여고, 우신고, 대성고에 이어 여섯 번째로 자발적인 일반고 전환 사례에 해당되고요. 또, 앞으로 점점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이제 단계적으로 고교 무상교육이 실시되기 때문에, 자사고에 대한 학부모의 선호도는 더욱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있어요. 아이를 자사고에 보내는 학부모들은 아무래도 경제적으로 부담되는 게 사실이겠죠?

지영의 기자 ▶ 네. 광역 단위 자사고 평균 학비는 연 720만원으로, 일반고 학비 279만원의 4배 수준입니다. 또 4년제 대학 평균 등록금인 670만원보다도 높고요. 전국 단위 자사고 학비는 평균 1133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또, 대학입시 지형도 바뀌고 있어요. 

지영의 기자 ▶ 네. 지금까지 자사고는 우수학생을 선점하기 때문에, 수능 위주의 정시모집에서 높은 성적을 내왔습니다. 하지만 학생부 위주로 평가하는 수시모집이 80% 가까이 늘어나면서, 자사고는 높은 내신 성적 등급을 따기 어렵다는 이미지가 굳어졌는데요. 교육부가 지난해 대입 공론화 결과에 따라 2022학년도부터 정시모집 비율을 30%로 늘리기로 했지만, 대세를 바꾸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우수한 학생들이 많이 진학하는 자사고의 내신 경쟁은 일반고에 비해 어려울 수밖에 없는 게 사실이죠. 

지영의 기자 ▶ 네. 그래서 그런 만큼 자사고에 진학해 내신 경쟁에서 밀리는 것보다는, 일반고에 진학하는 것이 수시모집 중심의 현행 대입제도에서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학부모들과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도 자사고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힌 바 있어요.

지영의 기자 ▶ 네. 조희연 교육감은 얼마 전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다양한 교육과정 운영이 설립 취지인 자사고는 정책적 유효기간이 다했다며, 교육부가 초중등법교육법령을 개정할 의지가 없다면 국가교육회의에서 자사고와 외고를 폐지할지 공론화를 진행하자고 제안한 바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그 내용도 공론화될 수 있겠네요. 일단, 재지정에서 탈락한 학교는 교육청과 청문을 한 뒤 교육부 동의 절차를 거쳐 취소 여부가 최종 확정되었는데요. 지정 취소를 받은 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걱정이 될 수밖에 없어요. 지영의 기자, 현재 재학생들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지영의 기자 ▶ 자사고 재지정이 취소돼 내년에 일반고로 전환되더라도 현재 재학생들에게는 기존 자사고의 교육과정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조희연 서울 교육감 역시 일반고로 전환하는 학교에 대해서는 재학생과 신입생 모두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하지만 아직 끝난 게 아니에요. 서울시 교육청의 재지정평가에서 기준 점수에 미달해 지정 취소된 서울지역 자율형 사립고 8곳이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고요? 

지영의 기자 ▶ 네. 앞서 올해 교육당국의 평가에서 탈락한 자사고들은 정부의 결정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서울자사고교장연합회는 법원에서 학교의 요구를 당연히 받아들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는데요. 앞으로 이들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여부가 결정될 때까지는 적어도 3~4년간은 치열한 법정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서울 자사고들은 평가지표가 불리하게 구성됐다면서 평가가 시작되기 전부터 반발해 왔고, 결국 법적 대응으로 번졌는데요. 만약, 법원이 가처분을 인용하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지영의 기자 ▶ 이들 학교는 내년은 물론 본안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자사고 지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학교 측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이들 학교는 내년부터 신입생을 일반고로 모집해야 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법원의 결정을 기다려봐야겠네요. 그리고 또 하나 우려되는 부분이 있어요. 이번에 살아남은 자사고로 학생들이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건데요. 어떻습니까?

지영의 기자 ▶ 입시업체들은 올해 자사고 재지정 평가에서 생존한 학교의 경쟁률이 일제히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평가를 통과한 학교들은 인정을 받은 셈이고 진학 실적까지 홍보가 됐기 때문인데요. 특히 전국 단위 자사고의 인기가 치솟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서울 지역으로 보면 어떻습니까? 교육열이 높고 자사고가 몰려있는 강남 지역으로 학생들이 쏠리는 현상이 더 심해지게 될까요?

지영의 기자 ▶ 네. 그런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번에 서울에서 일반고로 전환되는 학교 8곳 중 서초구 소재 세화고 한 곳을 제외하면 모두 동대문구, 강동구, 강북구 등에 있는데요. 그 학교들은 일명 교육특구로 불리지 않는 지역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강북에 있던 자사고에 가려고 했던 학생과 학부모들이 강남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래서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거군요. 

지영의 기자 ▶ 네. 그렇죠. 자사고가 여럿 지정 취소되면서 학군이 잘 갖춰진 강남에 입성하려는 학부모들이 늘었고, 최근 강남 전세 시장은 최대 성수기를 맞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서울에서만 8곳의 자사고가 지정 취소 통보를 받았지만, 탈락한 학교들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행정소송 등 법적 대응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에 싸움이 길어지고, 상황은 더 악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중간에서 학생들이 피해를 보는 일은 없어야 하겠죠. G기자의 시시각각 마칩니다. 지금까지 지영의 기자였습니다. 

지영의 기자 ▶ 네. 감사합니다.

지영의 기자 ysyu101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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