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20대 정신건강 빨간불...상황·성별따른 대책 나오길

기사승인 2019-12-19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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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20대 정신건강 빨간불...상황·성별따른 대책 나오길

20대 청년들의 정신건강에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올해는 유명 연예인들의 잇단 자살사건에 의한 베르테르 효과(모방자살)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돼 우려를 자아낸다.
 
지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공황장애·불안장애·우울증·조울증 등 심리 불안증상으로 진료 받은 환자 증가율 1위가 모두 2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체 진료환자 가운데 20대(중복건수 포함)는 20만5847명으로 2014년(10만7982명)에 비해 90.6%로 치솟아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5년 전보다 마음이 힘들어진 20대가 늘어난 것이다.

마음의 괴로움은 몸으로도 나타난다. 20~50대 남녀 1000명의 건강행태와 인식 등을 조사한 오픈서베이의 '웰니스 트렌드 리포트 2019'를 보면, 젊을수록 소화불량, 두통 등 스트레스성 질환을 호소하는 비율이 높았다. 건강 관련 불편점으로 소화불량을 지목한 비율을 살펴보면, 20대는 32.4%로 가장 높고, 30대가 27.6%, 40대가 24.8%, 50대는 19.6%로 가장 낮았다. 두통 및 편두통의 경우도 20대가 28%로 가장 높고, 30대는 25.2%, 40대는 20.4%, 50대는 16.4% 순이었다.

우리나라 자살률은 경제협력기구(OECD) 최고 수준이다.  '2018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인구 10만명당 사망자 수인 자살 사망률은 26.6명. 하루 평균 37.5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셈이다. 10~30대 젊은층의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이기도 하다.

청년들의 정신건강이 취약하다는 것은 우리 사회의 미래가 흔들리고 있다는 경고등이다. 흔히 극심한 학업·취업 스트레스, 그리고 불안한 미래 등이 20대의 정신건강을 해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다만, 젊은이들을 힘들게 만드는 요인을 구체적으로 세분화해 분석하고, 해결하려는 노력은 미흡했다.

최근 의료계에선 모방자살 위험이 20대 여성에서가장 높다는 보고가 나왔다. 모방 자살 강도는 20대 여성, 30대 여성, 20대 남성 순으로 높았고, 모방 자살 사망률은 20대 여성, 50대 남성, 60대 남성 순이라는 결과다. 

연구팀의 예상과 달리 10대에서는 오히려 성인에 비해 모방자살에 민감하지 았았다. 연령과 성별, 상황을 세분화하니 특정 상황에서 누구에게,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한결 분명해진다. 기존 문제제기에서 벗어나 해결책에 한 발 나아간 연구진의 노력이 반갑다. 이를 바탕으로 효과적인 대책이 나오길 기대한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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