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ENT리포트] 겨울철 찬 공기, 쉰 목소리 성대부종 부른다

기사승인 2020-01-10 10: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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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조심해야할 질환 - 성대부종

#글// 주형로 하나이비인후과병원 목소리클리닉 원장

주형로 하나이비인후과병원 목소리클리닉 원장

겨울철은 날도 춥지만 건조한 날씨, 미세 먼지로 인해 피부와 호흡기 등에도 안좋은 영향을 끼친다. 특히나 난방으로 건조해진 실내에서 생활하다보니 목소리 건강을 해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겨울철 찬 공기는 목소리를 만들어내는 목 근육과 성대 근육을 경직시켜 말할 때 자신도 모르게 성대에 힘을 주게 된다. 이러한 행동을 계속 반복하면 성대결절, 성대폴립, 성대부종 등 성대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새해 초 이모(62) 씨는 가족들과 동해안 일출을 감상하고 아침식사를 하다 목소리가 갑자기 잠기더니 곧 안 나와 무척 당황했다. 왜 말을 할 수가 없게 됐는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따뜻한 물을 마시자 증상이 조금 좋아지는 듯 했으나 그 때뿐이었다. 말을 하고 싶어도 목소리를 낼 수가 없어 말을 할 수 없으니 답답했다.

 

이씨는 서울로 돌아와 이튿날 동네 이비인후과를 찾았다. 의사는 성대가 부었을 것이라며 후두내시경 검사를 해보자고 했다. 검사 결과 성대가 몹시 부어있는 모습이 확인됐다. 의사는 큰 목소리로 말을 많이 하거나 추운 날 바깥 환경에 너무 오래 노출돼 있으면, 역류성 식도염(인후두염) 증상이 있으면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라고 했다.

 

목소리는 폐에서 밀어낸 공기가 성대를 진동시켜 만들어지는데, 성대가 잘 진동하기 위해서는 성대의 점막이 촉촉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건조한 환경에서 성대가 매끄럽게 접촉하지 않고 진동이 원활하지 않아 탁하고 쉰 목소리가 나오게 된다. 이 상태에서 억지로 목소리를 내거나 헛기침을 많이 하면 성대 점막에 자극을 줘 성대점막이 붓는 성대부종이 생기게 된다.

 

겨울철 찬 공기에 노출돼 성대가 부어있는 모습. 하나이비인후과병원 제공

성대부종은 코 건강과도 관련이 깊다. 코가 건강할 때는 숨 쉴 때 코로 들어간 공기가 비강 점막에서 분비된 점액에 의해 따뜻하게 데워지고 습도도 높아져 목을 지나 폐로 들어간다. 그런데 코감기나 비염, 축농증 등 콧병으로 코가 막히면 입으로 숨 쉴 수밖에 없고, 이 때 차갑고 건조한 공기가 그대로 성대를 만나게 되면서 성대가 건조해진다. 건조해진 성대는 마찰에 의해 쉽게 손상받는다. 이러한 현상은 건조해지는 가을, 겨울철 더욱 심해지고 약간의 목소리 오남용에도 성대부종이 발생할 수 있다.

 

성대부종이 생기면 성대의 진동이 평소보다 더디게 되므로 쉰 목소리와 저음 증상이 나타난다. 또한 목이 자주 잠기고 거친 목소리와 이물감 및 가래가 많이 끼는 듯한 증상이 동반된다. 심할 경우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경우도 있다. 또 위산이나 위의 내용물이 목까지 역류해  역류성 인후두염이 생길 때도 등 위산 역류로 인해 성대가 부을 수 있다. 비슷한 증상을 경험했다면 곧바로 이비인후과를 방문,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고 적절한 처방을 받도록 해야 한다.

 

만약 이러한 증상들이 2주 이상 지속될 경우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검사 결과 성대부종이 확인되면 최대한 말을 하지 않는 것이 도움이 된다. 말을 많이 할수록 성대는 더 많이 움직여 자극을 받게 되므로 더 부어오르고 치료기간도 길어진다.

 

성대부종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생활습관도 중요하다. 콜라, 사이다, 커피, 홍차, 흡연 등은 성대를 마르게 할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 하루 1.5리터 정도 물을 마시되 체온 정도로 미지근하게 해서 조금씩 자주 나눠 마시면 성대를 촉촉하게 하는데 도움 된다. 또한 실내에서는 가습기를 이용해 습도를 40-60%로 유지한다.

 

이처럼 성대부종을 초기에 파악해 적절한 치료를 받고, 성대 보호에 도움 되는 생활 습관을 잘 지킨다면 충분히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약물치료 등 적절한 치료에도 호전되지 않거나 심해지는 경우 수술을 고려하는데, 이때는 레이저 등을 이용해 부종 부위를 제거, 성대 조직이 정상적으로 재생되도록 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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