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전북체육회장 정강선 "엘리트보다 스포츠클럽 더 장려"

입력 2020-01-10 23: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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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전북체육회장 정강선 정강선 민선 첫 전북도체육회장 당선인은 '전북체육 정치 독립선언'이란 기치를 내걸었다. 유력 정치 지도자와 손을 잡았을 수도 있는 후보자에게 '정치 독립선언'이란 견제구를 던졌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는 선거과정에서 말했듯, "잘못된 정치관행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을 '독립 선언'이란 수사로 더욱 울림 있게 자극했다. '8천 원 짜리 명함을 팔던' 그가 수백 억원에 달하는 해외 유명 박람회 전시물을 수주하는 회사로 키운 저력과 무관하지 않다.

정강선 당선인은 10일 투표 결과 다른 유력 후보를 여유 있게(약 10%p) 따돌렸다. 유권자 42%의 마음을 흔든 것이다. 그것도 5명이 나선 선거에서 보여줄 수 있는 최대치에 가까운 결과다. 이는 그가 젊은 피와 패기, 뼛속까지 체육인, 전북체육 위상 되찾기 등을 외친 것에 대한 답이며 이것은 전북체육 개혁에 충분한 동력으로 작동할 것이란 해석을 낳는다.

그는 개인 유튜브를 통해 조부(궁도)와 외조부(농구), 아버지(태권도)가 체육을 했고 동생은 레슬링 선수생활을 했다고 했다. 아들 둘은 유도를 한단다. 물론 자신도 체육으로 잔뼈가 굵었고 국내외에서 체육학을 해 '뼛속까지 체육인'이라고 자랑하고 있다. 어린 시절 일기는 안써도 복싱 관전평은 썼을 정도로 자신의 인생 밑바탕은 체육이라는 것이다. 간판만 체육이거나 책상머리 체육인에 가까운 다른 후보들과는 엄연히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정 당선인은 그렇게 타 후보를 비방하지는 않았다.

[인터뷰]전북체육회장 정강선 그가 말한 '뼛속 까지 체육인'답게 공약을 현실화하겠다는 각오는 당선 소감에도 나온다. 정 당선인은 이날 "공약사항을 지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그가 내놓은 공약은 무엇인가. 
▲스포츠클럽 늘리고 우수지도자 배치 ▲대학·실업팀 창단 유도 ▲우수선수 유출 방지 ▲국제스포츠교류 확대 ▲국내외 체육이벤트 유치 ▲대회유치 재정 지원 확대 ▲전북을 전지훈련 메카로 ▲전북체육 역사관, 전북체육 명예의 전당 건립 ▲동호인리그·도민체전 생활체육 종목 확대 ▲종목별 소규모대회 지원 ▲전문체육지도자 성적마일리지·연금제도 도입 ▲생활체육지도자 호봉산정 등 복지 확대 등이다. 백화점식 공약에 가깝다. 그러나 체육인과 경영인을 접목한 시각으로 낮은 전북체육 위상과 저효율 체육경영을 보고 있는 것이나 다름 없다.

그의 관심을 조금 더 구체화 하면 이렇다. 선진국 체육시스템을 정착하기 위해서는 우선 엘리트 체육보다 스포츠클럽 운영을 더 장려해 꿈나무를 발굴하고 우수 선수로 육성하는 기반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민선 체육회장은 생활체육과 전문체육, 학교체육과 스포츠 클럽의 조화를 요구받게 될 것이다.

그는 비인기 종목과 비활성종목 위주로 대학과 실업팀 창단을 유도하겠다고 말한다. 그 방법으로 전북혁신도시 이전기관을 독려하면 7개 뿐인 기업체 실업팀을 3개 이상 더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정치로 부터 스포츠를 독립시키겠다는 그가, 관 주도형의 비교적 안정적인 재정을 기대할 수 있던 시스템에서 연착륙할 수 있을까. 앞서 적었듯이 정 당선인은 잘못된 정치관행서 벗어나야 하고 예전과 똑같이 해서는 안된다고 말하고 있다. 잘못된 정치관행이란 '체육회가 단체장의 선거를 돕고 재정 지원을 약속받는 그런 조직이 아니냐'는 비판과 유관해 보인다. 단체장의 측근이 아니어야 체육계 통합과 군민 화합을 이끌고, 체육인이거나 체육발전에 혼신의 힘을 다할 수 있어야 체육회나 경기단체가 이익단체로 전락하는 것을 차단할 수 있을 것이란 인식과 통한다. 그럼에도 이번 시군 민간회장 선거에 일부 단체장은 자기사람을 당선시키기 위해 노골적으로 나선 것이 드러나 우려를 낳고 있다.  

정 당선인은 그러나 당선 직후 가진 약식 회견에서 "도지사와 선을 긋자는 것이 아니다"면서 "협조할 것은 협조할 것이고 국회의원들과는 많이 상의하겠다"고 말했다. 정치로 부터 독립하겠다는 것이 관과 단절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곤란하다는 의미다. 체육예산 확보가 법적 뒷받침되지 않는 한 자립기반을 다지는 데 어려움이 크기 때문이다.

(3년동안)봉사하는 마음으로 체육현장을 지키겠다는 약속은 선거기간 했다. 체육행정 조직이 일을 더 잘 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전북체육의 격을 높이며 도민 건강을 우선하는 생활체육 정책도 그의 관심이다.

정강선의 꿈은 하나 더 있다. 그는 "전북출신 유능한 체육인을 중앙으로 진출시키는 일도 중점적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전주=소인섭 기자 isso2002@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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