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70미터 하늘감옥 200일째 갇혀있다

박문진 지도위원 고공농성 장기화… 노동자들, 영남대의료원 해결 촉구

기사승인 2020-01-17 00: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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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일. 영남대의료원 해직노동자인 박문진 해고자의 고공농성이 계속되고 있다.

현재 박문진 지도위원은 70미터 병원 옥상에서 35센티미터 난간 안쪽 천막에서 버티고 있다. 노동자들은 동조단식과 대규모 궐기대회 등을 통해 의료원의 성의 있는 답변을 요구하고 있다. 

◇ 현재까지의 영남대의료원 사태

여러 언론을 통해 이미 알려졌지만, 영남대의료원 사태의 전말은 지난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박문진·송영숙 2명은 14년 전 해고됐다. 이 과정에는 노무법인 창조컨설팅이 개입됐다. 노동자들은 이른바 ‘노조파괴 시나리오’가 작동됐다고 주장했다. 

참고로 창조컨설팅은 영남대의료원을 비롯해 유성기업, 발레오만도, 상신브레이크 등 여러 사업장에서 노조를 와해시키는 역할을 맡았다. 창조컨설팅을 진두지휘한 심종두 노무사는 1년 2개월 징역형과 노무사 자격이 박탈됐다. 창조컨설팅도 해체됐다.

그러나 영남대의료원 해고자 복직은 이뤄지지 못했다. 의료원은 대법원 판결을 근거로 복직을 거부했다. 당시 대법원은 이 두 명에 대한 해고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이에 대해 노동자들은  창조컨설팅이 불법 노조파괴공작으로 법의 심판을 받은 만큼 복직 조치야말로 사회정의를 세우는 일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대법원이 해고 판결을 내렸지만, 해고자가 복직된 사례는 다수 있다. 코레일은 180명의 KTX 승무원 해고자들을 12년 만에 복직 조치했고, 콜텍은 13년 만에 3명의 해고자를, 쌍용자동차는 10년 만에 119명의 해고자를 복직시켰다. 한양대의료원, 서울성모병원, 여의도성모병원, 의정부성모병원, 인천성모병원에서도 노조활동으로 인한 해고자 복직조치가 이뤄졌다.

간호사, 70미터 하늘감옥 200일째 갇혀있다

고공농성 이후 노사 간 협상은 계속 진행됐다. 지난해 8월13일 김태년 의료원장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구지방노동청이 제안한 사적조정에서 합의가 이뤄진다면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지방노동청의 중재로 의료원은 사적조정위원을 추천했고, 조정위원들은 사적조정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의료원은 사적조정안을 거부했다. 병원 관계자는 “좀 더 논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조정안이 최종 결과는 아니라는 게 의료원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고공농성은 끝날 듯 끝날 수 없는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현재 영남대의료원 본관 로비에는 단식농성이 이어지고 있다. 9일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9일째 단식을 하고 있다. 13일에는 이길우 민주노총 대구본부장과 김진경 영남대의료원지부장이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장태수 정의당 대구시당 위원장과 황순규 민중당 대구시당 위원장도 단식에 동참했다. 

이들은 영남대의료원이 이른바 ‘노조파괴공작’으로 희생된 해고자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보건의료노조는 16일 성명을 통해 “지상 70미터 고공농성을 하고 있는 여성해고자의 건강과 생존권과 인권을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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