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고궁만 보여줄 건가”… 서울 랜드마크 세운 故 신격호

기사승인 2020-01-19 17:3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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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고궁만 보여줄 겁니까”

19일 숙환으로 별세한 신격호 롯데월드 명예회장은 1987년 잠실 롯데월드타워 건립을 추진하며 이같이 말했다. ‘관공보국’은 관광을 보호하고 지킨다는 의미로, 신 명예회장은 관광을 통해 국력을 키우고 자원을 개발해야 한다는 신념을 지니고 있었다. 

신 명예회장은 “세계 각국은 관광레저를 21세기 전략산업으로 꼽으며 육성하고 발전시키는 추세이데 우리나라는 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면서 “상품 수출을 통한 외화 획득 못지 않게 관광레저 산업도 외화 획득의 중요한 재원이 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제조업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제조업만 좋은 것이고 호텔이나 음식점을 하면 안 좋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면서 “관광업이나 유통업도 농사짓는 것이나 수출하는 것에 못지않게 필요한 사업”이라고 언급했다. 

신 명예회장은 또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갈수록 줄어든다고 말만 할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부터 그들이 우리나라를 다시 찾도록 만들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면서 “관광산업을 포기할 수는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언제까지 고궁만 보여줄 건가”… 서울 랜드마크 세운 故 신격호

실제로 신 명예회장은 관광산업에 대규모로 투자한 인물이다. 1973년 1억5000만달러를 투자해 6년만에 1000여개 객실을 갖춘 롯데호텔을 완공했으며 1989년에는 세계 최대 규모 실내 테마파크인 롯데월드를 개장했다. 

2016년 완공된 롯데월드타워는 신 명예회장의 숙업사업이다. 뉴욕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처럼 우리나라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 할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지론에서 시작됐다. 착공 당시 잠실은 주거시설과 상권이 전무했지만 신 명예회장이 월드타워 건립, 롯데백화점 출점 등을 이어가며 크게 성장했다. 

세계에서 5번째로 높은 건물인 롯데월드타워의 높이는 555m, 무려 123층에 달한다. 서울은 물론 우리나라 최초 100층 빌딩으로도 기록됐다. 

롯데월드타워에는 금융센터, 메디컬센터, 피트니스센터, 갤러리 등을 비롯해 주거공간인 ‘시그니엘 레지던스'가 자리한다. 76층부터 101층까지는 국내 최고 높이의 최고급 호텔인 ’시그니엘서울'이, 108층부터 114층까지 프라이빗 오피스 시설인 ‘프리미어 7'이 자리했다. 세계 3위 높이를 자랑하는 500m의 전망대에서는 한눈에 서울의 강북이 모두 들어온다. 

현재 롯데월드타워는 약 1만명의 상시고용효과와 4조3000억원 수준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창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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